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 좋다 (그림일기 80일간의 기록)

꿈트리숲 2020. 9. 18. 06:00

 

사진 - NASA/Unsplash

 

며칠 전 블로그 스킨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글이 몇 개 없을 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던 카테고리가 글이 500개를 넘어가니 필요성이 확 느껴진다. 나를 좀 더 잘 알기 위한 카테고리, 나를 좀 더 잘 표현하기 위한 카테고리. 너와 나의 연결고리가 아니라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를 연결해줄 오늘의 카테고리가 필요했다.

 

전공과목으로 컴퓨터 프로그램 과목들을 이수했지만 컴퓨터는 검색만 할 줄 알고, 블로그 글만 쓸 줄 아는 나. 그래서 스킨은 만지기가 겁난다. 잘못 만져 있는 블로그마저 망칠까 봐. 꾀를 하나 내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나 신박한 아이디어. 연습용 블로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아이디어가 섬광처럼 번쩍! 새로운 블로그를 하나 더 만드는거다. 거기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마음껏 연습하고 지금 블로그에 적용하는 거다.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해내다니 난 Hoxy ㅊ ㅈ?!

 

당장 시작. 블로그 개설은 5분 안에 뚝딱인데, 스킨은 역시 어렵구나. 날밤 샐 각이다. 설명을 수십번 정독하고, 데모 블로그 수십 번 클릭해보고 간신히 개미 눈물만큼의 깨침이 느껴진다. 그래! 이거구나!

시도하지 않았으면 영원히 어렵다고 쳐다보지도 않았을 스킨 변경. 해보면 되는거였어. 세상일이 다 그런 거야. 언제든 나의 시도를 받아 줄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난 문만 두드리면 되는 거였다. 아~~ 이처럼 단순하고 명료한 것이 인생이라니. (득도)

 

대문사진과 설명 글 정했고 이제 꿈 카테고리에 대표 사진과 설명글을 올려야 한다. 딸더러 '꿈'에 해당하는 사진을 좀 찾아보라고 미션을 주었다. 

 

딸 : 이런 것까지 내가 해야 해?

철판얼굴 맘 : 그래!

딸 : 할많하않

 

딸이 찾은 사진은 드림웍스 사진. 오호! 느낌 좋아. 굿굿 

내가 생각한 꿈 카테고리 설명글은 '글에 꿈을 담다'였는데, 꿈 카테고리에 꿈을 담는다는 표현이 좀 그렇다. 뭔가 2% 부족하다. 그래! 글에 나를 담자. 꿈 카테고리라는 게 내가 꿈꾸는 걸 다 모아놓는 거니까. 그 꿈이 곧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고 이루고 싶은 바람이니까 꿈이 곧 나인 거네. 좋았어. '글에 나를 담다' 확정! 내가 지어놓고 혼자 감탄하며 황홀에 빠진다. 후훗, 나란 여자 ㅋㅋㅋ

 

꿈 카테고리에 그림일기를 차곡차곡 모아보면 좋겠다. 일기에 나의 하루가 다 담겼고, 그 하루들이 모여서 나의 역사가 되니까. 하루의 일기에는 내가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다. 더디게 때로는 빡치면서 멈추기도 하고,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뭐 어때? 멈출 자유, 다시 돌아올 권리 다 내 거니까.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 혼자 우주를 떠돌더라도 지금 이대로의 내가 좋다. 우주와 내가 홀로 독대하는 멋진 상상. 그림일기가 나의 우주다. 난 그림일기 앞에서 매일 우주와 독대한다. 넌 뭘 담고 싶니? 넌 어떤 우주를 꿈꾸니?

 

 

 

가보지 않은 곳을 처음 구경하면 신기합니다.

그래서 자세히 봅니다.

인생도 그렇게 해보세요.

신기한 마음으로 자기 인생을 바라보세요.

 

어떤 일이든 처음 하듯이

새로운 마음을 내서

정성을 다해서 해봅니다.

<지금 이대로 좋다 中 처음처럼>

 

가보지 않은 곳을 처음 갔다. 신기해서 오래 자세히 본다. 내 앞의 일을 그렇게 봐야 하는거구나. 똑같은 일이어도 처음 하듯이 새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호기심을 갖고 내 인생을 바라보자.

 

 

'왜'가 아니라 '어떻게'입니다.

이미 살고 있는데

즐겁게 살 건지, 괴롭게 살 건지,

그건 나의 선택입니다.

아침에 눈 떠서 살아있으면

'오늘은 어떻게 살면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세요.

<지금 이대로 좋다 中 왜 사는 걸까>

 

즐겁게 살 건지, 괴롭게 살 건지 나의 선택이다. 나의 일기에 즐거움과 괴로움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어떻게 살면 즐겁고 어떻게 살면 괴로운지 일기가 해답을 알려준다. 답정너. 너답게 사는 게 가장 즐거운 일이야.

 

 

 

소통은 상대가 내 말을 듣고

이해해주는 게 아니라

내가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해주는 겁니다.

<지금 이대로 좋다 中 소통의 비결>

 

내 말만 하고 귀 막은 사람, 과거의 나이다. 무조건 내가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빚어진 불통. 이제는 어떻게 소통하는지 안다. 먼저 들어주기. 먼저 손 내밀기. 그리고 개그로 양념 치기.

 

 

 

자아실현이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도

무엇인가를 이룩해야 하는 것도 아닌

내가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지금 이대로 좋다 中 자아실현>

 

온라인 세상에는 금손 부자, 능력 재벌이 수두룩하다. 그들을 볼 때면 한없이 작아지는 나. 난 도대체 언제 자아실현을 하는 거지? 싶었는데, 내가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면 그것이 자아실현이라고 한다. 이룩하지 않아도 지금 하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면 OK. 비교급 인생에서 이제 그만 탈출하자. 마음만 먹으면 지금 바로 최상급 인생이다.

 

 

 

인생은 수를 놓는 것과 같습니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겪는 것이 그대로 인생입니다.

꽃을 놓든 잎을 놓든 배경을 만들든

수를 놓는 사람에게는

다만 한 땀 한 땀일 뿐입니다.

 

어떤 일을 겪든

순간순간이 다 소중한 나의 인생입니다.

어느 순간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 같아도

인생에 반복은 없습니다.

꽃을 여러 개 수놓는다고 해서

똑같은 꽃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오늘만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나날이 새로운 출발입니다.

<지금 이대로 좋다 中 인생은 수를 놓는 것과 같다>

 

매일 똑같은 일기인 것 같아도 매일매일이 다르다. 수를 놓는 사람에게는 완성작품의 위대함이 주는 무게가 아니라 바로 내 앞에 놓인 작은 한 땀에 기울이는 정성이 더 크게 다가온다. 10년 뒤 20년 뒤 거창한 나의 성공보다 오늘 밥 해먹는 거, 청소하는 거, 운동하는 거에 더 정성을 기울이자. 똑같아도 똑같은 게 아니다. 내 일기는 그 변화를 말해준다. 오늘도 내일도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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