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논어

논어 전 구절 생각필사#94(제 9편 자한)

꿈트리숲 2021. 1. 9. 06:00

제9편 자 한 (子 罕) 

 

9-11 공자께서 병이 심해지자 자로가 제자를 시켜서 가신 노릇을 하게 했다. 병이 조금 뜸해지시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오래되었구나, 유가 거짓을 행한 지가! 가신이 없으면서 가신이 있는 척을 하다니, 내가 누구를 속이겠느냐? 하늘을 속이겠느냐? 또한 내가 가신의 손에서 죽기보다는 오히려 자네들의 손에 죽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또 내가 비록 성대한 장례는 치러질 수 없다 하더라도, 길바닥에서 죽기야 하겠느냐?"

 

가신은 장례를 준비하는 역할을 하는데, 관직이 있는 귀족들만 둘 수 있었다. 이에 공자가 자로를 꾸짖으며 자신은 가신을 둘 수 없는 처지라고 하늘을 속일 수는 없다고 말한다.

죽더라도 떳떳하게 한 점 부끄럼없이 살다 가겠다, 거짓을 행하면서까지 장례를 치르고 싶지 않다는 공자의 의지가 느껴진다.

 

병이 들어도 자신의 신념을 흐뜨러트리지 않는 공자이다.

 

9-12 자공이 말하였다. "여기에 아름다운 옥이 있다면 궤 속에 넣어서 보관해 두시겠습니까? 좋은 상인을 구하여 파시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팔아야지! 팔아야지! 나는 상인을 기다리는 사람이네."

 

선비는 속세를 떠나 공부와 수양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공부를 세상에 펼치고 널리 이롭게 하는 사람이다. 공자는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능력을 적극적으로 팔 것이라고 한다. 세상과 타협한다는 뜻보다 내 능력을 인정해주는 곳에서 뜻을 펼친다는 쪽에 가깝다.

공부만 하는 사람은 No. 내 공부가 생활을 더 낫게 삶을 더 이롭게 만들어야 한다.

 

9-13 공자께서 동쪽 오랑캐의 땅에 가서 사시겠다고 하자, 어떤 이가 말하기를, "누추할 텐데 어찌 지내시려 하십니까?"라고 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가서 살면 교화가 될 터인데, 무슨 누추함이 있겠느냐?"

 

군자가 가서 사는 곳은 세상의 희망이 피어날 수 있는 곳이고 문명이 싹트고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곳이라고 공자는 생각했다.

훌륭한 사람이 있는 곳은 아무리 누추한 곳이라도 사람이 모여들고 배움과 문화가 생긴다.

 

 

9-14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온 뒤에야 음악이 바르게 되어 아와 송이 각각 제자리를 찾았다."

 

정치에 진출하여 세상을 바꾸고자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고향으로 돌아온 공자.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삶이 끝난 것은 아니다.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일을 해내면 된다. 공자는 후학 양성을 하고 아악과 제례 음악을 복원했다.

평생 정치만 바라보고 있었다면 오늘의 공자는 없었을 것이다. 꿈을 이루지 못해도 삶은 계속되기에 나의 쓸모를 찾아보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9-1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가서는 벼슬 높은 이를 섬기고, 들어와서는 어른들을 섬기며, 상을 당했을 때는 감히 정성을 다하지 않음이 없고, 술 마시고 실수하지 않는 일과 같은 것은,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직장 상사 잘 보필하고 집에서는 어른을 잘 모시고 상례에서 최선을 다하며 술 먹고 실수하지 않기.

현대인의 일상의 바람과 별 차이가 없다. 성인이라 여겨지는 공자도 결국 실수하고 배우며 익히는 사람이다.

날 때부터 성인은 없듯이 성인의 시작은 다 범인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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