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어제 올 한해 읽었던 책들을 쭉 정리하면서 보니까 저는 가을 한가운데라고 할 수 있는 10월에 오히려 독서의 양이 제일 적었더라고요. 10월 한 달 뭐 한다고 책을 못 읽었지 하면서 지나간 그림일기를 들춰보았습니다. 치과 치료 다닌 날이 종종 있었고, 볼일 보러 외출도 잦았더라고요. 그리고 책 한 줄 읽고 한참 생각하고 한 페이지 읽고 책을 덮기도 해서 딴생각이 많았던 한 달이기도 했습니다.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 간다. 가을은 그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