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베개 4

쉽게 읽는 백범일지

올 한해 문사철 50권 목표로 매주 한 권씩 문학, 역사, 철학책을 읽어왔는데요. 때로는 계획했던 책을 읽기도 하고 때로는 전혀 계획에 없던 책을 보기도 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이 전혀 읽을 계획이 없었던 책인데요. 바로 입니다. 집 책꽂이에 아주 오래전부터 꽂혀있었던 책이지만 선뜻 읽을 마음이 나지 않더라고요. 문·사·철 50권 목표를 잡았을 때 는 문학, 역사, 철학 중 어디에 속하는지 결정을 못 내려 미루고 미뤘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읽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가 매일 기록한 일기인 줄 알았던 저는 백범일지를 읽기 쉽게 잘 엮어주신 도진순 선생님 덕에 일지의 진정한 뜻을 알게 됐습니다. 우선 ⌜백범일지⌟白凡逸志라는 제목부터 살펴보면, 일지逸志는 매일매일 기록한 일기日記나 일지日誌가 아..

배움/인문학 2020.12.07

호질 - 범의 호통

지난주에 모녀 백일장 도전기를 얘기하면서 전국 고전 읽기 백일장대회를 말씀드렸어요. 백일장대회는 예선과 본선으로 나뉘는데요. 본선에서는 당일 대회 시작과 함께 고전 한편씩 받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지요. 제가 받은 작품은 이었습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실려있는 작품인데요. 열하일기를 읽을 때는 의 가치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지나갔어요. 왜냐하면, 열하일기 중 관내 정사 편에 실린 짧은 글이기도 했고요. 또 연경으로 가던 도중 옥전현의 어떤 가게 벽에 붙어 있던 글을 베낀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일행이던 정진사와 박지원이 반씩 나누어 베껴서 합친 글이 이 되었던 거죠. 중국 어느 가게에서 밤에 촛불을 켜놓고 베끼는 것이 수월하지는 않았을 터, 정진사가 베낀 분량에서는 빠진 부분도 ..

배움/인문학 2020.11.09

페미니즘 교실

세상을 새롭게 보는 렌즈 제가 몇 년 전에 어떤 분과 대화 중에 성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오갔던 적이 있었어요. 그분이 저에게 동성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그래서 전 남녀 간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처럼 그들도 그들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냐, 그러니 존중해야 한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저와 대화를 나눴던 분은 평소 책도 많이 읽으시고 종교도 갖고 계신 분이기에 성 소수자에 대한 인권에도 관심이 많으시구나 생각을 했는데요. 제 말에 돌아오는 그분의 말씀은 동성애는 고쳐야 하는 병이라는 것이었어요. 저는 글쎄요 하며 딱히 반박을 하지 못했는데 요즘 같아선 미리 책을 봐뒀더라면 책을 권해드렸을텐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 비해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리기..

배움/책 2019.09.17

2018 서울국제도서전

도서전은 딸과 감정 싸움을 남기다 2018.6.20~24 서울국제도서전 도서전에 가기 전부터 엄청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어요. 지성인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분, 바로 유시민 작가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흥분이 아니 될 수가 없었죠. 토요일 11시30분 부터 돌베개 부스에서 사인회를 한다고 해서 집에 있는 유시민 작가 책 싸들고 도서전에서 신작 [역사의 역사] 구매해서 사인을 받을 야심찬 계획을 세웠어요. 작가 되기를 희망하는 딸에게도 더없이 좋은 기회인듯 해서 같이 갔었어요. 딸의 반응은 영 시큰둥 합니다. 유시민을 잘 알지도 못하고. . . 주말 쉬고 싶은데, 엄마가 서울 나들이 하자고 하니 별로 유쾌하지 않았나봐요. 감정 싸움의 서막은 열리고 있었는데, 둔한 엄마는 눈치를 못채고 일정 강행했어요.ㅠㅠ..

배움/책 2018.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