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미니멀 11

고속버스, 네 덕분이다

나의 중고물품 거래 역사는 15년이나 되었다. 아이 용품 중 거대한 식탁이 첫 거래 품목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그 물건이 팔린 게 신기하고, 그걸 팔려고 애썼던 내가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아이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필요할 것이라 미리 짐작하고 사들인 아이 물품이 많았다. 그중에 유아 식탁은 정말 왜 샀나 싶을 정도로 밥 먹는 용도 보다는 인테리어 용으로 쓰였다. 그 식탁이 제 역할을 못 한다고 생각하니 보면 볼수록 눈에 거슬렸다. 주위에 줄 만한 사람도 없었고. 고민하다가 육아 사이트에 중고물품 팔던 사람들이 떠올라 나도 한번 팔아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은 당근마켓이 있어 동네 거래가 가능한데, 십여 년 전에는 인터넷 사이트에 사진을 올려 전국에 내 물건을 알리고 택배로 거래하는 수밖에 ..

비움/미니멀 2021.02.19 (18)

방구석에서 돈 벌기

작년에 주부의 연봉은 얼마일까? 계산해봤는데, 눈에 보이는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을 벌고 있다 생각하니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연봉 0원을 유지하고 있는 나는 소득세를 한번 내 보고 싶다. 2020/07/31 - [비움/일상] - 시간을 들여 돈을 버는 일 시간을 들여 돈을 버는 일 주부의 가사 노동은 얼마의 값어치가 있을까요? 과거엔 주부라면 당연히 하는 일이라 여겨 가사 노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월급도 당연히 없었고요. 그래서일까요? 전업주부는 논 ggumtree.tistory.com 가만히 있어서는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나는 너무나 잘 실천하고 있어서 지인들이 여기저기 들쑤셔도 요지부동 복지부동 내 자리만 꿋꿋하게 지키고 있..

비움/미니멀 2021.02.18 (15)

전기밥솥 없이 살기 2탄 - 입맛은 정직하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아니면 주부 경력이 웬만큼 쌓여서일까? 매 끼니 밥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예전엔 압력밥솥에 밥을 하더라도 보온은 전기밥솥에 맡겼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이 해두고 보온 밥을 먹었다. 그러나 이젠 아무리 좋은 성능으로 보온이 된다고 해도 갓 지은 밥맛을 따라올 수 없다는 걸 정직한 입맛이 알아버렸다. 그렇기에 가족을 위해서라기보다 정직한 내 입맛에 충실하기 위해 적어도 하루 두 번은 밥을 한다. 저녁 6시 이전에 식사 준비하러 움직이면 마치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버티던 내가 쌀을 미리 불리려고 5시 30분에 잠깐 움직여서 5분을 투자한다. 이 투자가 밥맛을 많이 좌우하기에. 밥맛은 아니 입맛은 사람을 꿈틀하게 만든다. 전기밥솥 없이 살기 첫 번째 글에서 많은 분이 압력밥솥..

비움/미니멀 2020.10.06 (18)

미니멀 라이프 - 전기밥솥 없이 살기(1탄)

결혼 전에는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살다가 결혼 후에 처음 내 손으로 밥을 하면서 전기밥솥을 샀다. 혼수품에서 빠지면 절대 안 될 품목이었기에 당시 가장 최신형 제품을 비싼 돈 주고 우리 집으로 모셨다. 남편과 나, 둘 다 직장 생활을 했기에 바쁜 아침에 밥을 해결하는 데는 안성맞춤이었던 전기밥솥. 전날 밤 예약을 맞춰놓고 자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마이 프레셔스 밥솥’이었다. 그러기를 몇 년. 서서히 밥맛이 없어지기 시작했는지, 남편이 ‘장모님 밥’처럼 하는 방법은 없냐고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는 매해 가을, 추수 시즌이 되면 좋다는 쌀을 수소문해서 사들이고, 매 끼니 압력밥솥으로 새 밥을 지었기에 밥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밥맛이 없으..

비움/미니멀 2020.09.25 (27)

멋짐폭발 청바지에서 미세섬유가 느껴진거야

청바지 즐겨 입으시나요? 저는 한여름, 한겨울만 제외하고 청바지를 즐겨 입습니다. 실용적이고, 간편하고 때로는 스타일리시함도 느껴지거든요. 청바지에는 티셔츠 하나만 입어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한 벌로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애정 하는 패션 아이템이죠. 이렇듯 큰 사랑받는 청바지가 지구에는 그다지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요. 며칠 전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청바지를 세탁할 때 나오는 미세섬유가 사람이 살지 않는 북극에서 발견되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아래는 기사의 일부입니다. 청바지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의류다. 질기고 튼튼함을 장점으로 내세운 청바지는 데님이라는 면으로 만든 천을 쓴다. 원래 천막을 만들던 소재였는데, 미국인 리..

