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연금술사

꿈트리숲 2021. 2. 22. 06:00

 

 

17년 만에 다시 꺼내 본 연금술사

30대에는 보이지 않던 문구가 보이고, 그때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 느껴진다.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1988년에 900부를 시작으로 전 세계의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약 3천만 부까지 출간되었다고 한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니 고전의 반열에 들기에 충분한 작품인 듯하다.

 

<연금술사>가 이렇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금술과 양치는 청년과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17년 전에는 몰랐던 그 답을 양치기 산티아고의 여정을 다시 따라가면서 어슴푸레 알게 되었다.

 

산티아고는 자신 존재의 의미가 여행에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신학도에서 양치기로 삶을 바꿨다. 안달루시아 초원에서 양 떼를 몰고 양들의 먹이인 목초와 물을 따라 여기저기 옮기는 것이 자신의 꿈을 매일 실현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어느 날 살렘의 왕이라는 한 노인을 만나 ‘자아의 신화’라는 알 듯 말 듯 한 말을 듣고 꿈에 나왔던 피라미드를 찾아 나선다. 떠나기 전 산티아고는 양치기가 되기 위해 보냈던 시간을 되새겨 본다. 양 치는 법, 양털 깎는 법, 좋은 목초지 위치, 양을 사고파는 가격까지 이제서야 훤히 꿰뚫게 되었는데,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떠나려니 주저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도전과 모험은 두려운 것이다. 현재가 만족스럽든 그렇지 못하든 간에 현재 내가 누리는 것들을 다 포기하고 전혀 새로운 곳으로 떠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떠나 본 자만이 나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더 넓은 세상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산티아고의 가슴 뛰는 꿈은 여행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양치기가 되었지만, 어느새 양치기도 가슴 뛰는 꿈이기보다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되어서 자신의 진짜 꿈, 진짜 원하는 삶을 잊고 살게 된다. 살렘의 왕을 만나 다시금 자신의 꿈을 일깨우게 된 것.

 

 

 

연금술은 납이나 돌 같은 비금속을 금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여기엔 물리적 시간과 열이 더해지고 여러 광물과 화학적 반응이 어우러져 금이 탄생한다. 돌이 자신의 신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만나게 되는 본질이 금이듯이 사람은 자신의 신화를 통해 궁극에 도달하면 내면의 본질을 만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 마음의 보물, 진정한 자아 찾기가 아닐까.

 

연금술엔 시간과 열, 화학 반응이 필요하듯이 내 마음의 보물을 만드는 연금술에는 인생 여정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장소,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스페인에서 자신이 누리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집트 피라미드까지 가는 여정에 산티아고는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킨다.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만약 산티아고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더라면 피라미드는 포기하고 다시 양치기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그를 끝까지 가게 만든 동력은 사람과 환경으로 인한 성장이었다. 여정 속에서 성장하고 그러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양치기로 살 때는 색깔과 모양이 정해진 프레임을 끼고 세상을 봤다면 여행을 하면서 프레임과 색깔이 다 벗겨지고 오롯이 만물 존재 그대로 바라보게 되었다.

 

현실을 뒤로하고 모험을 떠나 찾고 싶었던 보물은 실은 나의 일상에 있었다는 깨달음을 얻은 산티아고. 마치 파랑새가 우리 집 안에 있었던 것처럼. 꿈을 이루는 과정은 도전이고 모험이지만 꿈을 이룬 이후의 삶은 다시 일상이 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 일상이 간절히 바라던 꿈이었고, 보물이었다는 걸 잊지 않으면서.

 

남 보기에는 초라한 인생이라도 한 사람의 삶은 그에게는 세상에서 단 한 권뿐인 역사책만큼이나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역자 후기-

 

자신만의 진정한 보물은 비교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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