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은 ‘살리다’라는 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고, 산 사람은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살림일 텐데요. 저는 사실 살림을 우습게 알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집안 살림은 바깥일을 할 능력이 안 되어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라 여겼던 거죠. 해도 티가 안 나고, 안 하면 안 한 티가 확 나는 그래서 매일 쓸고 닦고 해야만 일상이 유지되는 비합리적이고 피곤한 일이 살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되도록 집안일을 멀리하려고 했어요. 결혼 전까지 학생 때는 공부한다는 이유로, 직장인일 때는 회사 다닌다는 핑계로 요리조리 살림을 피해 다녔습니다. 결혼 후에도 출산 전까지는 워킹주부였기에 살림을 했다고 말할 수준이 못 되고요. 아이 낳고 육아와 살림이 저의 양어깨에 툭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