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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8개의 질문 - Part 1

꿈트리숲 2020. 6. 18. 06:00

제가 2년 전에 자기계발 강의를 들었어요. 원래는 1년 과정의 다른 강의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일정이 차질이 생겨서 빈 시간 뭐라도 배워 보자싶어 신청을 했더랬죠. 한 3개월 빡세게 책을 읽고 좋은 점을 찾아 실천하고 성과를 내는 과정이었는데요.

 

사실 그런 성격의 강의인지도 모르고 시작했다가 초반엔 어안이벙벙했습니다. 휘몰아치는 강의도 따라가야하고 매주 성과 발표도 해야하다니 '이거 영 잘못 신청했구만' 싶었어요. 전 성과발표 할 게 없어서 냉장고 정리 한 것 발표하고, 블로그 글 쓴 것 발표하고 그랬습니다.

 

어찌어찌 과정은 잘 끝났어요. 과정 중에 나의 꿈 발표, 인생 장기 로드맵 그리기, 비전 보드 만들기 등이 있었는데요. 사실 재빨리 만들어 내는 분들이 계셔서 저도 대충 그 밑그림에 맞춰 숙제하듯 하기는 했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지금껏 그것이 저의 꿈이고 장기 계획이 나의 미래 모습이고, 비전 보드에 붙여진 사진들이 저의 위시 리스트라고 믿고 있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과연 내 꿈이 맞나’, ‘내일도 알 수 없는데, 10년 뒤 20년 뒤를 어떻게 그리지’, ‘비전이라는 말은 굉장히 멋진 말인데, 비전 보드에다 갖고 싶은 자동차나 집, 다이어트 같은 걸 목표로 적는 건 비전과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 하는 딴지 아닌 딴지 거는 마음이 생기는 겁니다.

 

내 꿈을 깊이 생각해보기도 전에 다른 사람이 이게 좋아요, 이걸로 하세요 하는 말을 듣고 그 비슷한 꿈을 만들어 내 것이라 믿으니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마냥 마음이 편하지가 않더라고요. 그리고 꾸준히 이어지지가 않고요.

 

그래서 제 꿈은 천천히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인생 로드맵도 제가 좋아하고 꾸준히 하고 싶은 걸 찾으면 그에 맞게 바꾸고 싶어졌습니다. 비전은 요즘 많은 분들이 하시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한다’는 거창한 것 말고 소박하게 정하기로 했습니다.

 

프롤로그부터 저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책을 만나고서 꿈을 다시 생각해보고 로드맵도 수정해야겠다는 자신이 섰습니다.

 

우리의 삶은 결국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일상에서 차고 실천한 합이다. ‘무엇’에 대한 기준과 방향이 그 사람이 살아갈 인생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답을 갖고 사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이 배워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기본이 있으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8개의 질문 프롤로그)

 

김종원 선생님, 제가 <가장 낮은 곳에서 피는 꽃>에서부터 기억하고 있는 분인데요. 인문학 관련해서 책 출간을 계속 이어오고 계십니다. 저자는 “젊은이는 늙고, 늙으면 죽는다.”라는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을 20개월 이상 사색을 했다고 합니다.

 

그 문구가 주는 핵심 메시지는 오늘을 가치 있게 살라는 뜻이라는데, ‘대체 어떻게?’라는 의문이 들어 사색을 쭉 해왔었다고 하는군요.

 

전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도 사색이 필요하다 싶지만 그것보다 난 어느 한 문장을 붙들고 20개월을 아니 단 한 달이라도 계속 고민해봤던 적이 있던가 싶었어요. 길면 열흘 2주 정도는 고민해보는데요. 그러다 실마리가 잡히지 않으면 덮고 다른 생각으로 넘어갑니다.

 

이때 해결되지 않은 문제, 깊이 사색하고 통찰을 얻지 않은 문제는 언제고 제 인생에 또 나타나더라고요. 그래서 어쩌면 20대 때의 고민을 아직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년 전 그 강의 때도 깊은 고민 없이 얼떨결에 정한 저의 꿈과 로드맵 비전들이 내 것이 아니었던 까닭에 꾸준히 실천할 수 없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보여주기 위한 모든 삶에 작별을 고하라. 그리고 끊임없이 질문하라.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가?”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가?”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적절한 때를 알아야 한다. (13쪽)

 

‘나, 이렇게 멋진 꿈을 갖고 있어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위대한 비전도 갖고 있죠.’ 라는

보여주기 위한 꿈과 비전 말고, 재밌어서 즐거워서 자꾸만 하고 싶고 그래서 여럿이 함께 나누고픈 그런 꿈과 비전을 갖고 싶습니다. 여기에서 멈춰서서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탐구해보고 좋아하는 것에서 다시 시작해보려고요.

 

본격적인 책 소개는 내일 이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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