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일상

몸이 하는 말, 마음이 전하는 소리

꿈트리숲 2021. 2. 10. 06:00

 

구글이미지-제가 간 날도 딱 이 모습

 

응급실

 

살려는 사람, 살리려는 사람

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피와 땀의 드라마

 

 

몸과 마음은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혼연일체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몸을 쉴 틈 없이 과하게 움직이면 마음이 괴롭고

마음을 심하게 쓰면 몸이 덩달아 몸살이 나기도 한다.

 

그걸 알면서도...

 

한 달여 동안 마음을 호되게 썼다.

자기 계발한다고 아등바등해도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뭐라도 해봐야겠다 싶어 이거 저거 궁리하느라 마음 쓰고,

이사 계획이 잡혀서 사는 집도 보여주고 살 집도 보러 다니느라 신경 쓰고

전세로 살지 내 집을 가질지 고민에 또 고민... 고민의 연속

이 와중에 남편은 묵언 수행을 하고 있어서 내 마음은 사포에 쓸리는 느낌이었다.

 

결국

 

탈이 났다.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없어 쓰러지고 내 입으로 병원을 외쳤다.

아픈 것이 두렵다. 많이 아팠던 사람은 조금만 아파도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다.

병원이 가까워서 다행이다.

밤이나 새벽이 아니고 아침에 쓰러져서 다행이다.

평일이 아니고 주말이어서 다행이다.


응급실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고함치는 사람, 제지하는 사람, 의료기구 작동하는 소리, 의료진이 환자 이름 부르는 소리 등.

몸이 아프다고 소리치고, 마음이 서럽고 슬프다고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소란 속에서 오히려 나는 차분해지고 정신이 돌아오는 게 느껴졌다.

뇌 CT를 찍고 심전도, 엑스레이, 피검사, 소변검사까지 일사천리로 착착 진행된다.

이번에 처음 해보는 동맥혈 검사까지. 내 손은 또다시 선명하게 병원 흔적을 남겼다.

 

무리해서라도 글을 쓰고 싶었지만 놓아야 할 때 놓을 줄 아는 것도 용기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 성실함이라도 나의 무기로 갖고 싶지만, 내 체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대신 잘 쉬고 난 후의 글은 더 편안하고 더 공감 가는 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며칠 새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고 궁금해하시고 안부 물어봐주신 꿈블리분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연휴 동안 몸도 마음도 내 허용치 내에서 전략적으로 효율적으로 쓰시고 적절한 휴식 꼭 가지시길 바랄게요.

몸이 아프면 마음이 서럽고, 마음이 우울하면 몸에 힘이 다 빠지더라고요.

 

건강하고 즐거운 설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