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쿵푸스 3

호모비아토르로 살기 위한 준비물

호모 비아토르로 가는 여정에 난 호모 루덴스였고, 호모 쿵푸스였으며 호모 픽토르를 거쳐 호모 사피엔스까지 1인 4역을 했다. 호모 루덴스 그림일기를 시작하고 첫 일주일은 일기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못 쓰는 글씨여도 형광펜과 스티커가 다 커버해주니 괜스레 다이어리를 잘 꾸민 것만 같았다. 혼자 자뻑에 빠지기도 하고 가족에게 ‘나 이정도하는 사람이야’ 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 자랑이 먹혔던 건 집에서 아이패드로 그림일기를 쓰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신문물을 접하면 아무리 어설퍼도 위대해 보이는 법. (딸의 도움이 없었음 진즉에 나가떨어졌을지도 ㅠㅠ)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은 디지털 기기를 만나고 바야흐로 날개를 달았다. 호무 쿵푸스 열정이 없는 지혜는 무기력하고, 지혜와 무관한 열정은..

2020.07.26

낭송 논어/맹자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는 익숙한데 는 왠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져요. 논어의 구절은 외우기도 하고, 공자의 말씀을 필사도 했었는데요. 그에 반해 는 집에 모셔둔지 10년이 흘렀지만 펼쳐보지 않았습니다. 이제 와 좀 친해져 보려고 책을 펼쳤더니, 아이가 읽고서 흔적을 남겨뒀네요. 엄마가 되어 본은 못 보이고 정말 부끄럽습니다. 딸아, 엄마 더 분발할게. 저에게 는 심리적 진입장벽이 좀 높게 다가와서, 장벽을 좀 낮춰보고자 낭송 책을 주문했어요. 고미숙 선생님이 기획하신 낭송Q 시리즈 중 동청룡 두 번째 책 입니다.책을 받기 전에 낭송Q가 무슨 뜻이며, 동쳥룡은 또 무엇인가 궁금했었어요. 친절하게도 책에 안내가 되어있습니다. 낭송Q는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의 약자입니다. ‘큐라스’(curas)는 ‘케..

배움/논어 2020.04.23

호모쿵푸스

장막을 뛰어 넘어 앎과 삶이 일치하는 멋진 광야로 호모쿵푸스/고미숙/북드라망 발트해 연안의 거대한 숲, 나무와 나무 사이로 붉은 장막들이 나부낀다. 몰이꾼들이 요란하게 나팔소리를 울리며 한 무리의 늑대를 붉은 장막 쪽으로 몰아붙인다. 빼곡히 늘어선 나무들과 울퉁불퉁한 바위, 급한 여울과 가시덤불 사이를 날렵하게 달리던 늑대들이 장막 앞에서 흠칫, 멈춰선다. 울타리도 아니고 철조망도 아니고, 그저 펄럭이는 장막일 뿐이다, 대체 왜? 결코 넘을 수 없는 '금지의 선'이라 스스로 간주해 버린 것이다. 머뭇거리는 사이, 몰이꾼들이 늑대들의 숨통을 끊어 버린다. 사람 같으면 나무 사이로 드리워진 장막쯤은 아주 쉽게 구별하겠죠? 저게 뭣이 어렵다고 구분을 못할까. . . 싶어요. 그래서 우리는 늑대보다 우월한 종족..

배움/책 2018.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