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고전평론가 고미숙 선생님에게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선생님의 저서 동의보감에 관련된 강의였는데, 강의 내용 대부분을 다 잊어먹고 한 가지만 기억하고 있다. "언제부터 봄일까?" 2월 4일 입춘이 되면 봄인지... 3월 새학기 시작될 때가 봄인지... 아니면 아예 벚꽃피는 4월이 봄인걸까? 선생님은 2월도 3월도 4월도 다 봄이 오는 때라고 하셨다. 2월 4일 입춘은 하늘에 봄이 와서 대기의 찬 기운이 서서히 봄기운으로 바뀌어 간다고. 3월 5일 경칩에는 땅에 봄이 스며드는 것이고. 4월 4일 청명에 비로소 인간에게 봄이 온다고 하셨다. 아! 그래서 2월엔 꽃샘추위가 있고, 3월은 봄이라고 해도 겨울 옷이 필요했던 거였구나. 인간에게 봄이 오기 전 땅에 봄이 올때쯤 곧 봄이 올 것이라고 알려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