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엄마와 딸 15

고등학교 원서를 쓰니 학부모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요즘 저는 유튜브로 대학 입시에 대한 영상들을 보며 열공 중입니다. 대학을 다시 가려는 건 아니고요. 예비고 학부모로서 대학 가는 방법을 좀 알아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 제가 몰라도 너무 모르거든요. 전 사실 제 딸이 대학교는 고사하고 중학교도 갈까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 애가 고등학교 더 나아가 대학교에 간다고 하니 부모 된 도리에서 뭐라도 좀 알아야 대화도 도움도 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찾아보는 중이지요. 아이가 초등학생 때 학교에 무척이나 가기 싫어했었어요. 학교 가면 정면 응시하고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게 아이에게는 고역이었나 봐요. 딸이 유달리 돌아다니거나 장난꾸러기가 아니었음에도 아이는 멍하니 앉아 있는 걸 싫어했어요. 그래서 제가 ‘초등 6년만 참자, 그 이후엔 학교..

비움/엄마와 딸 2020.12.10 (13)

엄마와 딸이 서울대에 간 이유 - 상 받으러

일전에 고전 읽기 백일장 이야기 글을 올리면서 수상 소식 나중에 전해드리겠다 했었지요. 드디어 그 날이 왔습니다. 지난 토요일 고전 읽기 백일장 시상식에 다녀왔습니다. 시상식 이모저모에 곁들여 캠퍼스 모습도 좀 담아서 전해드리려 했는데, 방역지침에 따라 시상식이 있던 건물 1층 외에는 둘러볼 수가 없어 사진이 좀 빈약한 점 양해바랍니다. 시상식 있는 날 아침 눈 뜨자마자 전 병원 검사가 있어서 병원행을 잠시 탔고요. 집에 오자마자 밥 먹고 서울대로 향했습니다. 상을 받는 기쁨도 있지만 딸아이는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해보는 목표가 있었기에 우리 가족은 도착하자마자 피아노를 향해 돌진했어요. 서울대 시흥캠퍼스 교육협력동 1층 로비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오픈되어 있어 누구나 연주해볼 수 있..

비움/엄마와 딸 2020.11.24 (8)

지상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여러분은 어떤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세요? 예능 프로그램? 아니면 스포츠 경기 관람? 아니면 영화도 있겠고요. 컴퓨터 게임도 요즘은 빼놓을 수 없는 엔터테인먼트가 됐어요. 보는 것 말고 직접 몸으로 하는 생활체육을 여가시간에 즐기는 분들도 있지요. 제 지인은 시간 날 때마다 등산을 하시더라고요. 등산도 훌륭한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전 어떤 여흥을 즐겼나 한번 돌이켜봤더니요. 주로 영화를 많이 보러 다녔고요. 카페투어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몸으로 직접 즐기는 생활체육은 스쿼시도 좀 해보고, 수영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는 그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일시에 다 중단했어요. 아이를 돌봐야 하니 사람들 만나서 카페투어 하기는 당연히 안됐고요. 그 당시 개봉 영화에 대해선 아예 깜깜합니다. 운동..

비움/엄마와 딸 2020.08.20 (10)

이제는 거북이 mom이 되어야 할 때

딸은 가끔씩 아니 수시로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또 자신에게 질문을 하라고 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나에게 테스트해 볼 겸 배운 것 복습할 겸 겸사겸사. 학교 졸업한지 몇 십년이 흘렀건만 난 초등 1학년부터 중3까지 계속 훑고 있는 중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고1, 2, 3도 다 강제로 복습해야만 할 것 같다.2주 온라인 수업(이라고 쓰고 자유시간이라 읽는)하고 한 주 등교하는 시스템이 두어 달 이어지니 이제 이 체제에 완전적응을 한 모양이다. 계속 온라인 수업을 해도 문제없을 것 같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난 더 복습을 빡세게 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밥하다가도 불려가고, 책 읽다가도 불려가고, 일기 쓰다가도 불려가서 복습하는 엄마라니. 엄마의 하드코어 집안일에 “강제 복습”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

비움/엄마와 딸 2020.07.28 (12)

딸에게 보내는 편지

2.88kg의 작은 몸으로 이 세상에 왔지만 잘 성장하고있는 딸에게... 널 낳자마자 엄마는 병이 들어서 하루가 다르게 시름시름 앓아갔어. 네가 돌 지나고 나서는 엄마는 음식도 못 삼키고 너를 안아 줄 수도 없을 만큼 많이 나빠졌지. 그렇게 엄마는 병원 생활을 시작했단다. 너는 아빠 손에서 할머니 손으로 다시 할아버지 손, 삼촌 손을 거치면서도 무럭무럭 잘 자라주었어.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엄마를 알기는 하는 건지 할머니 손 붙잡고 병원에 와서 엄마에게 방긋방긋 웃어주며 힘을 주고 그랬더랬다. 퇴원하고 나서 엄마의 퉁퉁 부은 외모 때문인지 나를 보고 너는 뒷걸음질 치며 도망을 갔었어. 엄마는 아픈 몸도 서러운데, 네가 나를 거부한다는 생각에 더 서러워서 눈물을 훔쳤다. 그래도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너..

비움/엄마와 딸 2020.06.30 (28)

인생 별거 없다. 재미있게 살아라.

