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 23

솔거미술관

불편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제가 3년전 인천으로 이사오면서 한 40년 가까이 산 울산을 처음으로 떠났어요. 여행으로야 울산을 떠나봤지만 거의 울산 토박이, 울산 큰애기로 살았었죠. 울산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울산은 다 안다, 울산과 아래 위로 붙어있는 경주와 부산도 가볼만큼 가봤다 생각하구요. 그래서 지난 3년 동안 명절때나 아이 방학때 내려가면 근교 나들이를 하기보다는 친구들 만나서 수다 떠는 게 일이었습니다.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씩 못 본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웠어요. 매번 그런 식으로 보냈더니 뭔가 좀 아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울산도 누군가는 관광지로 여행하는 곳인데 나도 그런 마음으로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좀 이른 휴가를 가면서 울산 가면 어디를..

채움/국내여행 2019.07.31

역사의 쓸모

나의 일생으로 삶에 답하기 학교 다닐 때 역사라고 하면 대학 입시 시험의 한 과목쯤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빡세게 외우는 과목이라 생각했어요. 역사적 사건의 연도를 순서대로 외우고 제도나 관습 모두 몰이해 위에 암기의 기둥만 세웠었죠. 그랬더니 남는 것은 단편적 지식만 머리에 둥둥 떠다닙니다. 역사서나 역사 다큐를 볼라치면 지루하거나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게 연결되지 않은 지식, 부실한 토대 위에 세워진 암기 지식 때문이었던 거에요. 어른이 되고 역사적 사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붙이게 되니 그때의 사건들이 조금씩 이해가 되었어요. 왜 인적 물적 자원이 귀한 시대에 황룡사 9층 목탑을 만들었을까? 고려는 왜 망했을까? 갑신정변은 왜 실패했으며 동학 농민운동은 어떤 의미인가 등등. 비로소 사..

배움/책 2019.07.30

토지 18

자손의 핏줄을 타고 돌게 되는 나의 모든 것 토지에는 남녀간의 사랑 보다는 등장인물들이 시국을 한탄하고 앞으로의 일들에 저마다의 생각을 얘기하는 것이 종종 나옵니다.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은 스쳐가는 바람처럼 왔다가 금방 사라지는 정도지요. 때로는 애욕에 사로잡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포로가 되는 장면도 심심찮게 그려지는데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전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가지고 싶다는 소유욕일 뿐이지요. 대부분 힘으로 또는 신분을 이용해 주로 남자가 여자에 대해 욕심을 부립니다. 여자와 노비는 주권이 없는 시대라 이해는 하지만 그런 장면이 나올때마다 참 씁쓸했어요. 양현이는 이상현과 기화 사이에 난 딸인데요. 양반 가문의 핏줄을 절반은 타고났기에 상현이 집에서 양현이를 호적상 딸로 받아들입니다. 서희가 애..

배움/인문학 2019.07.29

영화 - 나의 소녀시대

꿈트리... 나의 소녀 시대 제가 20대에는 개봉작은 거의 놓치지 않을 정도로 영화를 많이 봤었는데요. 물론 과한 폭력, 욕설, 성적인 내용 등은 지양하고 대부분 잔잔하거나 재밌는 영화 위주이긴 했어요.(그래서 정우성 배우의 영화를 한편도 못본 기이한 일이...) 그러던 제가 결혼하고 아이 낳고 정말 가뭄에 콩 나듯 간간히 영화를 봐와서 또 애니만 봐와서요. 영화에 대한 감이 이제 많이 떨어졌어요. 요즘은 거의 딸을 통해 영화 정보를 얻고 아이가 좋다는 것 위주로 보게 됩니다. 몇 주 전 딸이 뜬금없이 “엄마 유덕화 알아?” 하고 물어왔어요. 내가 아는 그 유덕화를 말하는건가... “홍콩 배우 유덕화?” 했더니 그렇다고 그래요. "당연히 알지, 근데 왜?" "어... 지금 보는 영화에 유덕화 나와." "..

채널예스 - 커버스토리 정우성

우리도 한때는 난민이었지요. 정우성 배우는 아마 모르는 분이 없을 것 같아요. 네이버 검색해 보니 무려 34편의 영화에 출연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이시네요. 그런 배우의 영화를 전 단 한편도 본게 없어요. 우찌된 일인지... 영화를 한창 봤던 나이때는 폭력적, 선정적 영화는 일단 다 거르고 봤기에 볼 수가 없었고요. 아이키우는 동안은 세상에 영화는 애니만 있는 줄 알았거든요. 요즘에서야 겨우 사람 나오는 영화를 보고 있어요.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봤겠지만 그때는 거의 세상과 담쌓고 저 자신에게만 침잠했던 터라 정우성 배우의 영화를 한 편도 못본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정우성님에 대해선 잘 아는게 두 가지 있습니다. 완도김도 아니요 파래김도 아닌 잘생김을 항상 묻히고 다닌..

