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비아토르로 가는 여정에 난 호모 루덴스였고, 호모 쿵푸스였으며 호모 픽토르를 거쳐 호모 사피엔스까지 1인 4역을 했다. 호모 루덴스 그림일기를 시작하고 첫 일주일은 일기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못 쓰는 글씨여도 형광펜과 스티커가 다 커버해주니 괜스레 다이어리를 잘 꾸민 것만 같았다. 혼자 자뻑에 빠지기도 하고 가족에게 ‘나 이정도하는 사람이야’ 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 자랑이 먹혔던 건 집에서 아이패드로 그림일기를 쓰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신문물을 접하면 아무리 어설퍼도 위대해 보이는 법. (딸의 도움이 없었음 진즉에 나가떨어졌을지도 ㅠㅠ)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은 디지털 기기를 만나고 바야흐로 날개를 달았다. 호무 쿵푸스 열정이 없는 지혜는 무기력하고, 지혜와 무관한 열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