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일상

디지털이 점점 어려워지는 나이, 소외되고 싶지 않다

꿈트리숲 2021. 3. 17. 10:22

4~5년 전쯤 프린터를 교체해야 할 시기가 되어서 어떤 거로 바꿀까 고민을 잠시 했다. 가성비도 따져보고 브랜드도 고려하다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여러 기능을 다 쓸 수 있는 복합기로 결정했다.

 

이전에는 프린터만 이용해왔기에 스캐너, 복사, 팩스 기능을 집에서 쓸 일이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신기하게도 사고 나니까 여러 기능을 사용할 일이 생겼다.

 

복합기는 사용 방법이 어렵지 않아, 디지털에 자꾸 뒤처지는 나에게도 프린터, 팩스, 스캐너 복사 등은 눈감고 할 정도로 쉬웠다. 그 복합기는 데스크톱 컴퓨터에 연결이 되어있어서 노트북을 사용할 때는 프린트 할 일이 있으면 데스크톱 컴퓨터에 가서 따로 프린트하곤 했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했던가? 난별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노트북에서 데스크톱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프린트하고 스캔도 뜨고 했다. 노트북 들이고 2년 가까이 사용하다가 얼마 전에 노트북에서 바로 프린트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제서야). 노트북을 어떻게 연결할까? 궁리 끝에 노트북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돌아온 답은 프린터 제조사에 문의하라는 것이었다. 프린터 제조사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어렵사리 구해서 전화를 여러 번 시도. 간신히 연결에 성공했다. 매번 어느 회사나 고객센터 연결은 왜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딸과 우스갯소리로 모든 회사의 고객센터 직원은 한 명일 거라는 얘기를 종종 한다. 그럴만큼 상담직원 연결은 쉽지 않다.

 

한참을 기다려 연결된 상담직원은 나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전문 기사와 원격으로 처리를 해야 한다며 온라인으로 미리 날짜 예약을 하라고 했다. 예전엔 전화로 상담을 하거나 아니면 기사분이 직접 방문해서 처리되었는데, 요즘은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처리되는 것 같다.

 

그나마 유선으로 사람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행운이고 대부분은 카톡 상담으로 넘어간다. 울며 겨자 먹기로 카톡 상담을 통해 온라인 방문 예약을 했다.

 

구글이미지

온라인에 익숙지 않은 사람은 A/S도 제대로 못 받는 세상이 되었다. 어르신들이 음식점에 설치된 키오스크 비대면 주문 시스템에 익숙지 않아 음식 주문을 포기하고 말았다는 기사를 종종 보곤 한다.

 

그럴 때면 남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온라인 세상과 디지털 기술을 더 익혀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도 든다. 나 역시 20대 때의 빠릿빠릿함이 없어지고 매일 새로 쏟아지는 신기술에서 조금씩 버퍼링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아침 원격 상담 예약해뒀던 복합기 기사분께서 전화를 주셨다. 10여 분가량(기사님의 인내가 빛을 발함) 통화하면서 노트북을 기존 프린터기에 와이파이로 추가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내가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낸 정보로 여러 번 시도했을 때는 꿈쩍도 하지 않던 프린터기가 기사님 안내대로 했을 땐 프린터 용지를 잘 배출해냈다.

 

이 편한 것을 더 일찍 할걸. 하긴 예전엔 불편한 줄도 몰랐으니 말해 무엇하겠는가. 이제라도 편한 세상을 만나서 다행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계속 궁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같이해본다.

 

디지털이 점점 어렵고 복잡해지는 나이,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먼저 더 편한 방법을 찾고 연구해보면 디지털이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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