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인문학 92

죄와 벌

제가 오래전부터 몇 번 도전을 했지만 끝끝내 완독하지 못한 소설이 있습니다.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인데요. 저의 끈기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책이 어려운 것인지 등장인물의 이름마저도 저를 헷갈리게 만들었던 책입니다. 하는 수 없이 아이가 보던 책으로 마무리하고 찜찜함에서 해방되었어요. 도스토예프스키는 톨스토이와 함께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이죠. 그가 살던 19세기 중반 러시아 사회는 농노 제도를 기반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던 귀족들과 가난에 허덕이는 농민들, 도시 빈민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지식인들로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고 합니다. 이 시대적 배경이 의 등장인물들에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고학생 라스콜리니코프는 돈이 없어 여동생의 반지, 그리고 아버지가 남겨..

배움/인문학 2020.03.23

침묵의 봄

아이를 낳고 좀 더 좋은 먹거리를 찾아 생협의 조합원이 되었어요. 처음엔 매장에서 유기농 먹거리만 사다가 점차 활동가들과 강의도 듣고 환경을 살리는 운동에도 동참하게 되었는데요. 그렇게 하다가 알게 된 책이 바로 입니다. 해충을 없애기 위해 무분별하게 사용되었던 살충제들로 인해 곤충은 물론 새들, 동물들, 그리고 인간까지도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된다는 사실을 어쩌면 최초로 알린 책이 아닐까 싶어요. 이 책이 1962년도에 출간되었으니 60년이 다 되어가는데요. 그때만도 이 책의 저자는 화학물질 사용에 대해 심각한 경고를 했었어요.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 아직도 침묵의 봄은 현재 진행중에 있습니다. 특히나 올해 봄은 모두 마스크 쓰고 서로 거리를 두고 격리되고 하느라 전 세계적으로 침묵의 봄이 되고 ..

배움/인문학 2020.03.16

(만화)찰스다윈 종의기원

쉽게 이해되는 인문고전을 찾다가, 중고서점에서 몇 권 줍줍해서 고이 모셔두었던 만화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중에 찰스 다윈의 을 선택해봤어요. 만화지만 인문고전은 역시 인문 고전인가봐요. 이것 역시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만화라는 어드밴티지를 업고 완독은 했습니다. 찰스 다윈은 1809년 영국에서 태어났는데 지난 2월 12일이 찰스 다윈 탄생 211주년이더군요. 코로나 기사가 아니었다면 요런 기사 하나 신문에 나왔을 법한데 당최 모르고 지나갔습니다. 다윈이 살던 시대 영국에서는 법률가나 의사 성직자가 잘나가는 직업이었대요. 그래서 의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다윈은 의대에 입학합니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아 중도에 그만두고 신학교에 입학합니다. 신학 역시도 그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어요. 어려서부터 식물..

배움/인문학 2020.03.09

위대한 개츠비

불현듯 생각나면 나는 책꽂이에서 를 꺼내 아무렇게나 페이지를 펼쳐 그 부분을 집중해서 읽곤 했는데,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한 페이지도 재미없는 페이지는 없었다. 어떻게 이리도 멋질 수가 있을까 감탄했다. (노르웨이의 숲 中, 무라카미 하루키) 예전에 을 읽던 중 주인공 와타나베가 를 극찬하기에 얼마나 재밌는 책일까 내심 궁금했어요. 정말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실망시키지 않는지, 와타나베의 말이지만 실은 하루키의 속마음이겠거니 하고 를 직접 만나봅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물질 만능주의로 치달아 가는 미국 사회, 특히 미국 뉴욕에서 펼쳐지는 젊은이들의 돈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인간의 탐욕과 오만함, 돈 앞에서는 민낯도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인물들을 보면서 씁쓸함도 느껴지는 소설이었어..

배움/인문학 2020.03.02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세상에서 단 한 권의 책만 가지라 하면 나는 주저 없이 톨스토이의 마지막 저서인 이 위대한 책을 선택할 것이다. -솔제니친(소설가)-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가 생애 마지막 2년을 남겨두고 완성한 는 인간의 행복, 사랑, 삶, 죽음, 말, 행동, 진리, 거짓, 영혼, 믿음, 노동, 고통, 학문, 분노, 오만, 신 등 인생의 주제들을 담고 있습니다. 살면서 우리가 맞닥뜨릴만한 거의 모든 주제는 다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만큼 톨스토이는 삶의 진리를 깊이 있게 추구하여 톨스토이 이후의 세대에게 영원히 잠들지 않는 지혜를 선물한 스승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만난 지가 10년쯤 됐어요. 이렇게 위대한 책인 줄도 모르고 접하게 됐는데요. 톨스토이의 잠언은 볼 때마다 느낍니다. 각자 처한 상황..

