배움/인문학 92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신은 죽었다. 이 말을 이해해보려고 올 한해 문·사·철 50권을 달려왔습니다. 를 읽고 싶어서 인문학책 50권 읽기를 시작했는데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만나는 것은 예상대로 쉽지 않았습니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어려워서, 중학생이 보는 차라투스트라로 옮겨 탔습니다. 무늬만 ‘중학생이 보는'이었지 여전히 저에겐 난공불락이었어요. 를 읽고, 다른 책들에서 니체 부분을 찾아 읽으며 차라투스트라를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원전 번역본을 완독하진 못했지만 어렴풋하게나마 니체의 말을 이해할 것 같고 간신히 차라투스트라 쪽으로 한 발짝 다가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로 문·사·철 50, 문을 닫으려고 합니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말을 했어요. 신은 원래부터 죽은 존재 혹은 영원불멸의 존재라고 생각했..

배움/인문학 2020.12.28

셰익스피어 4대 비극 - 햄릿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맞고도 죽은 듯 참아야 하는가. 아니면 성난 파도처럼 밀려드는 재앙과 싸워 물리쳐야 하는가. 햄릿 제3막 1장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자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로도 유명한 희곡, 햄릿입니다.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한 작은아버지 클로디어스를 아버지이자 새로운 국왕으로 모셔야 하는 운명에 처했습니다. 아버지의 유령이 나타나 억울하게 죽은 자신의 원한을 풀어달라고 하고 햄릿은 미친 척을 하며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하는데요. 여기에서 사느냐 죽느냐 고뇌하는 그 대사가 나옵니다.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맞고도 죽은 듯 참아야 할지, 아니..

배움/인문학 2020.12.21

멋진 신세계

멋진 신세계가 있다면 거기서 살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질병도 없고 노화도 없고, 가난도 불만도 없고 전쟁이나 폭력도 없는 세상이 있습니다. 외로움, 고독, 우울도 없고 힘들게 아이를 낳고 키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있다면 그 세상은 유토피아일까요? 1932년에 올더스 헉슬리가 쓴 는 그런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포드 자동차가 만들어진 해(1908)를 기점으로 포드 기원 600여 년이 흐른 영국이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데요.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을 내건 유토피아 세상입니다. 신세계에는 다섯 개의 계급이 존재해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그리고 엡실론까지. 계급 사회라면 중세나 근대 사회처럼 계급간 불평등 때문에 폭동이나 반란은 없을까요? 멋진 신세계에서는 인간은 사람의 몸에서 태어나..

배움/인문학 2020.12.14

쉽게 읽는 백범일지

올 한해 문사철 50권 목표로 매주 한 권씩 문학, 역사, 철학책을 읽어왔는데요. 때로는 계획했던 책을 읽기도 하고 때로는 전혀 계획에 없던 책을 보기도 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이 전혀 읽을 계획이 없었던 책인데요. 바로 입니다. 집 책꽂이에 아주 오래전부터 꽂혀있었던 책이지만 선뜻 읽을 마음이 나지 않더라고요. 문·사·철 50권 목표를 잡았을 때 는 문학, 역사, 철학 중 어디에 속하는지 결정을 못 내려 미루고 미뤘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읽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가 매일 기록한 일기인 줄 알았던 저는 백범일지를 읽기 쉽게 잘 엮어주신 도진순 선생님 덕에 일지의 진정한 뜻을 알게 됐습니다. 우선 ⌜백범일지⌟白凡逸志라는 제목부터 살펴보면, 일지逸志는 매일매일 기록한 일기日記나 일지日誌가 아..

배움/인문학 2020.12.07

지킬 박사와 하이드

어릴 때 만화로 봤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커서는 뮤지컬로 봤던 지킬 앤 하이드. 책으로 읽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책으로 읽으면서 처음 알았어요. 지킬 박사가 유능한 과학자여서 실험하다 우연히 하이드가 된 게 아니라는 것을요. 그는 스스로 하이드가 되기를 선택했더라고요. 원작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이야기가 더욱더 흥미로웠습니다. 는 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1886년에 발표한 소설인데요. 한 인간의 본성에 선과 악이 공존하는데 악이 선을 삼키도록 내버려 두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였어요. 19세기 영국, 의사 지킬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의사이자 자선 활동가입니다. 부와 명예를 갖췄고 외모 또한 흠잡을 데가 없는 멋진 신사에요. 지킬은 사람들이 아는 자신의 겉모습과..

