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논어

논어 전 구절 생각필사#97(제 9편 자한)

꿈트리숲 2021. 1. 17. 06:00

제9편 자 한 (子 罕) 

 

9-26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해진 솜옷을 입고서 여우나 담비 털가죽 옷을 입은 사람과 같이 서 있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바로 유로다!" 그러나, '남을 해치지도 않고 남의 것을 탐내지도 않으니 어찌 훌륭하지 않은가?"라는 시의 한 구절을 자로가 평생 외우고 다니겠다고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도(道)야 어찌 훌륭하다고까지 할 수 있겠느냐?"

 

자로는 해진 솜옷을 입어도 여우나 담비 털가죽 옷을 입은 사람 앞에서 부끄러워 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힘을 내세워 남의 것을 빼앗고 해치지도 않으니 공자가 훌륭하다고 하였다. 자로는 공자의 이 말을 줄줄 외우고 다녔는데, 공자는 그런 말을 외운다고 해서 도를 깨우쳤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한다.

도를 깨우치는 기본은 갖추었으나 도의 본질에는 자로가 아직 도달 못했던가 보다. 

부족한 겉모습을 남 앞에서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 힘으로 남의 것을 빼앗지 않는 태도를 가졌다면 남의 칭찬을 말로만 새길 것이 아니라 살면서 꾸준하게 실천해가야 한다.

 

9-27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

 

추사 김정희가 이 구절을 읽고  <세한도>를 그렸다고 한다.

모든 나무가 푸르른 여름에는 어느 나무가 끝까지 푸르를지 알 수 없다. 추운 겨울이 되고 눈이 펑펑 쏟아지면 여전히 곧고 푸른 나무를 알 수가 있다.

추운 겨울이 되어서야 시들지 않은 소나무와 잣나무를 알아볼 수 있는 것처럼 어려운 상황이 닥쳐야 훌륭한 인재를 알아볼 수 있다. 그래서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하는가 보다.

 

9-28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인(仁)한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혜는 사람을 불안하게 하지 않는다. 불안은 본질을 모를 때 생긴다.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지혜가 있으면 세상의 안개가 걷히고 명확해질 것이다.

안다는 것은 불안이 사라지는 것이다.

인은 곧 사랑, 사랑은 근심하지 않는다. 나를 믿고 남을 믿으면 근심할 일이 없어진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타인에 공감하며 사랑을 실천할 것을 공자는 말하고 있다. 나를 믿고 남을 믿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랑은 용기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것. 용기는 두려움을 없애주고, 불안을 멀어지게 한다.

 

9-29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함께 도(道)로 나아갈 수는 없고, 함께 도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도 입장을 같이 할 수는 없으며, 입장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른 판단을 함께 할 수는 없다."

 

함께 배움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각 단계마다 다 함께 할 수는 없는 것이 삶의 이치이다. 같은 학교에서 출발하더라도 저마다 삶의 종착역은 다 다르고 삶의 궤적도 천차만별이다. 

각자가 처한 환경과 배움의 정도, 열정, 간절함이 다르기에 함께 나아가도 입장이 다르고 설령 입장이 같다고 하더라도 상황 판단은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환경에서 어떤 것을 배우더라도 지금이 최고다 여기다 끝이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더 낮추어 세상을 받아들이는 유연함이 있어야겠다.

 

9-30 '산앵도나무 꽃이, 펄럭 펄럭 나부끼네. 어찌 그대 그립지 않으리요마는, 그대 머무는 곳 너무 머네.'

공자께서 이 시에 대해 말씀하셨다. "그리워하지 않는 것이지, 진정 그리워한다면 어찌 거리가 멀 까닭이 있겠는가?"

 

하원지유(何遠之有) - 먼 곳이 어디 있겠는가?

"사랑하는 연인을 보고 싶지만 너무 멀어 갈 수가 없다"

공자는 이 시를 간절함이 없다고 평한다. 마음이 있다면 거리가 먼 것이 문제요, 시간이 없는 것이 문제겠는가?

정말 보고 싶고, 가고 싶고, 이루고 싶다면 세상 모든 부정의 이유는 핑계가 될 뿐이다.

 

2018/09/17 - [배움/논어] - 논어 - 7

 

논어 - 7

월요일은 논어 월요일은 논어, 일곱번째입니다. 오늘은 9편 자한(子罕)편부터 시작합니다.^^ 제가 읽은 논어 해설서는 원문과 가깝게 풀이가 되어있는 반면, 공자가 살던 때의 시대상이나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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