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리딩으로 리드하라

꿈트리숲 2020. 8. 4. 06:00

제가 인문고전을 접할 수 있게 만들었던 책, 리빙룸을 리딩룸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학교로도 도서관으로도 만들게 했던 책 바로 <리딩으로 리드하라>입니다. 이 책과 첫 인연을 맺은 지 딱 10년이 됐네요. 전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논어를 항상 옆에 끼고 다니며 어디서나 펼쳐서 읽었습니다.

 

논어가 좋은 것보다는(그때만도 논어를 이해할 수 없었던지라-아직도 알아가는 중입니다) ‘나 이렇게 어려운 책을 읽습니다, 여러분’ 하는 의미가 더 컸었어요.

 

바보 또는 바보에 준하는 두뇌가 서서히 천재의 두뇌로 바뀌기 시작한다.

그동안 억눌려 있던 천재성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평범한 생각밖에 할 줄 모르던 두뇌가 천재적인 사고를 하기 시작한다. 23쪽

 

인문고전을 읽으면 천재의 두뇌로 바뀌기 시작한다는 말에 팔랑귀가 팔랑거렸습니다. 남편에게도 인문고전을 권하고, 딸에게도 잠자리에서 논어를 읽어주며 잠을 재웠었어요. 인문고전에 뭐가 특별한 게 있어서 사람을 그것도 철옹성 같은 두뇌를 변하게 할까 무척이나 궁금했는데요. 그 까닭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위대한 고전을 집필한 인류의 스승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깊은 정신적 대화를 하기 바란다. 그렇게 그동안 받았던 프러시아식 교육을 두뇌에서 털어내고 지혜와 진리를 추구하는 진정한 배움의 세계로 들어가기 바란다. 67쪽

 

우리가 받아왔던 교육은 대부분 질문이 없는 교육이었지요. 질문 없는 교육에는 오로지 정답만 자리 잡고 있어서 누가 그 정답을 많이 빨리 찾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내 안에 수없이 많은 질문이 떠올라도 학교와 사회가 바라는 정답을 척척 말하는 사람은 되지 못했지요.

 

인문고전을 읽으면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과 1:1 교육을 받는 거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그들은 쉽게 정답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게 만들어주죠.

 

저는 제 두뇌가 천재로 바뀐 경험은 아직 못했지만 인문고전 읽기가 저에게 준 효과는 느끼고 있어요. 바로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입니다. 인문고전은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슬로우푸드라는 걸 깨쳤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시간으로 공을 들이고 곱씹는 정성을 들여서 천천히 내 몸속에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인문고전이더라고요. 위대한 스승들의 글귀만 달달 외워 어디 가서 잘난 척을 할 수는 있지만 내 삶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인문고전은 명품백에 빈 지갑을 넣고 다니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겉은 화려하지만 내면은 텅 빈 초라한 모습이요. 눈치 빠른 타인은 알 수도 있겠지만 제일 먼저 아는 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겁니다.

 

겉은 화려하게 치장하면 할수록 내면은 더 헛헛해지는 느낌. 진실하게 인문고전을 읽은 사람은 시장바구니를 들고 다녀도 떳떳하고 속부터 꽉 차오르는 느낌을 가질 것 같아요. 그 안에는 천천히 소화된 슬로우푸드가 들어있기 때문일 겁니다. 인문고전은 나 스스로를 귀한 사람으로 여기게끔 만들어 줍니다. 위대한 스승들이 그 길을 걸어갔기에 스승들과 1:1로 대화를 나누고 질문을 주고받은 독자도 그렇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가난한 사람은 독서로 부자고 되고, 부자는 독서로 귀하게 된다. 140쪽

 

전 책을 통해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 함을 알게 됐어요. 독서로 부자가 된다는 것도 알아가고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인 것은 몇몇 큰 부자들은 인문고전 독서로 부자가 되긴 했지만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는 않는 것 같아서 인문고전의 역효과인가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인문고전을 생각이 열리게 해주는 도구로, 부자가 되는 방편으로 읽는 것도 좋지만 인문고전을 읽어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도 꼭 생각하며 읽어야겠다 싶습니다. 독서로 부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부자가 된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 것인지 위대한 스승들과 질의응답 해보고요. 귀한 사람이 되려면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인문고전 스승들의 삶에서 답을 구해봐야 할 것입니다.

 

최고의 인문고전 독서 교육 노하우는 당신의 두뇌와 심장 속에 있다. 98쪽

 

그렇습니다. 답은 내 안에 있습니다. 다만 그 답을 찾게끔, 답을 꺼내게끔 하는 이는 인문고전 스승들입니다. 인문고전으로 마음엔 여유를 생각엔 자유를 선물하는 우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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