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 3

전기밥솥 없이 살기 2탄 - 입맛은 정직하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아니면 주부 경력이 웬만큼 쌓여서일까? 매 끼니 밥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예전엔 압력밥솥에 밥을 하더라도 보온은 전기밥솥에 맡겼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이 해두고 보온 밥을 먹었다. 그러나 이젠 아무리 좋은 성능으로 보온이 된다고 해도 갓 지은 밥맛을 따라올 수 없다는 걸 정직한 입맛이 알아버렸다. 그렇기에 가족을 위해서라기보다 정직한 내 입맛에 충실하기 위해 적어도 하루 두 번은 밥을 한다. 저녁 6시 이전에 식사 준비하러 움직이면 마치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버티던 내가 쌀을 미리 불리려고 5시 30분에 잠깐 움직여서 5분을 투자한다. 이 투자가 밥맛을 많이 좌우하기에. 밥맛은 아니 입맛은 사람을 꿈틀하게 만든다. 전기밥솥 없이 살기 첫 번째 글에서 많은 분이 압력밥솥..

비움/미니멀 2020.10.06

미니멀 라이프 - 전기밥솥 없이 살기(1탄)

결혼 전에는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살다가 결혼 후에 처음 내 손으로 밥을 하면서 전기밥솥을 샀다. 혼수품에서 빠지면 절대 안 될 품목이었기에 당시 가장 최신형 제품을 비싼 돈 주고 우리 집으로 모셨다. 남편과 나, 둘 다 직장 생활을 했기에 바쁜 아침에 밥을 해결하는 데는 안성맞춤이었던 전기밥솥. 전날 밤 예약을 맞춰놓고 자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마이 프레셔스 밥솥’이었다. 그러기를 몇 년. 서서히 밥맛이 없어지기 시작했는지, 남편이 ‘장모님 밥’처럼 하는 방법은 없냐고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는 매해 가을, 추수 시즌이 되면 좋다는 쌀을 수소문해서 사들이고, 매 끼니 압력밥솥으로 새 밥을 지었기에 밥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밥맛이 없으..

비움/미니멀 2020.09.25

작은 삶을 권하다

Back to the Bagic 흔히 하는 일이 잘 안되거나 몸이 병들면 자기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무엇이 잘못되어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걸까 하고요. 저 역시 아프고 나서 보니 가장 기본적인 삶이 많이 흐트러져 있더군요. 먹고 입고 잠자는 것들이 질서가 없으니 건강이 온전할 수 없었다 싶었어요. 그래서 먹는 것 부터 제때 챙겨 먹고요. 그다음으로는 잠을 챙겼어요. 이전엔 잠을 아껴가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랬는데요. 이제는 잠을 우선순위에 둡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개선하려고 한 것은 집안 환경입니다. 이미 미니멀이 수년째 진행되어 군더더기 없는 살림이긴 하지만 1년여 정도 그 살림들에 신경을 못 써줬습니다. 잡동사니는 거의 없지만 정리해야 할 책들이 쌓이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눈에 띄고요..

비움/미니멀 2020.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