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2

택배 언박싱의 설렘을 매일 느끼는 방법

세상에 수많은 기쁨들 중 하나는 택배 박스 개봉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내가 주문한 것이든 남이 내게 보낸 것이든 안의 내용물을 상상하며 개봉하는 기쁨은 설렘까지 추가되어 기쁨이 배가 됩니다. 지난주에 친정 오빠에게서 문자가 왔어요. 신발 사이즈를 묻더라고요. 뜬금없이 ‘내 발 사이즈는 왜 묻지?’ 하면서 알려줬습니다. 문자를 보내놓고 보니 인서 발 사이즈를 묻는거였어요. 아무리 노안이 왔다손 치더래도 아이 이름은 안 보이고 ‘발 사이즈’만 보였다니 돋보기를 마련해야 할까봐요. 아이 발 사이즈로 다시 문자를 보냈습니다. 머쓱한 웃음과 함께요. 그제 생각지 못한 택배가 왔어요. ‘어? 내가 주문한 거 없는데...’ 아! 오빠가 인서 신발 사이즈 물어보더니 신발 보냈나보다 하고 택배 박스를 개봉했습니다. 같..

비움/일상 2020.05.13

선물

제가 먼저 선물이 되겠습니다. 선물(膳物) : 남에게 어떤 물건 따위를 선사함. 또는 그 물건. 선물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저는 선물을 다른 식으로 해석해봤어요. 내가 먼저 작은 물방울이 되겠다는 뜻을 부여해봤습니다. 먼저 선(先) 자를 쓰고 '물' 자는 물방울에서 가져오고요. 첩첩산중 깊은 산골짜기에서 아주 작은 물방울이 하나 톡 떨어집니다. 누구 하나 보는 사람 없어도 열심히 구르고 흙을 묻혀 가며 갑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 전혀 모른 채 말이죠. 물방울은 또 다시 아래로 아래로 흘러갑니다. 가다가 뾰족한 바위를 만나면 여러 몸으로 쪼개지고요. 그래도 불평불만이 없어요. 그 고비를 넘기면 다시 만날 걸 알고 있나 봅니다. 산산이 부서지게 만들어도 그 물방울은 바위를 쓰다듬거나 비..

나눔 2020.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