비움/미니멀 2020.09.11 (9)

제로 웨이스트 중간 점검

제가 올 1월에 한해 연중 계획으로 제로 웨이스트를 정했었습니다. 상반기가 지나서 제로 웨이스트 중간 점검을 한번 해봤어요. 변화된 부분에 잘 적응한 것도 있고요. 아직은 적응 기간이 더 필요한 부분도 있네요. 실천이 안 되는 것은 어떤 이유인지 알아보고 잘 실천할 방법을 연구해보려 합니다. 중간 점검 첫 번째, 빨래 세제입니다. 아이 태어나고 줄곧 생협 세제만을 사용했었는데요. 전성분을 굳이 신경 써서 따져보지 않아도 생협에서 대신 관리해주니까 믿고 10여 년을 써왔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플라스틱에 대한 환경오염을 생각하게 되고는 마음이 편치가 않았습니다. 대체할 제품을 찾던 저는 유레카 같은 세제를 만났어요. 소프넛입니다. 솝베리라고도 불리는 열매인데요. 물과 만나서 거품을 내고 오염을 제거하는..

비움/미니멀 2020.09.03 (26)

작은 삶을 권하다

Back to the Bagic 흔히 하는 일이 잘 안되거나 몸이 병들면 자기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무엇이 잘못되어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걸까 하고요. 저 역시 아프고 나서 보니 가장 기본적인 삶이 많이 흐트러져 있더군요. 먹고 입고 잠자는 것들이 질서가 없으니 건강이 온전할 수 없었다 싶었어요. 그래서 먹는 것 부터 제때 챙겨 먹고요. 그다음으로는 잠을 챙겼어요. 이전엔 잠을 아껴가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랬는데요. 이제는 잠을 우선순위에 둡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개선하려고 한 것은 집안 환경입니다. 이미 미니멀이 수년째 진행되어 군더더기 없는 살림이긴 하지만 1년여 정도 그 살림들에 신경을 못 써줬습니다. 잡동사니는 거의 없지만 정리해야 할 책들이 쌓이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눈에 띄고요..

비움/미니멀 2020.01.28 (27)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

제로 웨이스트 도전 7~8년쯤 전에 아이가 보던 과학 잡지에서 놀라운 기사를 하나 접했어요. 미국에 사는 평범한 가정인데, 일년동안 배출한 쓰레기 양이 작은 유리병 하나를 채운 것이었어요. 어떻게 가능하지? 안먹고 안쓰고 살았나? 잠시 의문을 가지다가 기억 저편으로 넘겨 잊어버렸습니다. 지난 10월에 쓰레기 매립과 매립지에 대한 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토론회 참석하기에 앞서 사전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때 쓰레기의 심각성에 대해 뒤통수 한대 제대로 얻어 맞았죠.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고, 또한 대부분이 별다른 처리과정 없이 땅에 그대로 매립된다는 사실에 충격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몸에 좋은 것 찾아서 먹고 입고 마시고 바르면서 또한 환경에도 이로운 생활을 하고 ..

비움/미니멀 2020.01.03 (22)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

나에게 정리란...?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윤선현/위즈덤하우스 p 46 '나에게 정리란 ( ) 이다.' 저는 이 괄호에 '나를 나답게 하는 것' 이라고 넣어 봤어요. 정리 정돈을 시작하면서 저를 찾았거든요. 정리를 하기 전의 나는 물건들에 가려져 있었고 또 물건들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시선에 맞춘 것이었지 진정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정리를 통해서 나에게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찾고 내가 꼭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정리와 관계 없을 것 같은 일들까지 생기더라구요. 제가 정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 건 2009년쯤 책을 보고 나서에요. 그때 청소다운 청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에 곤도 마리에의 , 도미니크 로로의를 보고서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게 되었어요. 미니..

비움/미니멀 2018.10.12 (6)

청소력

당신이 사는 방이 당신 자신이다. 청소력/마쓰다 미쓰히로/나무한그루 저를 미니멀라이프로 이끈 책, 청소력입니다. 이 책을 본지가 9년쯤 된 것 같아요. 중간에 재독 한번 하고, 최근에 또 한번 봤어요. 이 책 보고 제일 먼저 했던 일은 넘쳐나던 아이의 장난감을 정리하는 거였어요. 버릴 것은 버리고 주위에 나눔할 것은 깨끗하게 닦고 한다고 몸살까지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p 17 '당신이 사는 방이 당신 자신이다.' 이 말이 바로 실천하게 만들었죠. 아이 어릴때 집이 아이의 물건들로 넘쳐났거든요. 좋다는 장난감은 다 사다 쟁여놨나 봐요. 그런다고 애가 잘 크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오히려 상업적인 장난감 없이 집안의 물건만으로도 엄마와 애착 쌓고 더 잘 지내는 경우도 많거든요. 미디어가 전하는 가짜 정보를..

비움/미니멀 2018.06.2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