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일상

어제를 보며 오늘이 더 나은 날인지 알아간다

꿈트리숲 2021. 3. 3. 08:56

 

 

작년엔 전대미문의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혹독하게 훈련이 되어서 그런지 올해는 학사 일정에 맞춰 3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예년보다 준비해야 할 것이 더 추가되기는 했지만, 학교 가는 아이의 얼굴에 설렘이 가득하다.

 

이 시국에 학교에 가도 걱정, 가지 않아도 걱정이라고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는 학교에 가는 것이 기대되고 즐겁고 한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과연 입학식이 제대로 진행될까 했는데, 백신 접종 소식과 함께 정상적인 입학 소식은 희망을 알리는 희소식이자 들뜨는 봄소식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줘야 하는 유치원 입학, A부터 Z까지 다 알려줘야 하는 초등 입학, 할 수 있는 게 하나둘 늘어난 중학교 입학을 뒤로하고 십 대의 마지막 입학을 했다.

 

 

입학식을 기념하기 위해 혼자 텅빈 운동장이라도 남겨본다

 

올해부터 고등학교 의무 교육이 시작되어 운 좋게도 수업료가 면제되는 특혜(?)를 누리게 되는 딸. 교복도 무상 지원받는 등 나의 학창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혜택을 받고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준비해준 입학 축하 튤립 선물을 받고 기뻐하다가도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어서 무인도에 있는 것 같다며 기분이 가라앉기도 했다.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더라도 지켜보는 내 마음은 한없이 흐뭇하다. 그 모든 감정이 고등학교 3년을 알차게 만들어줄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무인도에 있어도 꽃은 이쁘다, 그지?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경험하며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3년이 되기를 바라본다.

 

딸은 과거를 살아본 적이 없기에 나의 학교생활 때와 비교해서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 피부로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자신의 후배들을 보며 세상 좋아졌다고 말할지도. 나 역시 우리 엄마 세대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기에 지금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를 피부로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다만 딸을 보며 세상 좋아졌다고 느낄 뿐이다.

 

그리고 작년을 기억하며 지금이 훨씬 더 좋아졌다고 여기고 있다. 정체도 모르고 치료제도 없었던 팬데믹 상황보다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도 알게 되고 백신도 접종하게 된 2021년이 더없이 나은 세상이다.

 

올해는 아이의 필통이 강제 휴직하는 일이 없도록 방역과 백신 접종이 무사히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 어제보다 조금이나마 일상이 회복된 오늘이 나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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