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네에 어느 날 엄마가 배달되었습니다. 택배 박스 한가득 들어 있는 엄마의 부품들... 조립 설명서 따라서 잘 조립된 엄마는 밥하고 설거지, 빨래, 식탁 정리를 곧잘 한다. 현수가 그토록 바라던 엄마가 드디어 생겼다. 친구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다. 비라도 내리면 좋을텐데 하고 바란다. 우산 가지고 데리러 오는 엄마를 은근슬쩍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그런데 어쩐지 엄마가 이상하다. 말이 없이 우울해 보인다. 뭔가 잘못 조립된 걸까? 아니면 조립할 때 부품에 손이 찔려 피가 좀 났는데, 그때 엄마의 가슴에 피가 스며든 것 때문에 오작동을 하는 걸까? 현수는 ‘엄마 사용법’을 보고 또 본다. 할아버지는 ‘엄마 사용법’을 읽으면서 점점 얼굴을 찌푸렸어. “이건 꼭 청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