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에는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살다가 결혼 후에 처음 내 손으로 밥을 하면서 전기밥솥을 샀다. 혼수품에서 빠지면 절대 안 될 품목이었기에 당시 가장 최신형 제품을 비싼 돈 주고 우리 집으로 모셨다. 남편과 나, 둘 다 직장 생활을 했기에 바쁜 아침에 밥을 해결하는 데는 안성맞춤이었던 전기밥솥. 전날 밤 예약을 맞춰놓고 자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마이 프레셔스 밥솥’이었다. 그러기를 몇 년. 서서히 밥맛이 없어지기 시작했는지, 남편이 ‘장모님 밥’처럼 하는 방법은 없냐고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는 매해 가을, 추수 시즌이 되면 좋다는 쌀을 수소문해서 사들이고, 매 끼니 압력밥솥으로 새 밥을 지었기에 밥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밥맛이 없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