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2

월동준비를 슬슬 할 때가 왔어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어제 올 한해 읽었던 책들을 쭉 정리하면서 보니까 저는 가을 한가운데라고 할 수 있는 10월에 오히려 독서의 양이 제일 적었더라고요. 10월 한 달 뭐 한다고 책을 못 읽었지 하면서 지나간 그림일기를 들춰보았습니다. 치과 치료 다닌 날이 종종 있었고, 볼일 보러 외출도 잦았더라고요. 그리고 책 한 줄 읽고 한참 생각하고 한 페이지 읽고 책을 덮기도 해서 딴생각이 많았던 한 달이기도 했습니다.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 간다. 가을은 그런 ..

비움/일상 2020.11.05

싯다르타

대우(大愚)는 대지(大智)에 통한다 책을 읽어보기 전에는 석가모니의 생애를 소설로 쓴 작품이라 생각했는데요. 싯다르타와 석가모니는 소설 속에서 다른 인물로 그려집니다. 싯다르타는 실존 인물인 부처의 어릴 적 이름으로 ‘목적을 달성한 자’라는 뜻이라는군요. 싯다르타는 바라문(브라만)의 아들로 태어나 가르치는 것은 무엇이든 잘 깨치고, 지식욕에 불타올라 아버지는 싯다르타가 위대한 현인이자 바라문의 우두머리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그러나 싯다르타는 진정한 깨달음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고자 친구 고빈다와 함께 구도의 길에 오릅니다. 부와 권력을 다 버리고 사문(떠돌아다니며 도를 닦는 탁발승)이 된 싯다르타의 목표는 오직 하나, 모든 것을 비우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욕망, 소원, 꿈에서 벗어나면 자아가 극복..

배움/인문학 2020.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