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교육

참 스승을 만나다니 정말 행운입니다

꿈트리숲 2020. 2. 14. 06:00

사진-Pinterest

2월은 날수가 다른 달에 비해 짧기도 하지만 졸업과 학년 마무리가 있어 더 바쁘게 지나가곤 합니다. 올해는 특히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졸업식, 종업식 풍경이 많이 달라졌어요. 대학교는 아예 졸업식이 취소되고요. 초, 중, 고등학교에서는 각반 교실에서 TV로 영상을 보며 졸업식을 대체한다고 하더라고요. 학부모나 축하 인원은 아예 학교 출입을 금해서 조용하고 짧게 지나가게 됐네요. 인생에 한 번뿐인 각 졸업식이 축소 또는 생략되어 많이 아쉬울 것 같아요.

 

제 딸은 이제 중학교 2학년을 졸업하고 올해 3학년이 됩니다. 어제 방학식을 마치고 진짜로 2학년이 끝났지요. 아이 인생에 유치원 선생님부터 시작해서 십여 분의 선생님이 계셨는데요. 초등학교때는 선생님 운이 없네 하고 느껴질 만큼 아쉬움이 남는 분도 계셨더랬어요. 그래서 선생님에 대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중학교에 입학해서는 1학년, 2학년 때 담임 선생님 두 분 다 너무 좋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아이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교사가 되고 나서 이번이 첫 제자를 만나신 거라고 하니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도 저희 딸에게도요. 초보 선생님이라 하면 으레 낯선 환경과 낯선 아이들, 그리고 학교 행정업무에 치여서 아이들에겐 신경을 많이 못 써줄 것 같지 않으신가요? 그런데요. 그런 우려가 기우였다는 걸 몸소 보여주신 분이 2학년 담임 선생님이셨어요.

 

제가 작년 한해동안 만나는 사람마다 저희 아이 담임 선생님을 칭찬하고 다녔었어요. 아침에 등교할 때 아이들 한 명 한 명 안아주며 인사 나눈다거나(여중, 여자 담임 선생님이라 전혀 어색함이 없어요), 좋은 책을 골라서 아침 조회 시간에 짤막짤막하게 읽어주고 생각 나누기를 한다거나, 생일인 아이들에게 편지 써주기도 하시고요. 동화책 읽고 하브루타를 하기도 하셨죠. 좋았던 점을 열거하자니 한도 끝도 없습니다. ㅎㅎ

 

교사가 처음이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아이들에게 정성을 다하시는 정말 더 없이 좋은 선생님이었습니다. 아~~ 외모는 제가 말하지 않을려고 했는데, 한 번 보면 모델인줄 알아요. 키도 크시고 얼굴도 예쁘시고 이름 마저도 곱습니다. 이고운 선생님이시거든요.

 

딸아이가 선생님과 상담 때 엄마가 아파서 걱정이라고 했더니 선생님께서도 그런 경험이 있다며 공감해주시고 많은 위로를 해주셨다 하더라고요. 그 뒤로도 엄마 괜찮으신지 계속 물어봐주셔서 딸과 저는 엄청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제 방학식을 하고 온 딸이 동영상을 하나 보여줬는데요. 담임 선생님께서 1년 동안 아이들과 지내면서 쌓은 추억을 영상으로 제작하신거있죠? 그동안의 행보에도 제가 깜짝 놀랐는데, 마지막까지 이렇게나 감동을 주실 수 있는지... 그리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일일이 편지를 다 써주셨어요. 눈물 없는 제가 울뻔했어요. 이런 선생님을 만나다니 딸에게 행운이 손붙잡고 함께 하는 느낌이에요. 

 

아래는 선생님이 만드신 동영상의 일부를 캡처한건데요. 10여분이 넘는 영상에선 선생님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찐~~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아이들에게 고마웠던 점, 그리고 바라는 점등을 이쁜 목소리 직접 말씀해주셨는데, 제가 글로 잠깐 옮겨봤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운거야. 다 퍼줘버리는 것 같은 그래서 에너지가 고갈되면 어쩌나 생각이 들때가 있었는데, 그 생각이 든 다음날 아이들한테서 아주 많은 사랑의 에너지를 받았었거든. 나를 채워주는 아이들의 사랑을 느꼈었어. 너무 고마웠어. 고마워~~ 과정 과정이 즐거웠으면 좋겠어. 2학년 7반 예쁜이들아 너무 고맙고 너희 2020년이 과정 과정이 즐거운 해가 되면 좋겠어. 사랑하고 응원한다. -이고운 선생님의 말씀-

 

저는 아이 담임 선생님이 너무 좋아서, '대한민국에 이런 선생님도 계신답니다' 하고 확성기 들고 말하고 싶어요. 마음 따뜻하고 아이들 말에 귀기울여 주시고, 사랑 듬뿍 나눠주시는 그 선생님이 저희 아이 15세때 담임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습니다.

 

교사와 학생은 배움이라는 공통 주제를 놓고 주고받고 하는 사이입니다.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를 진정한 어른으로 키우기 위해 잘 소통해야 하는 사이이고요. 가끔은 서로가 서로를 원망하고 탓하며 현재를 부정하거나 과거를 후회하기도 합니다. 아이 하나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하지요. 그 마을의 가장 핵심 삼인방은 교사, 학부모, 학생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딸 아이는 선생님께 감사 편지와 시를 지어서 드렸다고 하는데요. 거기에 더해 음악 선물도 준비했어요. 이고운 선생님께 드립니다. 이 글을 보실 일은 없겠지만 저와 딸의 마음을 담아 전해드려요. 이고운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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