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호모 데우스

꿈트리숲 2019. 9. 9. 06:33

신이 되고자 하는 사피엔스의 다음 단계는...?

 

 

역사학자지만 누구보다 미래에 관심이 많은 사람, 유발 하라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어요. 인류 시리즈 3탄 중 첫 번째 책인 <사피엔스>가 전 세계 베스트셀러였기에 그렇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인류의 과거를 <사피엔스>, 인류의 미래를 <호모 데우스>를 통해 조명했습니다. 그리고 인류의 현재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통해 이야기 하는데오늘은 그 중 사피엔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상상이지만 실제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 <호모 데우스>를 소개합니다. 

 

이전 <사피엔스>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저의 예전 글을 참조해주세요.

2019/01/14 - [배움 tree/책] - 사피엔스 - 1

2019/01/15 - [배움 tree/책] - 사피엔스 - 2

 

유발 하라리의 인류 시리즈 3탄은 과거 현재 미래 순으로 출간되지 않고, 과거 미래 현재 순으로 출간되었어요. 왜 그런지 곰곰 생각해보니 아마도 '우리의 과거는 이랬어, 그리고 미래는 이럴 것이고. 그러니 현재 우리는 뭘 해야할까?' 하는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 제 나름 추측을 해봤습니다.

 

<사피엔스>가 지구상에서 존재감 없던 인류가 어떻게 이 행성을 주무르고 우주까지 내다보는 위치까지 되었나를 알아본 책이었다면요. <호모 데우스>는 과학 혁명을 등에 업고 세상은 빠르게 변화시켜온 사피엔스가 불멸의 신이 되기 위해 사피엔스의 종말을 선택할 것인지, 우리의 미래는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이 책에서 제시한 수많은 상상들을 미래에 대한 예언이 아니라 그저 가능성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그 가능성들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것들이라 전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고 정말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지는 쓸모없는 인간이 되는 것 아닌가 싶어 염려도 됩니다.

 

먼저 유발 하라리와 저만 놓고 봐도 지식 면에서 영향력 면에서 세상은 유발 하라리를 선택하겠죠. (물론 우리 가족은 절 선택하리라 믿습니다만...) 이렇듯 세상은 지능이 높은 쪽을 계속 선택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이 이 책의 가정입니다.

 

인간이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나서면서 지구에 가했던 많은 일들이 호모 데우스가 주류가 되는 세상에선 사피엔스가 자신이 했던 예전의 방식대로 피해를 받을 것 같거든요.

 

p 426 우리는 산업혁명 때 말들이 맞이했던 운명을 기억해야 한다. 농장에 사는 평범한 말은 냄새를 맡고, 사랑하고, 얼굴을 알아보고, 울타리를 넘는 등 천 가지 일을 포드의 모델 T100만 불짜리 람보르기니보다 훨씬 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동차가 말을 대체한 것은 시스템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몇 가지 일에서 더 뛰어났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핵심개념으로 알고리즘을 이야기 하는데요. 알고리즘이라고 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순서화된 절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컴퓨터의 작동 원리로 우리가 이해를 하는 것이죠. 지극히 계산적이고 기계적일 것 같은 알고리즘을 인간, 유기체도 알고리즘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합니다. 인간은 자판기 보다는 훨씬 복잡한 알고리즘이지만, 그렇다 해도 알고리즘인 것만은 확실하다고 얘기를 해요. 인간의 알고리즘은 감각, 감정, 생각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데요.

 

인간의 알고리즘이 말 보다는 포드를 선택하고 람보르기니까지 만들었어요. 편하고 좋은 것을 경험한 감각과 감정, 생각은 더 나은 것을 상상하고 만들도록 알고리즘을 자극하고 이용할테니까요. 다시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진화라는 것이 그런 것이겠지요. 말은 이동 수단의 필수에서 체험으로 전락한 지금 인간의 알고리즘은 더 나은 이동 수단으로 무인 자동차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운전이 필요 없는 사피엔스의 다음 단계는 뭐가 될까요?

 

p 435 21세기 경제의 가장 중요한 질문은 아마도 그 모든 잉여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일 것이다. 거의 모든 것을 더 잘할 수 있는 높은 지능의 비의식적 알고리즘이 생긴다면, 의식을 가진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

 

높은 지능을 가진 비의식적 알고리즘은 바로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번 접속해서 만들어내는 데이터로 계속 진화합니다. 빅 데이터로 알고리즘의 지능은 한껏 높아지지만 거기에 의식은 배제되는 것 같아요. 유발 하라리는 데이터교라는 신흥 종교가 생길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데이터만이 정답이고 데이터가 제시하는 대로 따르는 삶. 흡사 과거 종교만이 전부였던 시대가 오버랩 되는 건 저만의 착각이겠죠.

 

부족한 지면에 저자의 모든 생각을 압축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이렇게라도 우리의 미래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을 꼭 가지고 싶었어요. 어제까지의 선택의 총 합이 오늘의 나라면 과연 내일의 나를 위해서 오늘 나는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수많은 사람들의 결정들의 합이 오늘의 사피엔스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도 궁금하고 걱정이 됩니다.

 

더 성능 좋은 사피엔스, 더 오래 사는 사피엔스를 향해 과학이 달린다면 사피엔스는 정녕 사라지고 새로운 종인 호모 데우스가 진짜 탄생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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