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127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가끔 심심풀이로 해보는 성격 테스트. 돈 주고 진지하게 하는 것이 아니어서 별로 믿음이 안 가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결과를 받아보면 내 성격과 비슷하게 나와서 놀란다. 나중에 그 테스트를 또 해봐도 같은 결과가 나오니 왠지 더 믿음이 간다. 예전에는 혈액형이나 별자리 가지고 성격 알아보는 것이 유행했는데, 요즘 20대는 MBTI 성격 테스트를 즐겨 한다고 한다. 도구만 달라질 뿐 자신의 성격에 관심 두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MBTI 예전에 비싼 돈 주고 온 가족 검사를 한 적이 있다. 육아가 너무 힘들어서 내 성격에 문제가 있나 싶어 하는 김에 온 식구 다 검사를 했다. 결과는 나는 ISTJ, 딸은 ENFP, 남편은 ISFP였다. 결과 보면서 내가 힘든 이유가 있었네 하고 푸념을 했다. 딸의 성격과..

비움/일상 2021.01.21

카카오가 잘 되는 이유(지극히 개인적인 고찰)

내가 20대 때 삼성, 현대, LG 등에 취직하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들을 했었다. 공무원보다 훨씬 취직을 잘했다고 한턱내는 선배들도 많았다. 한편에는 떠들썩하게 취업 턱을 내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티 나지 않게 조용히 취직한 이들도 있었는데. 그들이 선택한 회사는 듣도 보도 못한 컴퓨터 프로그램하는 회사였다. 그런데 그 회사들이 오늘날 크게 관심받는 회사가 될 줄이야 20년 전에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언젠가부터 대기업의 정의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분위기이다. 자동차, 조선, 텔레비전, 냉장고 등 눈에 보이는 뭔가를 만들어내고 수출 잘하면 대기업인 줄 알았는데, 요즘의 대기업은 그들의 정체성을 수시로 바꾸고 있다. 특히나 예전에 없었던 네이버나 카카오, 엔씨소프트는 물건을 만들지 않고도 시총 순위로 대..

비움/일상 2021.01.19

현실이 될 미래(feat. CES 2021)

해마다 1월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열리는데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입니다. 1967년 뉴욕에서 1회 대회가 열리고 1995년부터는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고 있어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전제품 위주의 박람회였는데, 발달한 IT 기술을 가전제품에 접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최첨단 기술이 소개되는 장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이제는 세계적 기업들이 신기술을 앞다투어 소개하는 박람회로 바뀌었지요. 사물인터넷, 드론, 자율주행차 등 매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기술이 소개되어 CES가 더 기대되고 기다려집니다. 올해는 지난 1월 11일에 CES 2021이 개막했어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사전등록해야 온..

비움/일상 2021.01.15

역세권, 숲세권은 아는데 붕세권은?!

겨울이면 즐겨 먹는 대표 간식 중에 전 붕어빵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요.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 오고 나서 붕어빵을 오래도록 먹어보지 못했어요. 12월 어느 날 갑자기 붕어빵 생각이 나서 얼마나 못 먹어봤나 세어보니 4년이나 되었더라고요. 예전 살던 지역에는 아파트 나가면 바로 붕어빵 파는 곳이 있었는데, 지금 사는 아파트는 주변을 다 둘러봐도 붕어빵 파는 곳이 없어요. 여기만 그런가 하고 알아봤더니 올해 겨울은 유독 붕어빵 가게가 더 많이 줄었다고 하네요. 지난여름 역대 최장 장마를 기록한 탓에 농작물 수확량이 급감하고 팥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인데요. 원재룟값이 오르면서 붕어빵 노점상의 수익이 많이 나빠졌다고 하는군요. 붕어빵에 팥이 없으면 무슨 맛으로 먹나요. 요즘에는 슈크림 들어간 붕어빵이 있기..

비움/일상 2021.01.14

뉴욕 타임스가 꼽은 세계 최고의 라면은?

한 달에 라면을 몇 개 정도 드시나요? 한 달은 고사하고 일주일 단위로 세어봐야 할 만큼 자주 드시는 분도 계실 테고, 1년 가도 라면을 한 개도 안 드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저는 한 달에 한두 개 정도 먹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1인당 연간 75개 정도 먹는다고 하네요. 5일에 1개 정도 라면을 먹는 꼴인데요. 세계 1위의 라면 소비입니다. 저도 라면을 참 좋아하긴 하는데, 몸이 아프고부터는 라면 먹는 걸 자제하려고 해요. 그래도 누군가 라면을 후루룩 먹는 소리만 내어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예전에 지역별로 그리고 나이별로 선호하는 라면이 다르다는 기사를 봤어요. 천차만별인 라면의 종류는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달리 선택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지역 특색이 있고 세대 특색이 있다..

