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강원도 산불피해 구호물품 보내기

꿈트리숲 2019. 4. 10. 06:37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20년쯤 다 되어가는데, 직장 다닐 때 알던 분이 저에게 준 시집의 제목이에요. 전우익 작가의 시집인데요. 전우익 작가는 전문농사꾼이자 글쟁이셨어요. 제가 시집을 받았을 때만해도 살아계셨는데, 오늘 조회를 해보니 2004년에 타계를 하셨군요.

미니멀을 한다고 이 책도 기부를 해서 지금 저에게 남아있지 않는데, 책의 여운은 지금도 진하게 남아있습니다. 혼자만 잘 살면 아무런 재미가 없다는 그 말뜻을 20대 때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나이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어렴풋하게나마 몸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같이 가치의 소중함을 알기에 남의 기쁨이 곧 나의 기쁨이요, 타인의 슬픔이 곧 나의 슬픔처럼 생각되어요.

이번에 강원도에 산불이 아주 크게 났었죠. 며칠에 걸쳐서 타오르는 불길은 금수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의 산과 들을 다 잿더미로 만들었어요. 산과 들 뿐만 아니라 집도 차도 모두 집어삼켜 이재민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뜻하지 않은 자연재해가 생길 때마다 우리의 대비 태세가 좀 더 세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제가 지금 보고 있는 책에 이런 말이 나와요.

위기를 막기 위한 대비의 시간은 지났다. 이제 예견된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앞으로 5년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

경제책의 문구가 뜬금없이 자연재해 상황하고 맞을 줄이야 미처 몰랐네요. 관계부처에서는 화재의 집중 원인을 잘 살펴 이번 산불이 자연재해 더하기 인재였다면 다시는 우리의 잘못이나 실수로 자연재해를 더 키우는 일이 없도록 대비를 하면 좋겠다 싶어요.

그리고 우리는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집중해야겠죠. 전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작게라도 이재민 구호물품을 보내려고 마음먹었어요. 연예인들의 기부 소식도 많이 접하는데요, 참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서 아직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다 싶어요. 저도 그 훈훈한 릴레이에 동참하려고 구호물품 준비했습니다.

집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 모아뒀다 보내면 좋겠지만 미니멀 라이프를 한다고 안 쓰는 물건은 그때그때 바로 정리를 하거든요. 이웃에 나누거나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를 해서 집에는 남겨 두지를 않아요. 그랬더니 이번에도 구호물품으로 보낼 만한 게 거의 없어요. 아이 바지 한 벌과 새것 같은 저의 등산화 한 켤레가 다네요. 그래서 모처럼 마트 장보기를 좀 했어요. 어떤 것이 필요할까 생각을 해봤는데, 집에 돌아갈 수 없으니 일상생활 용품이 전무하겠다 싶어 그것들 위주로 준비했어요. 여성용품, 위생용품, 그리고 아이들 용품과 젤리, 비타민 등입니다. 발송하고 이것저것 찾아보니 통조림이나 즉석식품을 놓친게 아쉽네요. 나중에 한번 더 준비한다면 그때는 꼭 기억해뒀다가 빼먹지 않으리라 다짐합니다.

그리고 화재 진압하느라 고생하시는 소방관들께도 감사물품을 많이 보낸다고 해요. 피자나 라면, , 음료수, 커피 등을 박스째로 보내시던데, 세상에 좋은 분들이 많이 계셔서 소방관들의 힘든 마음이 좀 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요.

삶이란 그 무엇인가에, 그 누구엔가에 정성을 쏟는 일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전우익-

그 무엇에 그 누구에게 정성을 쏟는 일이 삶이라고 하네요. 혼자만 잘 살면 아무 재미가 없어요. 같이 서로가 잘 되도록 지켜봐주고 도와주고 정성을 쏟으면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의 잿더미 위에서도 꽃은 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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