딸과 나는 죽이 잘 맞는 편이다.특히나 방학 때면 잠자는 시간 빼고는 거의 함께 있다 보니 눈빛만 봐도 상대의 의중을 알 수 있는 그런 사이다. 그런 딸과 아옹다옹 옥신각신할 때가 있으니 바로 먹는 걸 앞에 둘 때다.내가 낳은 딸이지만 나와 먹는 스타일이 판이하다.난 한 번에 먹고 끝내는 타입이고 딸은 한 개씩, 한 개씩 먹는 스타일.그렇기에 먹는 속도에서 현저히 차이가 벌어져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이 생긴다. “엄마! 다른 친구들은 집에 라면이나 과자를 종류별로 쟁여 놓고 먹는대.”“그래?”“우리 집은 그렇지 않아서 엄마와 과자 한 봉지 가지고 싸우며 먹는다고 했더니, 애들은 이해 안 된다는 표정이던데?”“집마다 문화가 다른 거니까.”“그런데 다들 엄마하고 재밌게 논다고 한마디씩은 하더라.”“거봐~..

비움/엄마와 딸 2020.04.21 (12)

방학은 공부를 놓는 기간이다

놓을 방(放), 배울 학(學). 방학은 말 그대로 공부를 놓는 기간이다. 방학 동안 학원 순례를 시키면 정작 학기 중에는 힘이 다하여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 방학 숙제는 학생의 본분이므로 꼭 스스로 하게 한다. 엄마는 숙제를 대신 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도 자신감이 생긴다. 방학이 계속 길어지고 있어서 오래전에 읽었던 책의 방학에 대한 얘기가 생각납니다. 방학 동안 공부를 한참 놓고 지냈는데, 방학이 끝날 기미가 안보이네요. 이쯤 되면 슬슬 불안이 올라오는 부모님도 계실겁니다. 이렇게 무작정 놀아도 되는 것인가? 남들은 다 선행 시키고 있을텐데,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거 아니야? 하고 말이죠. 전 교육 전문가가 아니라 이겁니다, 저겁니다 명확하게 말씀드릴 ..

비움/엄마와 딸 2020.03.06 (13)

코로나로 바뀐 일상

코로나로 바뀐 일상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우리 집에 직급이 3개 생겼다. 이부장(남편) 이대리(딸) 그리고 . . . 정주임(나) 이부장은 지난주 갑자기 목이 따갑다고 했다. 혹시 코로나? 방콕중인 이대리와 정주임은 의심의 눈초리를 3초간 발사하며 자가 격리도 모자라 자방 격리를 격하게 외쳤다. 이부장은 최근 치과 치료를 계속 받느라 입안이 헐어서 그렇다고 항변했지만 단호박 정주임의 칼 같은 조치에 울며 겨자먹기로 자방 격리에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금요일부터 시작된 이부장의 재택근무. 금요일부터 주말 내내 삼시세끼 집밥을 하느라 정주임의 고충도 만만치않다. 방학 때 점심 담당이었던 이대리는 코로나로 인해 방학이 점점 길어지면서 점심 준비에 슬슬 꾀를 내기 시작한다. 학교 안 가서 좋긴 하면서도..

비움/엄마와 딸 2020.03.03 (24)

잘 놀아야 늙지 않는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면서 글 쓰는 것이 저희 집에선 더는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작년 10월까지는 새벽에 일어나 글을 썼는데요. 지금은 건강상 새벽 글쓰기는 지양하기로 남편과 약속했어요. 주로 낮이나 저녁에 블로그 글을 쓰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옆에서 지켜보는 시선(남편과 딸)이 느껴질 때가 왕왕 있어요. 그럴 때면 이런 글을 쓰면 좋겠다, 저런 사진을 넣으면 좋겠다 등 외압이 좀 들어옵니다. 블로그 처음 시작했을 때 주 고객이었기에 그분?들의 말씀을 아예 외면할 수가 없어요. 기회 봐서 의견 반영하겠다는 말로 마무리하곤 합니다. 특히 그분들 중, 그녀는 책 얘기 그만하고 다른 것 좀 쓰라고 하는데요. 제가 거의 집순이라 다른 활동이 없어요. 특히나 요즘은 더더욱 그렇구요. 저의 어설픈..

비움/엄마와 딸 2020.02.28 (12)

예비 중 3의 겨울방학 나기

제 딸은 올해 중3이 되는 예비 중 3입니다. 너도 나도 벌써 고등학교를 염두에 두고 선행을 한다는 얘기가 많이 들려요. 중 3때 미리 고등학교 과정을 좀 보고 가야 고등학교 가서 편하다나요? 전 그런 말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동조하지도 않고요. 주위의 엄마들은 아이를 그렇게 놔뒀다간 나중에 아이가 성적 뒤떨어져서 스트레스 받으면 어떡할거냐고 물어요. 그건 아이의 문제이지 제 문제가 아니지요. 성적이 뒤떨어져서 스트레스 받는 건 아이가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아이가 감당해야 할 몫이 크다고 부모가 미리 나서서 그 몫을 줄여주는 건 아이가 제대로 성장할 권리를 빼앗는 거나 다름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방학은 방학답게 보내는 우리집 예비 중 3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900여 회나 되는 명탐정..

비움/엄마와 딸 2020.01.1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