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논어

논어 전 구절 생각필사#86(제 7편 술이)

꿈트리숲 2020. 12. 13. 06:00

제7편 술 이 (述 而)

 

7-26 공자께서는 낚시질을 하셔도 그물질은 하지 않으셨으며, 주살질은 하셔도 둥우리에 깃든 새를 맞히지는 않으셨다.

 

낚시를 하지만 그물로 잡지 않는다는 건 싹쓸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내가 필요한 양만큼 필요한 때 잡아먹고 어린 물고기는 잡지 않아야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다. 새를 사냥할 때도 마찬가지. 잠든 새나 어린 새는 잡지 않으므로서 인간됨을 지켜낸다. 

 

7-27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사람이 있지만, 나는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 많이 듣고 그중 좋은 것을 택하여 따르며, 많이 보고 그중 좋은 것을 마음에 새겨 둔다면, 이것이 진실로 아는 것에 버금가는 일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보다 살면서 배우고 익히고 실천해서 아는 것이 더 낫다. 또 그런 사람이 더 위대하다.

생이지지 보다 학이지지가 더 훌륭함. 천재보다는 꾸준히 노력해서 나아지는 인재가 공자에게도 더 큰 의미였던 것 같다.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 한탄하지 말고 많이 듣고 보고 실천부터 해보자.

 

7-28 호향 사람은 더불어 이야기하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는데, 그곳의 아이가 공자를 찾아뵙자, 제자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바른 길로 나아가는 자는 받아들이고 바른 길에서 물러나는 자는 받아들이지 않는 법인데, 배우겠다고 찾아온 사람을 어찌 모질게 대하겠느냐? 사람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바른 길로 나아가려 하여 그 깨끗함을 받아들인 것이니, 지난 일에 연연할 것이 없다."

 

호양은 천민들이 사는 동네. 천민 동네 아이가 공자를 만나자 제자들이 이상하게 여긴다.

공자는 출신을 가리지 않고 배우려는 그 순간에 어떤 마음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배움에는 출신과 학력, 나이, 재산 등이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배우고자 하는 이의 진실한 마음과 성실한 태도가 중요하다.

 

7-29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仁)이 멀리 있는가? 내가 인을 실천하고자 하면, 곧 인은 다가온다."

 

인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내가 인을 실천하겠다 마음만 먹으면 인이 되고 사랑이 된다. 인은 곧 사랑.

사랑의 실천은 무엇일까? 선한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선한 마음을 타인에게 표현하고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

공감하면 슬픈 일을 위로하고 싶어 지고 힘든 일은 덜어 주고 싶고 기쁜 일은 같이 기뻐하고 싶게 된다. 우리 주위에는 인을 실천할 대상이 너무 많다. 가벼운 눈인사, 감사 표현부터라도 한다면 공감이 선이 되고 선은 사랑이 되고 그것이 곧 인이 될 것이다.

 

7-30 진나라의 사패가 "소공은 예를 아는 사람입니까?"라고 여쭙자, 공자께서는 "예를 아는 사람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물러가시자, 인사하며 무마기를 맞아들이면서 말하였다.

"나는 군자는 편당을 짓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군자도 편당을 짓습니까? 임금(소공)은 오나라에서 부인을 취하였는데, 성이 같기 때문에 부인을 오맹자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임금이 예를 안다면 누가 예를 알지 못하겠습니까?"

무마기가 이를 알려드리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행복하구나! 진실로 허물이 있으면 사람들이 반드시 알려준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함을 넘어 타인이 자신의 잘못을 일깨워주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공자. 남이 나의 잘못을 내 제자에게 일러 나에게 전달된다면 아마 몹시 부끄럽고 화가 날 것 같은데, 공자는 행복하다고 한다. 이런 마음가짐은 평범한 사람(나 같은 사람)은 쉽게 가질 수가 없다. 가급적 잘못을 하지 않아야겠지만 잘못을 해서 누군가 잘못을 지적해준다면 나의 허물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여겨야겠다.

 

7-31 공자께서는 사람들과 노래 부르는 자리에 어울리시다가 어떤 사람이 노래를 잘하면, 반드시 다시 부르게 하시고는 뒤이어 화답하셨다.

 

공자는 노래를 즐겨 불렀다.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을 만나면 감동하고 기뻐해서 다시 한번 그에게 노래를 청하고 따라 불렀다고 한다. 엄격하게 예를 갖춘 모습보다 그저 일상을 즐기고 삶이 곧 예술이 됨을 몸소 보여준다. 내가 즐기겠다고 마음먹으면 일상이 다 즐길거리고 일상에 감동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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