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1분 과학

꿈트리숲 2020. 11. 10. 06:00

 

 

재밌는 과학책 한 권 소개해 드릴게요. 과학책?! 어려운 거 아니야? 지겨운 거 아니야? 라고 손사래 치신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립니다. 아주 짧아요. 만화거든요. 만화지만 유익한 지식은 다 담고 있습니다. 재미는 기본입니다. <1분 과학>, 웃다가 보면 책 한 권이 후다닥 끝나버려 아쉽기까지 한 정도에요.

 

저자 이재범 님은 한국 유튜브의 대표 과학 채널 ‘1분 과학’을 운영 중인 과학 크리에이터십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공부할 때 우울증을 앓다가 항우울제 처방받고 상태가 호전되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저라면, ‘아! 병이 나았네. 하던 공부 계속하자.’ 했을 텐데요. 저자는 항우울제 경험을 통해 과학의 경이로움에 푹 빠져들었다고 해요. 그때부터 1분 과학 채널을 개설해서 대중에게 과학의 재미와 즐거움을 알려오고 있습니다.

 

우울증 아니었으면, 항우울제 없었으면 오늘날 1분 과학 채널도, <1분 과학> 책도 없었을 뻔했네요.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얻게 되고, 그 영상을 만화로 풀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인데요. 제가 <이기적 유전자>, <코스모스>를 읽었었어요. 블로그에 책 리뷰도 남겼는데요. <1분 과학>책을 보니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도 있는 것을 나는 왜 구구절절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론들이 한방에 이해됐어요, ‘인터스텔라’ 영화에서 시간개념을 이해하느라 온갖 유튜브 영상을 찾아봤던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책에 소개된 꿀잼 과학 중 하나만 소개해 볼게요. 직접 보시면 더 재밌겠지만 일단 맛보기라도 한번 보셔요. 인간 수명에 관한 내용인데요. 여자는 왜 남자보다 오래 사는지 그 비밀을 파헤쳤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00세를 넘긴 사람들의 성별을 살펴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7배나 많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남자의 수명 단축 주범인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때문이에요.

 

몸이 늙는다는 건 우리 몸속 세포 분열이 점점 줄어들어 상처 나고 망가진 세포를 치유하는 능력이 감소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남성의 몸은 여성의 몸에 비해 손상된 세포를 치유하는 활동을 소홀히 한다. 남성은 자가 치유에 에너지를 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에너지를 어디에 사용하는 걸까? 182~183쪽

 

과학자들이 실험했어요. 수컷 새에 테스토스테론을 주입했을 때 수컷 새는 공격성이 강해지고 자식도 많이 낳았어요. 반면 수컷 반려견의 고환을 제거했더니 수컷들의 수명이 연장되었습니다. 영국의 생물학자 톰 커크우드는 ‘1회용 신체 이론’을 주장했는데요. 우리 몸이 사용할 수 있는 신체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는 이론입니다. 한정된 에너지로 신진대사, 번식, 치유 활동에 분배해서 사용하는데, 남자는 치유 활동보다 번식 활동에 더 많은 에너지를 할당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드는 호르몬이 바로 테스토스테론이고요.

 

실제로 사람이 고환을 제거해 수명을 연장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것도 우리나라에 있어요. 조선 시대 내시들이 그 예입니다. 한국의 생물학자 민경진 교수는 10여 년 전 사극 드라마를 보다가 내시의 수명이 궁금해서 알아봤다고 합니다. 내시는 왕이나 양반보다 평균 20년은 더 장수했고요. 내시 81명 중 3명은 100세도 넘겼다고 해요. 평균 수명 4~50세이던 조선 시대에 말이죠.

 

테스토스테론이 어떻게 남자의 수명을 단축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건 이기적 유전자에서 답을 찾았어요. 유전자는 자신을 데리고 다닐 운반체를 여럿 만들어서 분산투자를 합니다. 유전자의 목적은 ‘나’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 자신이 영생하는 것이거든요. 운반체인 ‘나’가 성인이 되어 번식할 수 있는 에너지만 투자해 자식을 여럿 낳도록 유도하고 유전자는 운반체를 갈아탑니다. 자식의 몸으로 옮겨가는 거죠. 말 그대로 이기적입니다.

 

내 몸속에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 유전자가 있다고 해도 기분 나쁘지 않네요. 그런 사실을 알려주는 과학 때문에요. 과학은 엄연히 존재하지만 내가 몰랐던 진실과 현실을 일깨워줍니다. 저자는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것을 현실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것을 현실이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말합니다. 앞으로도 여전히 존재하고 변하지 않을 것이 뭘까요? 인간보다 지구가 오래 살 것이고, ‘나’보다 유전자가 더 오래 살아남을 거라는 현실 아닐까요?

 

저는 과학이라는 현실을 배웁니다. 그리고 이 현실을 진정으로 배운다면, 사람들은 세상을 다르게 볼 것이라고 믿습니다. -서문 중에서

 

세상을 다르게 보는데 요 꿀잼 과학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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