비움/일상 2021.01.11

행운은 곱셈이다

행운이란 무엇일까요? 행운은 한자로 幸運(다행 행, 움직일 운)으로 씁니다. 좋은 운수, 행복한 운수로 풀이를 하는데요. 행운의 반대말 불운과 비교해보면서 행운의 뜻을 다르게도 풀어봤습니다. 불운은 不運아닐 불에 움직일 운 한자를 쓰고 있어요. 그러니까 '움직이지 아니한다'로 풀이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행운은 '다행히도 움직인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운'은 움직이는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운'이라는 글자를 한 번 움직여봤습니다. 눈 뭉치 굴리듯 '운'을 굴려봤더니 (운 →공) 운은 '공'이라는 글자가 되더라고요. 공은 空(빌 공)으로 텅 비었다는 뜻이 될 수도 있어요. 운은 애초에 행운도 불운도 갖고 있지 않은 텅 빈 것 중립의 상태일거라는 생각입니다. 운은 공짜로 주어지는 것..

비움/일상 2021.01.04

메리 크리스마스

조용하고 차분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합니다. 집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 대신 아파트 단지내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껴봤어요. 오가는 사람들 손에 케익 상자 하나씩 들려있는 모습을 보니 어려운 시기임에도 가족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려는 것 같더라고요. 올 한해 각자 마음에 품은 별을 꺼내보지도 못하고 1년이 훌쩍 지나버려서 아쉬움이 많은 듯해요. 그래도 내년엔 나아질거라는 희망이 있기에 손이 시려운 겨울이지만 마음은 따뜻합니다. 나무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보고 있자니 세상 근심 다 사라지는 것 같아요. 어떤 바이러스가 와도 굳건한 나무처럼, 한 겨울에도 자리를 지키는 나무처럼 우리의 내일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크리스마스는 같이 모여서 웃고 이야기하며 그땐 그랬지 ..

비움/일상 2020.12.25

꿀 정보를 드립니다

오늘은 꿀 정보를 좀 드릴까 해요. 어떤 꿀 정보? 하실 텐데요. 말 그대로 꿀에 대한 정보입니다. 그리고 꿀을 만드는 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각 가정에 한 병 정도는 있을 꿀, 어떤 때 꿀을 드시나요? 환절기 몸이 으슬으슬 춥다 느낄 때, 술 마신 다음 날 숙취 해소할 때도 꿀을 이용하죠. 꿀물은 확실히 설탕물 하고는 느낌에서도 맛에서도 차이가 나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꿀에 관심도 없었고, 꿀의 종류도 겨우 아까시(아카시아)꿀, 밤꿀, 잡화 꿀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며칠 전 신문에서 토종꿀에 대한 칼럼을 봤어요. 전 벌이면 다 같은 벌인 줄 알았는데요. 서양 벌과 토종벌이 우리나라에 같이 서식하고 있더라고요. 서양 벌은 19세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현재 국내 벌 개체 수 대부분을 차지하고..

비움/일상 2020.12.11

고등학교 원서를 쓰니 학부모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요즘 저는 유튜브로 대학 입시에 대한 영상들을 보며 열공 중입니다. 대학을 다시 가려는 건 아니고요. 예비고 학부모로서 대학 가는 방법을 좀 알아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 제가 몰라도 너무 모르거든요. 전 사실 제 딸이 대학교는 고사하고 중학교도 갈까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 애가 고등학교 더 나아가 대학교에 간다고 하니 부모 된 도리에서 뭐라도 좀 알아야 대화도 도움도 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찾아보는 중이지요. 아이가 초등학생 때 학교에 무척이나 가기 싫어했었어요. 학교 가면 정면 응시하고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게 아이에게는 고역이었나 봐요. 딸이 유달리 돌아다니거나 장난꾸러기가 아니었음에도 아이는 멍하니 앉아 있는 걸 싫어했어요. 그래서 제가 ‘초등 6년만 참자, 그 이후엔 학교..

김포족? 나는야 김장족. 꿈트리네 김장이야기

저 어릴 때 엄마는 겨울 초입에 김장하고 한해 행사 잘 마무리했다고 말씀하곤 하셨어요. 김장은 우리 집안에 대소사에 낄 만큼 중차대한 일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겨우내 특별한 반찬거리가 없을 때 가족의 입맛과 건강을 잡을 수 있는 믿음직한 지원군이 되어주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김장을 준비할 때면 마치 무슨 의식을 치르듯, 배추 고르는 일부터 시작해서 젓갈과 양념의 작은 재료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준비를 하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김장의 수고스러움은 전혀 모른 채 맛있는 김치를 먹으며 겨울을 잘 났었죠. 제가 직접 김장을 해보고는 엄마가 하는 것에 비하면 많이 간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허리가 아프고 손목이 뻐근한 중노동임을 느꼈습니다. 이 힘든 걸 왜 사서 고생하나 싶어 김치를 사 먹어 보기도 했는데요...

비움/일상 202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