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치고는 참 기막힌 우연 오래전에 폼으로 책을 읽던 시절, 난공불락의 책 하나가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총, 균, 쇠입니다. 서울대 도서관 대출 순위 1위라는 말에 혹해서 도전했었지요. 서울대 가지는 못해도 서울대 학생들이 읽는 책, 나도 읽어봐야지 하는 그 마음으로요. 총균쇠는 그 당시 저의 독서 짠밥 수준으로는 감내하기 힘든 두께와 활자 크기였습니다. 몇 번을 시도 했지만 앞쪽만 펼쳤다 덮었다 하다가 서울대 다닐 것도 아닌데 하면서 기억 저편으로 보내버렸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함께 읽기 모임에서 총균쇠를 읽자는 제안이 나와서 내키지는 않았지만 꾸역꾸역 읽게 됐어요. 시간이 많이 흐른 탓일까요? 아니면 그간에 저의 독서 짠밥이 조금 쌓인 덕분일까요? 그런대로 읽을 만 하더라구요. 그전에 사피엔스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