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2018 서울국제도서전

꿈트리숲 2018. 6. 26. 12:23

도서전은 딸과 감정 싸움을 남기다

2018.6.20~24 서울국제도서전

 

도서전에 가기 전부터 엄청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어요. 지성인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분, 바로 유시민 작가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흥분이 아니 될 수가 없었죠. 토요일 11시30분 부터 돌베개 부스에서 사인회를 한다고 해서 집에 있는 유시민 작가 책 싸들고 도서전에서 신작 [역사의 역사] 구매해서 사인을 받을 야심찬 계획을 세웠어요. 작가 되기를 희망하는 딸에게도 더없이 좋은 기회인듯 해서 같이 갔었어요. 딸의 반응은 영 시큰둥 합니다. 유시민을 잘 알지도 못하고. . . 주말 쉬고 싶은데, 엄마가 서울 나들이 하자고 하니 별로 유쾌하지 않았나봐요. 감정 싸움의 서막은 열리고 있었는데, 둔한 엄마는 눈치를 못채고 일정 강행했어요.ㅠㅠ

 

지하철역서 부터 잘 찾아왔다, 못왔다 하면서 말이 오고가더니 급기야 마음이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쩌억 하는 스크래치가 났어요. 엄마도 상처를 받는단 말이죠. 딸들은 엄마 심장이 강철인 줄 알아요. 우리도 기분 나쁜 말 들으면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거든요. 그때부터 도서전은 이미 산으로 갔나봐요.

 

감정은 감정이고 도서전에 온 목적은 달성해야겠기에 서둘러 코엑스로 갔어요. 사람이 엄청 많아요. 제 느낌엔 다들 돌베게 부스로 향하는 줄 알았어요. 역시 돌베개 부스를 찾아갔더니 사람이 몇겹을 이루고 있더라구요. 까치발해서 어떻게든 책을 사고 사인을 받으려고 몸부림 쳤는데, 사인회 안한다는 겁니다. 오! 마이 갓 ㅠㅠ

 

어떤 남자 분이 말하기를 유시민 작가가 어깨를 다쳐서 사인회 못하고 포토타임 가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사진이라도 찍자 싶어 두리번 했더니, 미리 번호표 받은 사람만 사진을 찍는다고. . .  그럼 그 번호표는 어디서...? 이미 배포 끝났다네. . . 아~~~ 허탈 허탈합니다. 분명 시간 전에 갔는데, 그보다 더 일찍 번호표를 배부하다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이틀 전 기사에서는 그 날 도서전에서 사인회를 하기에 시간과 장소가 적당하지 않아서 포토타임으로 변경했다는군요. 무거운 발걸음 옮기지만, 이미 마음도 딸과의 전쟁으로 너무 무거워 다른 부스는 깊이 있게 볼 수도 없었어요. 잡지관, 프랑스관 보고 다른 부스들도 보지만 역시나 제가 이름 알고 있는 출판사에는 어김없이 사람이 많아요. 비집고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제로입니다. ㅠㅠ

 

내년을 기약하며 나오다 별마당 도서관 사진 한번 찍어 보구요. 도서전에서는 사진 찍을 맘이 조금도 없더니 나오면서 맘이 조금 풀렸어요. 메마른 논바닥에 물이 조금씩 스며드는 것처럼 언짢은 마음도 조금씩 누그러져요.^^

 

집에 와서 딸이 사진을 여러장 보내줍니다. 비집고 들어가서 사진 찍기 성공 했다고 하네요.

엄마에게 점수 좀 따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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