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꿈트리숲 2019. 9. 16. 06:40

지금은 북테크시대

 

저는 어릴 때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어요. 무엇이든 노력하면 다 이뤄진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좀 못 나간다 싶어도 결국엔 다 잘 될 거라고 철석같이 믿었더랬지요. 그 믿음은 무한 긍정이 되어 반에서 꼴찌 가까운 성적을 받아도 기죽거나 부끄러워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당했지요. ‘내가 공부를 안 해서 그래. 공부 좀 하면 바로 전교권이야하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 너스레는 전교 4등을 찍으며 현실이 되기도 했습니다.

 

학창시절 노력으로 성적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경험을 했기에 사회생활도 그런 줄 알고 자신만만했습니다. 그러나 사회는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더라구요. 그 시절 성공과는 한참 먼 현실을 탓하며 책으로 영어로 파고들었는데요. 그거라도 붙들고 있으면 뭔가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의 위안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는 한없이 젊디 젊은 나이였는데, 뒤에서 누가 쫓아 오는 양 서두르기도 하고 늦었다고 동동거리고 그랬네요. 책을 붙들고 있을 땐 '지금 책 볼 시간이 어딨어? 남들 다 자격증이다 공무원이다 공부하는데 그거 해야지 않겠어?' 하는 불안이 들었고요. 영어를 붙들고 있을 땐 네가 외국 나가 살 것도 아닌데, 영어 한다고 밥이 나오겠니, 돈이 나오겠니하면서 쉬이 접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책이든 영어든 무엇하나 뾰족하게 잘하는게 없습니다.

 

어느날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애 엄마가 되어있고 무직에다 집에만 콕 박힌 아줌마가 되었어요. 저의 이름 석자는 은행 업무 볼 때나 병원 가면 한번 불릴까 당췌 불리는 곳이 없고요. 나 잘 나가던 사람이야 외쳐봤자 찻잔 속의 태풍이요, 이불속에서 만세 외치는 격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뭔가 하기엔 깜냥이 너무 부족하다 느껴질 때 책이 제일 만만했어요. 또 무능한 엄마와는 다르게 자기 일 가진 여성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어서 육아서들을 섭렵했습니다. 육아서에서 만난 좋은 엄마들은 다 좋은 사람이더라구요. 내가 육아 초보라 서툰 것도 있지만 좋은 사람이 아니다 보니 결혼 생활도 육아도 힘든 것이라는 결론이 났어요.

 

p 50 나와 같은 아이로 키우겠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내가 달라지겠다는 뜻이다. 공부도 못하고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돈도 벌 줄 모르는 무능한 엄마에서, 지혜롭고 할 줄 아는 것도 많고 돈도 잘 버는 유능한 엄마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이었다. 나는 못났으니 내 자식만큼은 잘 키워보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내 아이들이 나를 보고 휼륭하게 자랄 수 있도록 잘난 내가 되겠다는 선언이었다.

 

좋은 엄마 되기 이전에 좋은 사람 먼저 되는 것으로  진로를 정하고 육아서에서 자기계발서로 선회를 했는데요. 자기계발서에서는 정말 닮고 싶고, 부러운 멋진 저자들이 넘쳐났습니다. 그들의 성공도 부러웠지만 무엇보다 저에게 희망을 주는 건 책을 읽고 멋지게 성장했다는 점이 가장 끌렸어요. 책만 읽어도 성공하는 길이 있음을 알게되어 책 밖에 읽을 수 없는 저에겐 희망을 줍니다.

 

이지성 작가가 먼저 알아보고 책 출간을 제의했다고 알려진 김유라 작가의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 이 책에서 저와 비슷한 저자의 마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십대 초반에 결혼을 하고 전 재산을 펀드에 올인했어요. 그때는 펀드 열풍이 한창이던 때였지요.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저자의 전재산도 반토막이 나버렸네요. 저자가 돈을 잃은 건 나라 탓도, 경제 탓도 아닌 무지한 자신 때문임을 깨닫고 경제 공부에 나서게 됐는데요.

 

경제 공부에 성공해서 내 놓은 저자의 첫 번째 책이 바로 그 유명한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입니다. 전 그 책을 읽어보지 않았는데, 제가 아직 부동산에 큰 관심이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돈 버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지 싶어요. 이번 책을 보지 않았더라면 전 아마도 '저금리 시대+대출 레버리지=운 좋게 아파트 여러 채' 이야기겠구나 오해했을 거예요.

 

저자가 마트 대신 부동산 가기 전에 들른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도서관이에요. 저자가 말한 경제 공부의 시작도 바로 도서관의 책으로 했구요.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얼마나 독하게 책을 읽었는지 책을 보면서 전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경제 공부를 하면서 돈 버는 독서를 했다면 이제 저자는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합니다. 책으로 자기 자신에게 투자한 결과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 같았어요. 퍼스널 브랜딩에 성공해서 '김유라' 이름 석자를 당당히 알리고 있는 저자에겐 책과 노력이 처음과 끝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p 11 이 책의 제목이 돈 버는 독서가 아닌 돈 되는 독서인 이유다. 돈 버는 독서가 책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로 이익을 취하는 것이라면, 돈 되는 독서는 책으로 공부하고 노력하며 스스로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것, 내가 돈이 되는 것이다.

 

시작은 펀드 반토막이었지만 나를 포기하지 않았던, 오히려 자신을 강하게 믿은 저자는 책을 통해 복리로 성장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책을 읽고 1만큼 성장하고 또 책을 읽고 1.5만큼 불어나고요. 1.5가 다시 원금이 되어 또 책으로 굴리고 불리고...

 

저자는 그런 말을 했습니다. 책만 읽어서 돈을 버는 건 자신처럼 아무것도 없는 사람에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다고요. 저도 책밖에 없는데, 책만 읽어서 돈을 벌기도 하고 성장도 할 수 있을까요? 저의 현재가 이자 붙은 원금이 되어 복리로 굴리고 불릴 수 있겠지요?

 

저 스스로도 대견하고 아이에게도 엄마처럼 멋진 삶 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성장, 책을 믿어보겠습니다. 시테크의 시대가 저물고 재테크의 시대가 한참 무르익었습니다. 이제는 바야흐로 북테크의 시대입니다.

 

p 222 남이 기대하는 만큼, 아니 그 이상을 내가 내게 기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북테크 잘 하는 제 모습, 저도 저 자신에게 큰 기대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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