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인문학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꿈트리숲 2020. 5. 25. 06:00

예전에 전안나 작가의 책에서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을 소개하며 문사철 600을 얘기한 기억이 있습니다. 문학 300권, 역사 200권, 철학 100권을 본격적인 사회 진출에 앞서 읽어 두면 지성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제가 올해 문사철 50권을 읽겠다 목표로 정하고 지금껏 읽은 책들을 보니 문학 위주로 많이 읽었더라고요. 문학 3, 역사 2, 철학 1 비율로 읽으려니 역사와 철학면에서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논어나 맹자 도덕경 같은 고대시대 철학은 조금 아주 조금 읽었는데요. 헤겔이나 니체 사르트르 같은 근현대 철학자의 사상도 꼭 만나볼 기회를 만들어야겠다 싶어요.

 

철학자의 평생 공부를 녹여낸 철학서는 한 권을 가지고 평생을 공부하는 이도 있고, 일 년을 통째로 들여서 읽는 이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몇 번 도전해보고 덮은 책들이 좀 있어서 조금 쉬운 방법을 택했습니다.

 

해설서나 청소년 대상으로 나온 책들을 읽고 철학자의 사상에 조금씩 접근해보려고 해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이 바로 그런 책입니다.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인데요. 이 책의 저자인 임승수 작가는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저자이기도 해요. 2년 전에 이 책을 읽고서 어렵게만 느껴졌던 자본론을 재밌게 읽었더랬죠.

그래서 임승수 작가의 마르크스 철학을 믿고 선택합니다.  마르크스 철학 원숭이도 이해할만큼 쉽게 설명해줄 것 같아서요.

 

마르크스라고 하면 공산당 선언으로 유명하지요. 마르크스의 사상은 공산주의의 근간을 이루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에 와서 공산주의는 실패한 사상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실패한 사상인 마르크스 철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임승수 선생님은 마르크스 철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시네요.

 

마르크스 철학은 곧 마르크스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것입니다. 마르크스의 철학과 관점에는 현대 자본주의사회에 만연한 돈 중심 철학의 문제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요구되는 새로운 철학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배금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6쪽)

 

중세 서양은 신 중심의 사회였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뜻으로 모든 걸 판별했어요. 그것이 곧 중세의 철학이었죠. 현대는 그럼 과학 중심의 사회니까 과학이 철학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 중심의 세계관이 대세이죠.

 

돈이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었기에 현대의 철학은 돈을 숭배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하는데요. 이런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잘 살아나갈 방법은 그건 흔들리지 않는 철학을 갖는 것일 겁니다. 철학이 바로 세계를 바라보는 자신의 생각이거든요.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이 자본주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마르크스의 철학이 필요하다 싶습니다. 혹시 또 누가 아나요.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할 힌트를 마르크스가 쥐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되면 자본주의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간 큰 생각도 해 봅니다.

 

마르크스는 노동계급이 주체가 되어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자본주의사회의 모순을 지양하는 발전 방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마르크스가 꿈꾸던 세상은 어떤 세상이었을까요? 1인 독재를 하는 공산주의였을까요. 아니면 대부분의 국민이 굶주리는 사회였을까요. 모르긴 몰라도 그렇지는 않았을 거라 짐작됩니다. 철학가는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한 사회가 될까를 고민하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는 연구는 하지 않을테니까요.

 

경제의 계획성과 공공성이 확대되어 주기적인 공황에 의한 생산력과 파괴 현상은 일소되고, 생산력이 끊임없이 발전해 사람들은 적게 일하고도 물질적으로 불편함이 없습니다. 모두가 능력껏 사회적 생산 활동에 참여하며, 넉넉한 여가를 활용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활동에 매진합니다. 물자가 풍부하니 마을 공동체의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리듯 누구나 필요한 만큼 공공의 재산에서 가져가 사용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굳이 남보다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지요. (295쪽)

 

적어도 이런 사회를 열망했겠지요. 마치 생각 속에만 존재하는 유토피아 같습니다. 그런데 노예제사회에서 자유 시민이 되는 건 꿈이라고 여겼지만 결국 사회는 모순과 갈등을 극복하고 모든 시민이 자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처럼 마르크스가 꿈꾸던 이상 사회도 언젠가 가능한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간의 실천이 쌓이면 역사는 발전한다. (301쪽)

 

세상을 바꾸는 건 역시 실천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꿈꾸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 모순을 해결하고 갈등을 극복하는 지름길인 것 같아요.

 

<마르크스, 서울에 오다> 이 책은 교사 권장도서이긴 한데 청소년이 읽기에 무리가 없는 것 같아요. 저처럼 철학 초보에게도 안성맞춤입니다. 마르크스가 서울에 와서 자신의 철학을 우리의 현실을 가지고 설명해주는데요.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바로 이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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