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가끔 심심풀이로 해보는 성격 테스트. 돈 주고 진지하게 하는 것이 아니어서 별로 믿음이 안 가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결과를 받아보면 내 성격과 비슷하게 나와서 놀란다. 나중에 그 테스트를 또 해봐도 같은 결과가 나오니 왠지 더 믿음이 간다.

 

예전에는 혈액형이나 별자리 가지고 성격 알아보는 것이 유행했는데, 요즘 20대는 MBTI 성격 테스트를 즐겨 한다고 한다. 도구만 달라질 뿐 자신의 성격에 관심 두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MBTI 예전에 비싼 돈 주고 온 가족 검사를 한 적이 있다. 육아가 너무 힘들어서 내 성격에 문제가 있나 싶어 하는 김에 온 식구 다 검사를 했다.

 

결과는 나는 ISTJ, 딸은 ENFP, 남편은 ISFP였다. 결과 보면서 내가 힘든 이유가 있었네 하고 푸념을 했다. 딸의 성격과 나 사이에는 하나도 일치되는 것이 없었으니. 그때 심리상담사가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도 그런 줄 알고 나랑 같은 성격이 하나도 없는 딸과 어떻게 잘 지내볼까가 그때 최대 관심사였다. 그렇게 쭉 살아왔는데, 8년이 지나서 작년 어느 날 인터넷에서 해보는 MBTI 검사를 해봤다.

 

결과는 대반전! ENFJ. 대충해서 그런가 싶어 다시 했는데도 결과는 같았다. ‘그래 공짜로 하는 거니까 그렇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최근에 아이가 검사하기에 덩달아 또 해봤더니 역시나 ENFJ. 따지기를 좋아하고 꼼꼼했던 ISTJ와 덜렁덜렁 대충 사는ENFJ 사이에 공통적인 것은 J 하나밖에 없다. [E(외향) I(내향), S(감각) N(직관), T(사고) F(감정), J(판단) P(인식)]

 

8년 동안 내 성격이 상전벽해라도 되었단 말인가!

8년 전의 나의 성격은 하루에도 열두 번 널을 뛰었고, 화도 잘 냈다가 울기도 잘 울고, 심신의 안정이 절대 필요한 사람이었다. 난치병 진단을 받고 투병하는 것도 온전히 못 받아들였는데, 육아에 살림까지 뭐 하나 제대로 컨드롤 되는 게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결혼 생활과 육아는 사람의 성격도 바꾸는 것일까. 싱글일 때의 환경과 아내로 엄마로 살 때의 환경이 완전 달라졌기에 성격을 환경에 적응시키는 것이 생존에 유리한 선택이라고 본능적으로 여겼던 것 같다. 그렇다고해서 성격이 달라졌다고 나의 본 모습이 사라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감정이 널 뛰던 것도 나이고, 수시로 개그를 짜내 딸을 웃기려고 하는 것도 나이다. 내 안에 수십 종류의 성격이 들어있는데, 상황에 따라서 환경에 따라서 그때그때 특히 많이 드러나는 성격이 있을 뿐이다. 힘들 땐 말 수가 줄어드니 내성적으로 되고, 몸이 아프니 감각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기분 좋을 땐 어디가나 웃게 되고, 실없는 농담도 하니까 외향적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어떤 것이 나의 진짜 모습인지 고민한다면 부질없는 일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원래 사람은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야 정상이 아닐까. 내 속에 내가 여럿 있어야 상황에 따라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나를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수많은 성격의 사람을 대하고 수시로 변화는 환경을 마주해야 하는데, 오로지 한 성격으로 버티어 내기에는 세상이 만만치 않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계획대로 일이 잘 진행되면 하이텐션 되었다가도 저녁에 내 이야기에 남편의 무뚝뚝한 반응을 보면 급 침울해진다. 하루에도 천상과 지하를 오가는 이런 성격도 정상인의 범주에 충분히 들어가야 한다.

 

내 속에 어떤 내가 들어있는지 궁금하시다면...

www.16personalities.com/ko/%EB%AC%B4%EB%A3%8C-%EC%84%B1%EA%B2%A9-%EC%9C%A0%ED%98%95-%EA%B2%80%EC%82%AC

무료 성격유형검사 | 16Personalities

플라워 MBTI www.lu42.co.kr/campaign/flowergarden/mbti

LU42 - 프리미엄 셀렉트샵

동물 MBTI myanimal.kokkiri.kr/

무의식 속 숨은 동물 찾기 심리테스트 ㅣ 코끼리

과자로 알아보는 MBTI spti.snackpot.kr/?r=l&lang=ko

스낵으로 보는 내 성격, SPTI

역시나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