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어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꿈트리숲 2019. 9. 2. 05:44

리더의 품격, 송도나비에서 배운다

 

 

<어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는 스탠퍼드 대학교 총장을 지냈던 존 헤네시가 좋은 리더가 갖춰야 할 품격을 10가지로 정리한 책입니다. 저는 직장을 떠난 지 오래되었기에 리더의 품격은 저와 거리가 멀다 생각했는데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책을 작년에 만났더라면 좀 더 좋은 리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 송도 나비 회장에서 물러나고 나니 이 책의 필요성이 뒤늦게 크게 다가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몇 번 경험해봤던 리더, 그때는 좋은 리더에 대해 고민해본 기억이 없어요. 그냥 다른 리더들이 하는 것 보고 따라만 했을 뿐인데요.

 

그 결과 리더 경험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 들진 않더라구요. 그래서 제 인생에 다시는 리더가 되는 일은 없을 거라, 혹시나 그럴 조짐이 보이면 사전에 방지하겠다 결심했지요. 그러던 제가 작년 여름에 갑자기 송도 나비 회장이 되었습니다. 딸의 적극적인 지원 사격이 있었지만 바늘허리에 실을 매듯 부담감에 떨림을 매어 얼떨결에 많은 분들 앞에 섰습니다

 

 

제일 아래에서 섬기겠다는 큰 포부를 말했으나 막상 나비 회장은 무얼 해야 하는지 깜깜했습니다. 그저 나비에 열심히 참여하면 되는 건가 싶어 열심히 출근 도장 찍었었고요. 독서모임 회장이니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 싶어 11도전도 하고요. 그러나 뭔가 아쉬웠습니다. 송도 나비를 위해, 매주 토요일 새벽을 뚫고 오시는 선배님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책을 읽는 것이 답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책만 읽는 것은 해답이 아닌 것도 같았어요.

 

p 44 남들의 유익을 위해 야심을 품는 것이야말로 겸손한 동시에 야심 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저의 야심을 바인더에 적기 시작했습니다. ‘내 성공의 열매는 다른 이의 나무에서 열린다.’ 바인더에 선배님들의 이름을 쓰고 제가 생각하는 선배님들의 열망이나 소망을 적었어요. 그리고 송도 나비가 더 많은 분들에게 입소문 나기를, 그리고 전국 최고의 나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소한 선물도 기획해봤었어요. 부회장님과 제가 사이좋게 반반씩 마음을 보탰던 이른바 웰컴 기프트인데요. 호텔에 가면 웰컴 드링크 주는 것에 착안해서 송도 나비 처음 오시는 선배님들께 환영의 선물로 본깨적 삼색 볼펜을 드리는거였죠.

 

 

볼펜 포장 다해서 집 현관을 나서다가 그 위에 뜨거운 음료를 쏟아서 다시 포장했던 기억은 제가 얼마나 변했는지 알게 해준 잊지 못할 에피소드입니다. 예전 같았음 저 자신에게 화가 나서 부글부글하고 가족들에게도 짜증을 냈을 텐데요. 짜증은커녕 정성을 더 기울이라는 뜻으로 생각되어서 오히려 재포장 시간이 더 재밌었지요.

 

p 112 잘못할까 두려워하기보다 잘하기 위해 과감히 도전하는 용기가 흔히 더 필요하다.

 

용기 있는 사람은 따로 있다 생각했고, 회장은 용기 있는 사람만이 하는 것이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과감히 나비 회장에 도전하고 보니 용기는 습관이고 근육인 것 같아요. 스쿼트 한 개 하기까지가 어렵지 한 개의 높은 장벽을 넘으면 두 개 세 개는 습관으로 이어지고 근육으로 만들어지더군요.

 

존 헤네시는 이런 말도 전합니다. 겉에서 보면 리더들은 많은 사람 앞에 나서는 일을 편하게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고요. 하지만 그들 역시 앞에 나설 때 용기를 짜내야 한다는 비밀을 알려줍니다. 평소엔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용기가 짜낸다고 어떻게 나오나요?

 

p 118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조직을 대표하는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할 때 리더는 조직의 화신이 되며, 그로 인해 한 개인으로 이야기할 때는 결코 가질 수 없었던 힘과 확신을 지니고 말하게 된다.

 

한 개인일 때는 마음은 있지만 꺼내기 어려웠던 DID(들이대) 정신, 나비 회장이 되니 절로 술술 나오더라구요. 저의 들이대는 송도 나비를 위한 것이다 생각하니 부끄러울 것도 떨릴 것도 없었어요. 오즈의 마법사에서 노란 벽돌길을 지나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용기를 되찾은 사자처럼 저 역시 송도 나비 회장의 과정을 1년 수료하고 났더니 제 안에 잠든지 백 년은 된 듯한 용기가 꿈틀꿈틀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사람을 통해 책을 통해 계속 배워갈 것이라는 그래서 성장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용기에 추가했습니다. 리더에겐 평생이 배움의 과정이고 세상 모두가 배움의 대상이기 때문이지요. 지난 1년간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송도 나비 회장을 수료하는 동안 앞에서 당겨주고 뒤에서 밀어주신 선배님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송도 나비 2대 회장, 허은하 회장님 열렬히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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