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공부의 미래

꿈트리숲 2019. 9. 24. 06:53

늑대가 진짜 나타났다

 

 

어릴 때 이솝우화의 이야기들을 듣고 읽으며 자랐습니다. 몇몇 이야기들은 아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고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양치기 소년 이야기인데요. 거짓말을 계속하면, 나중에 진실을 말해도 아무도 믿질 않는다. 정직해야 신뢰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그런 교훈을 주는 이야기지요.

 

그 양치기 소년 이야기가 공부의 미래, 노동의 미래에도 적용된다는 것이 놀랍고도 신기합니다. 그 놀라운 발상을 한 이는 바로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에요.

 

p 79 산업혁명 이후 200년 넘게 기계에 의해 인간 노동이 대체된다는 예측이 있었지만, 그 예측은 늑대가 오고 있다고 외친 양치기 소년의 말과 같았다. 하지만 그 이야기의 결론은 결국엔 늑대가 실제로 왔다는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유발 하라리-

 

제가 산업혁명 시대, 그리고 그 이후 200년을 살아본 세대가 아니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많은 책들에서 봤습니다. 늑대는 스멀스멀 다가왔다는 것을요. 단지 양치기 소년 앞까지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죠. 멀게는 방직공장에서 일하던 사람, 마차를 몰던 마부, 가깝게는 버스 안내양이 있었고, 지금은 하이패스로 대체되는 톨게이트 수납원이 있습니다.

 

그들 모두 기계에 의해 인간 노동이 대체되어 직업을 잃었던 잃게 된 사람들이에요. 유발 하라리가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라고 한 건 아마도 이제 그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는 뜻일 테고요. 모두가 그 현실을 바라보고 피부로 느낄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도 나의 직업이 내가 몸담고 있는 직장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 사라지지 않는 직업을 갖기를 원하고요. 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할까요? <공부의 미래> 구본권 저자는 말합니다.

 

p 90 기업은 하드 스킬보다 의사소통 능력, 협상력, 협동심, 창의력을 의미하는 소프트 스킬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다. 하드 스킬은 배울 수 있지만 소프트 스킬은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드 스킬은 우리가 이제까지 잘해왔던 분야이고, 또 기업 쪽에서도 평가가 용이해서 인재 채용에 많이 이용했다고 해요. 책에서 예를 든 분야는 독해력, 타이핑.프로그래밍 능력, 수학 실력, 기계 조종 능력 등인데요. 시험을 통해 평가와 측정이 쉽고, 명확한 자격증이 있어 취업과 승진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던거죠. 그렇기에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하드 스킬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배워 왔습니다.

 

그런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인해 하드 스킬의 영역을 컴퓨터가 대신하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소프트 스킬을 가진 인재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지요. 책에 웃기면서도 슬픈 이야기가 있어 잠깐 소개해드립니다. 저자가 강연에 가서 청중들과 질의응답 하다 나온 이야기인데요.

 

p 84 현직 약사들은 불안해하는데 대학생들이 약대로 몰려드는 이유는 뭘까요?

- 거대한 물결이 밀려와도 자신은 예외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 어차피 어느 분야나 미래가 불안하긴 마찬가지인데 그래도 자격증이 있으면 안심되지 않을까요?

- 그거요, 대부분 엄마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겁니다.

 

마지막 답이 가슴 아프지만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한 것 같아요. 짧게는 이십 여년, 보통 30년 정도를 먼저 살았던 부모가 아이들의 미래를 많이 결정합니다. 우리는 과거를 살았고, 아이들은 미래를 살텐데, 과거의 사람이 미래를 결정하는 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일 조차도 예상하기 힘들만큼 빠르게 변하는데 하물며 1020년은 어떻게 내다보고 아이들에게 어떤 일을 어떤 전공을 선택하라고 할 수 있을까요? 부모는 현재 뜨고 있거나 돈을 많이 벌고 있는 직업을 아이들에게 권합니다.

 

책에서는 뜨는 직업의 역설을 주장했는데요. 뜨는 직업 일수록 일자리 시장의 수요가 많을수록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만큼 기계화, 자동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컴퓨터 관련한 직종이 뜨다 보니 어느새 코딩이 아이들 교과목으로 들어왔습니다. 교과목이 되었다는 것은 사교육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코딩을 배우는 진짜 이유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고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키워주는 거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컴퓨터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소양을 쌓는 과정으로 바라보라고요.

 

점을 찍어 그 점을 연결한다는 얘기를 했던 스티브 잡스는 미래를 내다보며 점을 연결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지나온 뒤를 돌아보며 연결할 수밖에 없는데, 그 점이 어떻게든 미래에 연결되리라고 믿어야 한다고요. 막연한 불안과 조급함 대신, 배짱과 운명, 인생, 인연 같은 걸 믿고 점을 찍어라는군요. 스티브 잡스의 그 접근은...

 

p 107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고,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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