배움/인문학 2020.02.24

명상록

오늘은 약 2000년 전 어느 한 개인이 쓴 일기를 소개합니다. 어떤 일기이기에, 누가 쓴 것이기에 200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책으로 나올까 궁금하시죠. 그 대단한 일을 한 사람은 바로 로마 시대 오현제 중 마지막 황제이자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인데요. 오현제는 로마 전성시대를 이끌던 다섯 명의 황제를 일컫습니다. 네르바,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안토니누스 피우스, 그리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순이지요. 이때는 황제의 자리를 세습하는 것이 아니라 원로원에서 유능한 인물을 황제로 지명했기에 오현제가 나올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명상록의 앞부분은 주로 타인의 칭찬에 대한 글로 채워져 있습니다. 타인들의 장점을 열거는 하지만 그것을 본받아야겠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어요. 하지만 마르쿠스 아우렐리..

배움/인문학 2020.02.17

싯다르타

대우(大愚)는 대지(大智)에 통한다 책을 읽어보기 전에는 석가모니의 생애를 소설로 쓴 작품이라 생각했는데요. 싯다르타와 석가모니는 소설 속에서 다른 인물로 그려집니다. 싯다르타는 실존 인물인 부처의 어릴 적 이름으로 ‘목적을 달성한 자’라는 뜻이라는군요. 싯다르타는 바라문(브라만)의 아들로 태어나 가르치는 것은 무엇이든 잘 깨치고, 지식욕에 불타올라 아버지는 싯다르타가 위대한 현인이자 바라문의 우두머리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그러나 싯다르타는 진정한 깨달음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고자 친구 고빈다와 함께 구도의 길에 오릅니다. 부와 권력을 다 버리고 사문(떠돌아다니며 도를 닦는 탁발승)이 된 싯다르타의 목표는 오직 하나, 모든 것을 비우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욕망, 소원, 꿈에서 벗어나면 자아가 극복..

배움/인문학 2020.02.10

도덕경

도와 덕을 실천하는 삶 제가 작년에 숭례문학당 학습공동체에서 온라인으로 도덕경 함께 읽기를 했었어요. 신청자가 저 뿐이어서 진행하시는 선생님과 단 둘이 한 달 동안 도덕경을 읽었습니다. 마지막날 블로그에 도덕경 리뷰를 꼭 쓰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1년만에 지키게 되었습니다. 도덕경은 노자가 쓴 걸로 알려져 있지만 입으로 구전되고 필사본으로 전해지면서 여러 종류의 도덕경이 생겼났다고 하네요. 지금 우리가 읽는 도덕경은 81장 5,000자 인데요. 논어가 15,000자 정도 된다고 하니 분량면에서 대비됩니다. 동양 철학의 대표 사상인 도가 사상이 고작 5,000자 뿐이라니... 그 5,000자 안에 심오한 생각을 다 담았다고 생각하니 노자가 정말 위대해 보입니다. 도덕경이라고 하면 도덕이라는 글자에서 풍기는..

배움/인문학 2020.02.03

이기적 유전자

불멸의 삶을 사는 방법 제가 작년 1월에 1년 50권 문사철 읽기에 도전했는데요. 여러 독서모임의 지정도서를 읽느라 흐지부지해지고 말았죠. 올해 다시 도전해봅니다. 그 첫 스타트가 였고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입니다. 항상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있어서 만만하게 생각되었던 책. 수많은 사람들이 선택했다는 건 재밌거나 쉽겠지 하는 안도감을 줘서 겁 없이 도전하게 했던 책이었지요. 그러나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유전자 세상의 이야기에 자괴감 만렙 찍었고요. 함께 읽기를 하고 있어서 완독은 했지만 저의 독서력 바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근래에 다시 읽어 보니 여전히 어렵습니다만 처음보다는 조금 더 이해되는 것도 같아요. 완벽하진 않아도 제가 이해한 선에서 리뷰하는 것도 좋은 기록이겠다 싶어 2020..

배움/인문학 2020.01.21

총, 균, 쇠

우연치고는 참 기막힌 우연 오래전에 폼으로 책을 읽던 시절, 난공불락의 책 하나가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총, 균, 쇠입니다. 서울대 도서관 대출 순위 1위라는 말에 혹해서 도전했었지요. 서울대 가지는 못해도 서울대 학생들이 읽는 책, 나도 읽어봐야지 하는 그 마음으로요. 총균쇠는 그 당시 저의 독서 짠밥 수준으로는 감내하기 힘든 두께와 활자 크기였습니다. 몇 번을 시도 했지만 앞쪽만 펼쳤다 덮었다 하다가 서울대 다닐 것도 아닌데 하면서 기억 저편으로 보내버렸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함께 읽기 모임에서 총균쇠를 읽자는 제안이 나와서 내키지는 않았지만 꾸역꾸역 읽게 됐어요. 시간이 많이 흐른 탓일까요? 아니면 그간에 저의 독서 짠밥이 조금 쌓인 덕분일까요? 그런대로 읽을 만 하더라구요. 그전에 사피엔스를 ..

배움/인문학 2020.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