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트렌드 코리아 2021(자본주의 키즈)

꿈트리숲 2021. 2. 2. 06:00

몇 달 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처음 참여해봤어요. 평소 관심 있어 하는 작가분의 방송이라 유튜브 라방(이라고 하더라고요, 라이브 방송을요)이 뭔지도 모르고 신청하고 들어갔죠.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호스트의 모습을 보는 것도 신기한데, 한쪽 옆에는 계속 댓글이 쭉쭉 올라오기에 아이쿠 정신없다 했거든요.

 

저도 댓글 몇 개 남기고 있는데, 갑자기 댓글 창이 형형색색으로 번쩍번쩍하면서 돈 액수가 뜨는 겁니다. 이건 뭐지? 싶어서 유심히 보다가 ‘음…. 광고구먼’ 하면서 제 나름의 결론을 내렸더랬죠. 그런데 라방을 진행하는 작가님이 “OO님 이렇게 응원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라방도 신세계인데, 댓글 창에 돈이 오가는 건 또 다른 세상이었어요. 그 뒤로 몇몇 분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만원, 삼만 원, 오만 원씩 댓글 창에 돈을 쏟아냈어요. ‘21세기 젊은 사람들은 응원을 저런 식으로 하는구나’를 격하게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것이 슈퍼챗, 일종의 별풍선이라는 것을요.

 

2021년 트렌드 : 자본주의 키즈

 

트렌드 코리아 2021을 읽으면서 ‘자본주의 키즈’라는 단어를 만났어요. 박세리 키즈, 김연아 키즈는 들어봤어도 자본주의 키즈는 낯선 단어인데요.

 

자본주의 속에서 입고 먹고 배우고 놀며 자랐기에 자본주의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이에 최적화된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요즘 소비자들을 ‘자본주의 키즈’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201쪽

 

책에서는 이런 말도 합니다. 본인이 애정하는 유튜버의 수익을 늘려주기 위해 광고를 끝까지 시청하는 것은 물론 광고가 없는 영상에는 광고를 좀 넣어달라는 요청도 한다고 해요. 이른바 ‘자본주의적 팬심’이라고 합니다.

 

자본주의 속에서 입고 먹고 배우고 자랐기 때문에 소비에는 지불이 따른다는 법칙을 어려서부터 체득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더 좋은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내가 응원해주는 방법은 광고를 끝까지 시청해서 그 유튜버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거죠.

 

앞에서 언급했던 유튜브 라방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되더라고요. 좋아하는 작가가 유튜브를 계속할 수 있도록, 혹은 더 좋은 책을 낼 수 있도록 슈퍼챗으로 응원했던 거죠.

 

어찌 됐든, 자본주의 키즈는 좋아하는 곳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고, 또 소비에는 반드시 지불이 따른다고 여긴다는 거죠. 그럼 자본주의 키즈는 소비만 할까요? 소확행이다 욜로다 해서 명품 플렉스 하고 과시성 소비를 즐길 것 같은데, 오히려 요즘 가장 재테크 공부를 많이 하는 연령대가 2030 세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식은 물론 부동산, 외환에 금까지 젊은 세대의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경제 지식이 부족해서 내 돈을 잃어버리는 부모 세대를 닮지 않기 위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는 그들을 ‘부지러너(富+부지런+er 또는 부지런+learner)’라고 한다죠. 자본주의 키즈는 부지런하게 부에 대해 배워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경제 지식을 이제 배워가는 중이라 부지러너에 들어가야 하는데요. 21세기를 청년으로 살아갈 제 딸에게 부족하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경제 얘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화폐가치와 대출, 투자 등등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지식, 그러나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지식을 알려주려 합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은 자본주의 키즈는 물론 코로나 키즈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알려줘야 할 게 더 많아져서 제가 공부할 게 더 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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