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오무라이스 잼잼

꿈트리숲 2020. 5. 20. 06:00

 

 

일전에 꿈블리 김민식 피디님(피디님이 한 번도 동의한 적은 없지만 전 그냥 꿈블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ㅎㅎ)의 블로그 ‘공짜로 즐기는 세상’에 <오무라이스 잼잼> 리뷰가 올라왔어요.

 

딱 보는 순간 이건 저의 딸에게 안성맞춤 책이겠다는 느낌이 왔죠. 먹는 것 좋아하고 그림에 관심 많은 아이라서요. 그래서 풀세트로 질러야겠다 마음먹고 딸의 의중을 한 번 물어봤습니다.

 

“너 오무라이스 잼잼 알아?”

“응. 학교 도서관에서 봤어.”

“재밌었어?”

“학교에서 봤을 땐 별로였는데, 왜?”

“김민식 피디님이 오늘 오무라이스 잼잼에 대한 글 쓰셨던데, 너한테 추천해 줄려고.”

 

딸은 얼른 ‘공짜로 즐기는 세상’에 공짜로 접속합니다. 쭉 읽어보더니 던지는 말 “오랜만에 다시 보니 재밌을 것 같네. 사자!”

 

충동구매 느낌이 와서 서점으로 일단 갔어요. 내 사랑 송도 교보에는 책이 없고, 옆에 알라딘으로 갔더니 중고 책 몇 권이 있더라고요. 딸은 일단 한 권을 훑어보더니 두 권을 집어 옵니다(한번에 있는 책 다 안가져온 걸 후회하고 있어요. 추가 구입하러 갔더니 재고가 없더라고요). 집에 와서 재독 삼독을 하며 너무 재밌다고 저더러 꼭 보라고 하네요.

 

알라딘에서 오무라이스잼잼 폭풍검색 중

이제 저는 딸 보다 모르는 분야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서 딸의 안목과 감각에 많이 의지하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딸의 말을 잘 듣기로 하고 시키는 대로 해볼려 합니다.

 

제 기준에 만화책치고는 좀 두껍네요. 그것도 열권이나 됩니다. 한 권 한 권 리뷰 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아직 1권만 본 상태에서 말씀드리자면 음식들의 역사가 많이 등장해서 눈으로 맛보고 지식도 쌓고 1석2조입니다.

 

<오무라이스 잼잼>의 작가 조경규님의 나이가 저랑 동갑이더라고요. 띠동갑 아니고 그냥 74년 생 호랑이띠로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소개하는 음식들이 모두 추억 돋고 공감 가는 것들이었어요.

 

침이 꼴딱 넘어가게 맛깔스레 그려진 그림도 좋지만 음식의 역사와 정보에 추억까지 소환하는 <오무라이스 잼잼>은 [수요미식회]의 책 버전, 혹은 [맛있는 녀석들]의 만화책 버전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마음속에 기억속에 꼭꼭 저장하고픈 책입니다.

 

알아두면 아는 ‘척’하기 좋은 재밌는 음식 이야기 몇 가지 소개해 드릴게요.

일본 나가사키 하면 짬뽕만 떠오르던 제게 나가사키 카스테라가 새롭게 각인되었습니다. 책 이야기 쭉 따라가다 보니 예전에 다큐에서 봤던 카스테라 장인의 가게가 나와서 반가웠어요.

 

일본 양과자의 원점인 카스테라는 16세기 말 포르투갈 선교사들에 의해 전해진 스펀지케이크가 변형된 것이다. 오븐 대신 쇠솥에 숯을 써서 굽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고 한다. (51쪽)

 

카스테라의 뿌리가 어디인지 모르고 이제껏 맛있게 먹어왔는데요. 포르투갈에서 전파되어 일본에서 변형이 가미되었던 것이었어요. 일본에는 1624년에 오픈해 지금도 성업중인 카스테라 가게가 있대요. ‘후쿠시야’인데요. 후쿠시야의 대표 카스테라는 ‘고산(五三)야키’. 달걀 노른자와 흰자의 비율이 5:3이라서 고산야키라고 한답니다.

 

5월 19일, 어제는 발명의 날이었어요. 장영실이 측우기를 만든 날을 기념해서 제정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만든 발명품들에 대한 기사를 봤는데요. MP3, 응원용 막대풍선, PC방 등이 세계 최초라고 합니다. 그리고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커피믹스 또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이래요.

 

제가 어릴 때 동네 어르신들 저희 집에 놀러 오시면 엄마가 커피를 끓여 대접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찾잔에 커피 둘, 프림 둘, 설탕 둘 담고 모락모락 김이 나는 방금 끓인 물을 부을 때면 그 향기가 온방 안에 가득했죠.

 

어린 저에겐 금단의 음료였기에 그저 코만 킁킁 댈 뿐이었는데요.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하고 향긋한 커피 냄새 잊을 수가 없어요.

 

커피는 고종황제가 드셨을 정도로 생각보다 우리나라에 일찍 들어왔어요. 개화기 직후에 들어왔거든요. 이 커피가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일반인들에게 퍼지고요. 1970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인스턴트 커피가 만들어집니다. 1976년에 커피사에 한 획을 그을 커피+프림+설탕의 황금비율을 맞춘 커피믹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되었다고 하는군요.

 

참고로 커피믹스 소비량이 급증했던 때는 언제인지 아시나요? IMF 때였데요. 커피를 타서 가져다주던 직원들이 IMF로 해고되어 직원들 각자가 셀프로 타서 마시면서 커피믹스 판매가 급증했다는 뒷말도 있습니다.

 

음식의 역사 읽다 보니 맥심 커피믹스 하나 뜯어서 끓이고 폭신폭신한 카스테라 한 점 뜯어 커피에 푹 찍어 먹고 싶어집니다. 추억의 맛, 일명 소울푸드에 흠뻑 빠지고 싶네요.

 

살아가다보면 경험도 많아지고 새로운 것에 끌리기도 하지만 역시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게 맘 편하고 좋을 때가 더 많다. (364쪽)

 

소울푸드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오무라이스 잼잼 정주행을 적극 권해드립니다. 꿈트리와 함께 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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