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를 기록하는 일기, 다르게 변주되어 여행일기, 독서일기 등으로 활용되기도 하는 일기. 일기는 나를 가감 없이 과감하게 드러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일기는 시간의 씨줄과 내 생각의 날줄이 만나 아름다운 옷감을 짜듯 멋진 에세이 한 편을 만들어 내는 거라 생각되는데요. 어릴 때는 일기의 소중함, 일기의 장점을 채 느끼지도 못한 채 그저 숙제로만 받아들였어요. 쓸 내용도 없는데 방학 숙제로는 매일 하루도 빼먹지 말고 일기를 써오라고 하니 여간 고역이 아니었었죠. 다들 한 번쯤 경험 있으실 겁니다. 개학 전날 일기 몰아 쓰기. 내용은 어찌어찌 꾸미겠는데, 날씨가 문제였어요. 지나간 한 달의 날씨를 어떻게 다 기억하냐고요. 그래서 전 거의 ‘갬’이나 ‘구름 약간’을 즐겨 썼었습니다. 중학생이 되고 일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