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강의

전안나 작가 in 송도나비

꿈트리숲 2019. 10. 1. 06:35

 머리는 명쾌해지고 가슴은 뜨거워지고 발로는 뛰고 싶었던 강의



지난 주말 송도 나비(독서모임)에서는 3주 연속 저자특강 중 첫 번째 저자 강의가 있었어요. 전안나 작가가 송도 나비를 찾아주셨는데요. 지난 한 주 동안 전국을 돌며 릴레이 강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토요일 새벽같이 달려 오셔서 얼마나 감사했던지 모릅니다.

 

강의는 아침 7시 부터였음에도 작가님은 6시에 강의 장소였던 연수구청 로비에 도착하셔서 30분을 보내고 3층 강연장으로 오셨어요.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혹시나 모를 지연을 대비해서 미리 한 시간 일찍 오신 거라고 하더라구요.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정성을 다해서 청중들에게 성의를 보이는 마음이 느껴져서 강의 듣기 전부터 감동이 훅 밀고 들어오네요. 그 감동은 자체 제작 포스트잇으로 더 배가됩니다. 뜻밖의 선물로 기분좋게 강의 시작하게 됐어요. 

 

지난 한 주 서울, 대전, 광주찍고 제주에서 턴해서 인천 그리고 다시 서울로 이어지는 강연을 위해 미리 일주일치 반찬도 다 만들어 놓고 강연을 다니는 전안나 작가인데요. 그 부지런함과 노력에 전업 주부인 저는 차마 명함을 못 내밀겠습니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어떻게 하면 음식 만드는 걸 피할까 궁리를 하는 불량주부는 숨고 싶네요.

 

사실 전안나 작가는 요리도 엄청 잘하는 일명 '전장금'이라고 합니다. 요리 하는 것이 즐겁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대요. 요리 경력 21년차로 한때 요리 책을 내볼까 생각할 정도라고 하니 도대체 못하는 건 무엇이며 한정된 시간에 그 많은 걸 언제 다 하시나요?

 

주부의 마음을 내려놓고, 오로지 책으로 성장하고픈 한 사람으로서 먼저 성장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미 저자특강이 있기 전 저자의 <1천권 독서법><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공부>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의 들으며 또 필기를 하게 됩니다. 분명 강의는 책과 다른 매력이 있어요.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전안나 작가가 직장 생활 10년 차때 심각한 슬럼프가 왔었대요. 집에서는 사내 아이 둘을 독박육아 하고 있었고요. 10년을 달려온 직장에서는 그다지 전문가 다워 보이지 않는 자신이 느껴졌다고 합니다. 열심히 산다고 아등바등 했는데 정작 이뤄놓은게 없다 싶을 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건 우울감이죠. 작가 역시도 우울감으로 탈모도 되고 불면증으로 잠도 못이루어 홈쇼핑 재방송까지 볼 정도로 멍하니 TV와 함께 밤을 꼴딱 샜다고 하더라구요.

 

2000권의 책을 읽으면 머리가 트인다

 

그런던 때 독서법 강의를 만나게 되었던거죠. 2000권을 읽으면 머리가 트인다는 박상배 저자의 말을 믿고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고 실천을 해온게 오늘에까지 1800여권을 읽게 되었답니다. 매일 아무것도 안하고 책만 읽는다고 해도 1일1독이 참 어렵다는 걸 제가 매일 느끼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전안나 작가는 직장생활에 대학원까지 다니고 집안일도 해가면서 해낸 성과라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잠시 그 시절 작가의 1일 시간표를 한번 보실까요? 책 읽는 시간을 강제적으로라도 만들기 위해 눈뜨자마자 15분, 업무 전후, 점심시간, 자기전 핑크 시간을 넣었어요. 이렇게 치열하게 독서를 하는 이유가 뭔가요 하고 묻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건 바로 책을 읽으며 삶의 변화를 경험했기에 책을 놓을 수가 없었던 거죠. 100권 읽고는 불면증이 사라지고요. 200권을 읽고서는 7전8기 대학원에 합격했습니다. 300권 돌파 후에는 미워하던 사람을 이해하기 시작했고요. 그리고 800권 돌파 후에 나도 저자가 되면 어떨까 하고 1000권 돌파에 맞춰 책을 내셨다고 합니다. 

 

저도 1천권 돌파하면 책이 술술 써질까요? 그냥 책만 읽어서는 안되겠죠. 책을 읽고 행동으로 변하는 뭔가가 있어야 책을 쓸 이야기가 생기니까요. 전안나 작가도 그 부분을 강조하셨어요. 책만 읽고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하는게 낫다고요. 그래서 머리, 가슴, 발 독서를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깨닫고 몸으로 움직이며 적용하는 독서법이죠.  

 

그러니 전안나 작가에게 좋은 책이란  "나를 행동하게 하는 책" 인건 당연하겠죠?

 


<분노하라>는 책을 읽고 헌혈을, 재능기부 강의를 하게 됐고요. 인권을 알게 되고 인권 강사까지 되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정당가입까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실천들인데, 정말 책을 읽기만 해도 실천하고픈 마음이 생긴다고 하니 저 믿고 따라가 보겠습니다.


전안나 작가가 독서에 있어 또 하나 강조한 건 균형독서인데요. 처음엔 쉬운 책 베스트셀러만 읽어도 괜찮지만 결국엔 성장하는 독서를 해야된다는 거였어요. 책에 흥미를 붙일 땐 편식 독서도 OK. 그러나 계속 편식 독서를 하게 되면 세상을 읽는 시야가 아주 좁아진다고 해요. 편식 독서의 구간을 지났다면 스테디셀러나 전문가 추천 도서로 옮겨가고요. 그 단계도 지났다면 인문 고전으로 균형 독서를 하는거죠.


인문고전 말만 들어도 그 무게와 두께가 상상이 되시죠. 그런 책들은 한번에 쭉 읽기 보다 쪼개어 읽기를 하면 수월하게 읽을 수 있고요. 또 학생들 버전으로 쉽게 풀어 쓴 해설서를 먼저 읽고 원전을 접하면 이해가 훨씬 잘 된다고 합니다. 저도 쪼개 읽기와 해설서 먼저 읽기로 논어, 사피엔스, 총균쇠,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 등등 인문고전을 꽤 읽게 되었지요. 


책을 읽으며 이렇게 가는 것이 맞나 싶을 때도 가끔 있는데요. 이날 전안나 작가의 강의를 들으며 확신했습니다. 이 길이 맞구나!!! 느리더라도 계속 그 길을 가렵니다. 먼저 걸어간 분들이 있기에 믿고 가는거죠. 


핵심을 요약해줘서 머리는 명쾌해졌어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은 뜨거워지고요. 어서 실천해야겠다 싶어 발은 바삐 뛰는 3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강의였습니다. 1천권 돌파하고 작가님께 자랑 좀 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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