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엄마와 딸

예비 중 3의 겨울방학 나기

꿈트리숲 2020. 1. 15. 08:12

제 딸은 올해 중3이 되는 예비 중 3입니다. 너도 나도 벌써 고등학교를 염두에 두고 선행을 한다는 얘기가 많이 들려요. 중 3때 미리 고등학교 과정을 좀 보고 가야 고등학교 가서 편하다나요? 전 그런 말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동조하지도 않고요.

 

주위의 엄마들은 아이를 그렇게 놔뒀다간 나중에 아이가 성적 뒤떨어져서 스트레스 받으면 어떡할거냐고 물어요. 그건 아이의 문제이지 제 문제가 아니지요. 성적이 뒤떨어져서 스트레스 받는 건 아이가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아이가 감당해야 할 몫이 크다고 부모가 미리 나서서 그 몫을 줄여주는 건 아이가 제대로 성장할 권리를 빼앗는 거나 다름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방학은 방학답게 보내는 우리집 예비 중 3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900여 회나 되는 명탐정 코난 300몇편까지 정주행 하고 있는 딸, 코난 보며 손 심심할까봐 뜨개질 하는 딸, 아날로그 드로잉, 디지털 드로잉 가리지 않고 생각날때마다 그림을 그리는 딸, 중간중간 피아노며 바이올린으로 머리 식히는 딸이 그저 좋아보입니다.

틈틈이 폭풍 독서를 하면서 저에게 줄거리 얘기해주느라 엄마와 딸 사이의 거리는 오늘도 10cm 유지되고 있습니다.

 

제가 어느 날 "넌 걱정 같은 거 없어?" 하고 물어 본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말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런 거 없다고 하더라구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고 좋아하는 걸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자유와 여유가 부럽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공부 말고는 달리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학생은 모름지기 공부만해야 한다고 배웠거든요. 그러니 자신의 취향과 기호를 모르고 어른이 되어버려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더랬지요.

 

물론 딸 아이도 어른이 되어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을 안하리라는 법은 없지만요. 지금 충분히 너른 시간을 가지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하면서 그것들 사이에서 자신을 발견하지 않을까 싶어요. 난 이럴때 몰입이 잘 되는구나, 난 이거 할때 재밌구나 등등이요. 그런 느낌을 갖는 다는 건 돈 보다도 큰 자산이 될 겁니다.

 

그 큰 자산, 이번 방학때 제대로 하나 마련했습니다. 예전에 아이가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린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이모티콘을 그리겠다며 저를 모델로 그리기도 하다가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그런 캐릭터가 쌓여서 이모티콘의 성지, 카카오에 심사 신청을 하게 됐어요. 결과는 탈락이었습니다. 열심히 그렸기에 실망이 클 줄 알았더니 괜찮더라구요.

 

전 이모티콘을 카톡에만 쓰는 줄 알았는데요. 네이버 블로그에도 이모티콘이 다양하게 쓰이고 있었습니다. OGQ 마켓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네이버에 심사 승인 요청을 했어요. 두둥!!! 결과는... 크리에이터가 되었네요. 드디어 판매자가 되었습니다. 팔불출 엄마라고 해도 이 기쁨을 감출 수가 없어 동네방네 다 자랑했더랬어요.

아이도 자신의 그림을 누군가 구매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눈치에요. 무엇보다 스스로 해낸 것에 대한 뿌듯함이 엄청 큰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데는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그걸 묵묵히 지켜봐주는 부모의 역할도 아주아주 중요합니다. 단 기간에 결과를 내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말며, 실패하더라도 절망하지 않는 배짱을 부모가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는 부모의 배짱을 발판 삼아 더 큰 도전을 하게 되거든요.

엄마는 앞서 가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뒤처지지도 말며 한 두 걸음만 뒤에서 따라 가도록 해요.

우리집 예비 중 3은 오늘은 또 어떤 재미난 걸 할까 하며 아직 꿈꾸고 있습니다.

 

https://ogqmarket.naver.com/artworks/sticker/detail?artworkId=59b85e2f751ce&artworkBuyType=ST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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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얼굴에 드러나는 순수한 복숭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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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to : OGQ 마켓 알려주신 리하 작가님 감사합니다. 상상이 캐릭터도 열렬히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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