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움/국내여행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씨메르 스파

꿈트리숲 2020. 1. 23. 06:00

찜질로 몸도 마음도 잠시 쉼표 찍기

 

전 찜질 홀릭은 아니지만 1년에 두어 번  정도는 스파를 찾는 것 같아요. 그동안은 고양 스타필드에 있는 스파를 갔었는데요. 공간이 넓어 북적이지도 않고 찜질 끝나고 나오면 영화관이나 실내 스포츠 활동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있어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씨메르를 알기 전에는 1시간여 걸리는 고양까지 가는 길, 괜찮다 생각했어요. 그러나 씨메르를 알고 나니 굳이 고양까지 가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 방학을 이용해 평일 아침을 공략하러 인천대교를 건넜습니다. 몇 달 앓아누웠더니 몸이 여기저기 결리고, 많은 약과 주사가 몸속에 들어왔으니 독소 배출이 시급할 것 같아서 스파가 그리웠어요.

 

파라다이스 시티는 투숙해 본 적 없지만 독서모임을 하러, 미술품 구경하러 가봤는데,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호텔이더라고요. 스파 역시 주차장에서 보이는 씨메르 문구부터 저희 모녀 마음을 훔칩니다. 좋다며 신나서 잇몸 만개 웃음으로 저에게 큰 기쁨 선사하는 딸입니다. 누가 보면 도시 상경 처음 한 사람 같은...^^

 

주차장에서 나오니 커다랗게 씨메르 글자는 보이는데, 도대체 스파 입구는 어디데요? 입구 못 찾아도 씨메르 보이니까 일단 사진부터 찍고 봅니다. 활활 타오르는 블로그 정신, 인정!! 딸 없었음 전 분명 엉뚱한 곳으로 갔을 거예요. 미리 예약을 하고 갔기에 매표소에서 키 받고 간단하게 스파 이용 안내 듣고 총총 뛰는 듯 훨훨 나는 듯 신발장으로 갔어요. 매표소도 고급져요, 고급져.

 

찜질복이 이제껏 제가 경험했던 옷들과는 확연히 다르네요. 반바지에 면티만 보다가 색다름을 물씬 풍기는 찜질복을 받으니 초반 살짝 버퍼링 왔어요. 3부 정도 되는 바지에 무릎 밑까지 내려오는 가운 같은 윗옷을 입고 본격 스파 탐방 시작합니다.

 

아침 일찍 갔더니 사람이 거의 없어요. 문 여는 방마다 저희 모녀가 첫 입장입니다.  80도를 넘는 불가마는 문만 열어보고 얼른 나왔어요. 너무 뜨겁네요.  12도뿐이 안 되는 아이스 방은 바닥이 너무 차가워 발만 살짝 디뎌보고 문을 닫았습니다. 저희에게 적당했던 건 60도를 조금 웃도는 소금방, 참숯방이었지요.

 

이방 저방 다니며 땀을 좀 빼다가 스낵 코너에서 달걀을 먹어줘야 할 타이밍이 됐습니다. 찜질방=구운 달걀의 등식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진리라며 달걀 주문합니다. 황금달걀이에요. 스타필드 스파에서는 퍼질고 앉아서 먹을 만한 장소들이 곳곳에 있었는데 씨메르는 스낵바가 스탠딩 테이블입니다. 바닥에 달걀 탁 쳐서 까먹고 싶은 아줌마에겐 다소 아쉬운 점이네요.

 

 

스낵바 옆에 커뮤니티 룸이라고 오픈된 공간이 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가 갖춰져 있어서 삼삼오오 먹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 같아요. 여기에 그네 의자가 매달려 있어요. 찜질하다 말고 딸과 저는 가져간 귤 까먹으며 독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집에 이런 의자 있으면 좋겠다며 이용객이 없어 한동안 저희가 전세 좀 냈어요.

 

씨메르에는 여성 전용 릴랙스 룸이 따로 있어요. 입구에서 키를 터치하고 들어가야 해요. 여성 전용이니까 남, 여 구별하려고 그러는거겠죠? 참 씨메르 1회 이용 시간은 4시간으로 제한되고요. 초과 이용시 시간당 5000원 추가 비용 발생합니다. 단, 스파 안에서 삼천 원 이상 결제하면 한 시간 연장됩니다. 딸이 "우리 삼천 원은 쓰겠지?" 하며 물어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삼천 원이 뭐냐? 우리 먹성으로는 삼만 원도 쓰겠는데?"

 

한 시간 연장을 위해서?는 아니고요. 그냥 배꼽시계가 울려서 밥 먹으러 갑니다. 면 러버, 그래서 '이면서'라는 닉네임을 가진 딸을 위해 해물라면 선택했어요. 라면 치고는 가격이 비싸다 했는데, 가리비, 전복, 왕새우 기타 등등의 해물이 그득합니다. 한 끼 식사로 손색없네요.

 

배 든든하게 채웠고, 시간도 연장됐으니 야외로 한번 나가 봅니다. 겨울 날씨에 찜찔복 입고 한데 나가는 건 무모한 짓 같지만 따끈한 물안에 들어가면 오히려 이열치열 될 것 같아요. 널찍한 족욕탕이 우리를 반기나 싶은데 바닥에 지압돌이 다 깔려 있어서 곡소리가 절로 납니다. 아이고 발바닥이야~~ 다시 실내로 빨리 고고!! 참숯방과 소금방이 제일이라며 마지막 땀을 뺍니다.

 

씨메르에는 찜질스파만 있는 건 아니에요. 아쿠아 스파도 있습니다. 신나게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보니 저도 물장구치고, 대형 튜브도 한번 타보고 싶네요. 시원한 물놀이 눈으로 실컷 하고 왔습니다.

 

내일부터 명절 연휴가 시작되죠. 장거리 운전하는 분들도, 몇 시간 한 자세로 전부치는 분들도 모두 피로가 쌓이실 거예요. 요럴 때 뜨끈한 곳에서 찜질해주면 굳었던 몸이 말랑말랑 해집니다. 몸이 말랑말랑 해지면 마음은 그대로 있나요? 마음도 몸 따라서 연휴 동안 어색한 만남들 참아내느라 딱딱해진 거 다 풀어버릴 거예요. 찜질이 어려우면 간단하게나마 족욕이나 반신욕도 추천할만합니다.

 

몸이 쉼표 찍을 때 마음도 함께 따라서 쉬는 찜질. 각자 계신 곳에서 각자 가능한 방법으로 쉼표 잘 찍으시고 연휴의 마지막을 멋진 마침표로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https://www.p-city.com/front/cimer/overview

 

파라다이스시티

 

www.p-ci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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