배움/인문학 2020.11.30

한국명작단편

매주 한 편씩 문학, 역사, 철학 작품을 읽어온 지 벌써 11개월이 됐어요. 그동안 읽었던 책을 쭉 훑어보니 우리나라 문학, 그중에도 근대 문학은 한편도 없더라고요. 때마침 고전 지도사 수업 과정 중에 한국 명작 단편집을 읽게 되어 소개를 드립니다. 한국 명작 단편은 고등학생 때 몇 번 읽었었어요. 아마도 그게 제가 문학을 문학이라 느끼고 읽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씌어 진 소설이 이제는 100년 가까이 되었더라고요. 작품의 가치가 세월이 더해져서 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에는 단편 소설 15편이 들어있습니다. 김동인, 현진건, 김유정, 이효석, 염상섭 등 우리나라 근대 소설의 대표 작가 16명의 작품이죠. 십 대 때 읽고 거의 30년 만에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기보다는 작품의 내..

배움/인문학 2020.11.23

탈무드

예전에 을 읽으면서 ‘탈무드’가 제가 알고 있는 탈무드가 아님을 알았는데요. 이솝우화처럼 가볍게 생각했던 탈무드가 실제는 많은 양을 자랑하는 책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유대인들도 평생 한 번 다 완독하기가 힘들다는 책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 같아서 살짝 찔리는 마음이었습니다. 지혜를 모아놓은 책이긴 하나 1만 2천 페이지에 달하는 많은 분량이 탈무드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 탈무드 원전이 아니라 편역해서 한 권으로 나온 책을 읽습니다. 수많은 지혜를 다 알면 좋겠지만 하나를 알더라도 그것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지 싶어요. 한 권을 통으로 읽든 어느 한 페이지만 읽든 지혜를 뽑아내고 내 삶에 녹여내기, 올바른 삶으로 가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탈무드는 읽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다...

배움/인문학 2020.11.16

호질 - 범의 호통

지난주에 모녀 백일장 도전기를 얘기하면서 전국 고전 읽기 백일장대회를 말씀드렸어요. 백일장대회는 예선과 본선으로 나뉘는데요. 본선에서는 당일 대회 시작과 함께 고전 한편씩 받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지요. 제가 받은 작품은 이었습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실려있는 작품인데요. 열하일기를 읽을 때는 의 가치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지나갔어요. 왜냐하면, 열하일기 중 관내 정사 편에 실린 짧은 글이기도 했고요. 또 연경으로 가던 도중 옥전현의 어떤 가게 벽에 붙어 있던 글을 베낀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일행이던 정진사와 박지원이 반씩 나누어 베껴서 합친 글이 이 되었던 거죠. 중국 어느 가게에서 밤에 촛불을 켜놓고 베끼는 것이 수월하지는 않았을 터, 정진사가 베낀 분량에서는 빠진 부분도 ..

배움/인문학 2020.11.09

톰 소여의 모험

일전에 을 읽고 헤밍웨이가 극찬한 마크 트웨인을 만났었습니다. 그의 소설 한 권으로 마크 트웨인을 아는 건 충분하다 여겼는데 인연은 그리 짧은 게 아니었나봐요. 인문 고전 지도사 과정에서 함께 읽는 책으로 을 읽으며 마크 트웨인을 또 만났지요. 먼저 읽었던 은 의 속편인데요. 그래서인지 을 읽고 나니 허클베리가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 왜 양자로 들어갔는지가 다 설명이 되어서 허클베리가 더 풍부하게 이해됐습니다. 마치 어벤져스 앤드게임을 보고 어벤져스 인피니티워부터 거꾸로 보며 '아~~' 하는 거와 같다고 할까요? 톰 소여는 엄마가 죽고 이모의 손에서 자라는 개구쟁이 소년입니다. 성경 외우는 걸 싫어하고 학교 다니는 건 더 싫어하죠. 늘 어딘가로 모험을 떠나기를 좋아합니다. 수업을 빼먹고 놀러다녀 이모의 ..

배움/인문학 2020.11.02

장애를 넘어 인류애에 이른 헬렌 켈러

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죠. 그중 한 사람이 헬렌 켈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눈멀고 귀먹은 장애 여성이지만 글도 읽고 말도 하고 책까지 내서 모든 장애인의 희망이 되었던 사람이죠. 자신의 삶을 다 헌신해서 헬렌의 곁을 지켜준 앤 설리번 선생님까지. 제가 헬렌 켈러에 대해 아는 지식은 여기까지였어요. 를 읽고서 헬렌의 삶을 한층 더 촘촘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헬렌은 단순히 장애를 극복한 사람이 아니라 장애를 딛고 일어남은 물론 평범한 사람도 하기 어려운 약자 편에 서는 활동을 했더라고요. 자신이 약자이니 약자 편에 서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하시겠지만 헬렌은 장애 여성 최초로 대학교육까지 받았습니다. 자신의 업적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서 유명인사나 다름없었는데요. 부와 권..

배움/인문학 2020.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