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다시, 초등 고전 읽기 혁명

꿈트리숲 2020. 7. 29. 06:00

 

 

9년 전 획기적인 책을 만나고 인문고전 공부에 매진해야겠다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그전에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서 저는 인문고전에 불이 붙었는데요. 그 좋다는 인문고전을 아이와도 함께 읽고 싶은 겁니다. 어떻게 읽나? 과연 아이에게도 효과가 있을까? 하던 차에 <초등 고전읽기 혁명>을 만났었죠.

 

눈이 번쩍 뜨이는 내용에 기뻐서 추천 도서들을 사고 학년별로 읽었으면 하는 책들을 아이에게 들이미는 등 저 혼자 부산하게 보냈던 시간이 생각납니다. 초등학교에서 8년간 아이들과 고전을 읽었더니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는 내용은 저에겐 ‘바로 이거였어’ 하는 메시지를 던져주었지요.

 

송재환 선생님의 고전읽기 프로젝트, 2011년에 읽고 2020년 <다시, 초등 고전 읽기 혁명>을 읽어봅니다. 사실 저희 아이는 이제 중학생이기에 초등 고전 읽기의 주 대상은 아닙니다만, 고전 읽기의 방법이나 추천 책들, 그리고 고전을 읽으며 가졌으면 하는 마음가짐은 아직도 이 책에서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는 21세기에 왜 캐캐묵은 옛날 이야기를 읽어야 할까요? 고전의 책 표지는 아이들의 시선을 확 끌 만한 화려한 요소도 전혀 없어서 오히려 외면받기 일쑤이고요. 글밥도 많거니와 내용도 당췌 알아듣지 못하는 한자어가 많아서 잘못 들이댔다간 영영 고전과 멀어지는 경우도 생기죠.

 

1차 산업혁명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 핵심 키워드는 ‘기술의 발전’이다. 우리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삶 또한 더욱 풍요로워지고 여유가 생기며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었다. 앞으로의 기술 발전은 지금까지의 기술 발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이런 기술 발전이 우리의 과거 믿음과 달리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만 같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35쪽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문제는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먹고사는 문제 같지만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나는 누구인지, 죽음은 무엇인지,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등 모두가 철학적인 문제라는 거죠.

 

그렇기에 인류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이 문제들은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고요. 세상이 더 발전할수록 인문학에 대한 필요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 예상됩니다. 새로운 기술이 대두되면 윤리적 판단도 뒤따라야 하는데요. 그런 판단의 도움을 인문학이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하게 될 인문학, 그중에서도 시간의 필터를 통과하고 살아남은 고전은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장점을 줍니다. 어휘력을 높여주고요. 사고력, 글 쓰는 능력, 관계 등 장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에요.

 

지식이 구슬이라면 지혜는 그 구슬을 꿸 수 있는 통찰력이다. 다양한 지식 구슬들을 활용하는 힘인 것이다.

지식을 가진 사람은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 간다. 156쪽

 

전 고전의 여러 장점 중에서도 지혜를 가지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제일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릴 때 고전이라고 해봐야 동화로 나온 것을 본 것이 다여서요. 어른이 되어 고전을 처음 읽어봤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전 저만의 길을 만들어 간다는 생각을 별로 못해보고 살았었어요.

 

그저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며 불평불만이 많았던 사람인데, 아이는 고전을 만나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책에는 고전을 읽는 방법도 자세히 소개되어있는데요. 차례를 수시로 읽기, 한 책을 20일 정도 품으며 천천히 읽기, 질문을 만들면서 읽기, 부모와 함께 읽기, 명구절을 기록하며 읽기, 책에 메모를 남기며 읽기, 소리 내어 읽기(부모가 읽어주기), 필사, 반복해서 읽기, 외국 고전은 번역서를 비교하며 읽기 등입니다.

 

내 아이에게 맞는 좋은 방법을 찾아서 평생의 지혜를 책임질 고전 친구를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그러자면 수고스러워도 부모님이 먼저 읽는 모습을 보여주시거나 읽고 추천해주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과거를 잘 들여다보아야 미래가 더 잘 보이고 미래를 향해 더 매끄럽게 나아갈 수 있다. 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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