배움/책 2019.07.25

그리스 보물전

두려움을 극복하는 자가 오늘을 정복한다 그리스 보물이 한국에 왔다는 소식을 일찍이 접하고서 방학 때 한번 보러가 주리라 맘 먹고 있었어요. 어느 날 문득 제 눈에 띈 '단 하루 천원' 광고. 그리스 보물전 티켓을 단돈 천원에 겟 할수 있다는 건가? 하면서 폭풍 클릭을 했는데요. 이미 광클 하신 분들이 다 차지하고 전 뒤늦게 매진 두 글자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은 저를 버리지 않으셨는지 최선책 대신에 차선책을 던져 주셨어요. 50% 할인 티켓이 있더라구요. 이것이 왠 떡이냐 하며 얼른 예매를 했습니다. 두둥!!! 그리스 보물전 보러 가는 날이 왔어요. 미술관이나 박물관 나들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딸의 마음을 살살 구슬려 같이 데려가기 작전을 펼칩니다. 맛있는 거 사줄게,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비움/일상 2019.07.24

유럽도시기행 1

안다는 것은 세포가 기억하는 것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데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나는 도시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 나 자신과 인간과 우리의 삶에 대해 여러 감정을 맛본다. 그게 좋아서 여행을 한다. 그러려면 그 도시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유시민 작가의 책 뒷면에 실린 글의 일부인데요. 국내도 그렇겠고 외국의 낯선 도시를 여행할 때 저는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봤어요. 설렘을 제 1순위로 올리는 데는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 다음으로 일탈, 용기, 무모함 등이 바로 떠오르네요.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 내가 아닌 내가 되어 보는 일탈, 낯선 곳을 과감하게 가볼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여행이 아니었다면 결코 시도해보지 않았을 그 어떤 것도 무모하게 해볼 수 있는 것이 ..

배움/책 2019.07.23

토지 17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오늘은 토지 5부의 2권, 17권의 얘기로 시작합니다. 189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토지가 1940년을 넘어 이제 광복이 머지않았어요. 짧은 책(사실은 大河라고 할 만큼 어마어마한 분량)에 그 치욕과 슬픔의 역사를 다 싣는 다는 건 무리일거에요. 역사에 기록된 일들은 굵직굵직한 일들이기에 혁명가, 운동가가 아닌 평범한 민중들의 삶은 이런 소설이 아니면 어디서 만나볼 수 있을까 싶네요. 물론 소설의 내용이 모두 실제 있었던 일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있어서 당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잘 알 수 있어요. 유인실과 오가타 얘기가 역사책에서는 볼 수 없는 인물들 얘기일 듯한데요. 국경을 초월한 한일간의 사랑. 지금 같아선 아름다운 얘기로 비춰질 수 있지만 식민..

배움/인문학 2019.07.22

화가의 탄생

매일이 쌓이면 생활 그 자체가 꿈 저는 어릴 때 많고 많은 꿈 중에서 화가의 꿈도 갖고 있었어요. 그림을 잘 그려서가 아니라 화가라는 직업이 굉장히 멋있게 보였기 때문이죠. 초등 때 지금처럼 방과 후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학원도 거의 없던 시절, 학교 파하면 그냥 동네에서 노는 게 다였던 시절이었는데요. 담임 선생님께서 매일 그림 한 장씩 그리고 가라고 하셨어요. 매일 그리다 보면 실력이 많이 는다고요. 저는 그 시간이 참 행복했습니다. 그 시절 선생님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서요. 선생님께 제가 인정받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화가수업 받는 것 같은 착각도 들었어요. 중학교 가서는 그림 그리는 걸 손 놓았더니 아직까지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로 남아있습니다. 제 딸은 제가 못해봤던 것들 즉 음악..

백만장자 메신저

나의 경험이 바로 메시지 올초에 어떤 강의 자리에서 참가자 분 중에 이 책을 말씀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저는 부를 일구는 방법, 백만장자가 되려면 필요한 태도를 말해주는 책이라 생각했는데요. 책을 다 읽고 책 표지를 보니 ‘입소문으로 퍼져나가 ’1인 사업가‘들의 경전으로 자리 잡은 바로 그 책!’ 이라고 적혀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책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바로 1인 사업가의 경전이 맞겠다 싶어요. 누구나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지만 다른 부자 되는 책처럼 저축, 투자, 생활습관 이런 것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 시대에는 철저히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메신저가 되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요. 메신저는 말 그대로 전달하는 사람이죠. 내가 전달 받은 걸 남에게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배움/책 2019.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