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은 논어
월요일은 논어, 오늘은 감동적인 금언과 격언이 집중되어 있는 위령공(衛靈公)편 시작합니다. 위령공편도 전편 못지 않게 41장까지 있어요. 공자의 좋은 말씀이 꽤 되지만 각자에게 와닿는 문구와 느끼는 방식은 다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학자들이 좋은 말씀이다고 하는 부분과 내가 좋다고 느끼는 부분이 달라도 좋아요. 본인의 경험으로 논어를 품고 본인의 생각으로 공자의 말씀을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제 짧은 경험으로, 좁은 식견으로 품고 풀어내는 위령공편 시작할께요.^^
15편 4장에 무위이치(無爲而治) 라는 말이 나옵니다. 함이 없이 스스로 다스려지게 만든 자는 오직 순임금 뿐이리라고 하는데요. 순임금은 고대 중국의 전설적인 임금입니다. 요임금과 더불어 태평성대를 이룩한 임금이라고 합니다. 지도자가 강력한 법으로 백성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몸을 바르게 하고 덕으로써 백성을 다스리면 그것이 참된 정치이자 훌륭한 지도자가 된다는 뜻이겠지요.
2편 위정편에서 제가 다루지 않았던 내용 중에 위정이덕 비여북신 거기소이중성공지(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衆星共之) 구절이 있습니다. 정치를 덕으로 행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북극성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모든 별들이 그에게로 향하는 것과 같다는 해석이에요. 모든 별들이 알아서 움직이고, 또 북극성의 덕에 이끌려 저절로 그쪽으로 향햐는 거죠. 이것이 바로 함이 없이 스스로 다스려지게 만드는 것이리라 여겨지네요. 정치가는 법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법을 제대로 세우고 본인의 덕으로 뭇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야겠습니다.
15편 21장에서 군자됨을 일컬어 다투지 아니하고, 편당 짓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바로 군자긍이부쟁, 군이부당(君子矜而不爭 群而不黨)인데요. 군자는 긍지를 지니되 다투지 않는다. 사람들고 더불어 하되 편가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군자는 일단 아는 것이 많을테고요. 또 그래서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남다를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학문에 반론을 제기하거나 자부심에 딴지를 거는 사람과 다투게 된다면 본바탕의 겸손함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또 군자이든 아니는 우리가 쉬이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이 바로 편가르기죠. 무리를 짓는 건 사람의 본성인 듯 싶어요. 그러나 무리짓되 생각이 다른 무리와 대화할 수 있는 마음, 언제나 손을 내밀어 도와줄 수 있는 마음은 갖고 있어야 군자답다 하겠습니다. 가급적 네편 내편 가르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아요.
15편에서 제가 뽑은 한 구절은 15장에 나오는 여지하(如之何)입니다. 불왈 '여지하, 여지하'자, 오말여지하야이의(不曰 如之何, 如之何者, 吾末如之何也已矣)가 전체문장인데요. '어찌할꼬, 어찌할꼬 하고 자기 반성을 하지 않는 자는 나도 어찌할 바가 없을 뿐이로다'라고 공자가 하신 말씀입니다. 여지하가 문장에서 반복되고 있어요. 하루 중에 몰입해서 공부할 시간이 너무 짧구나 어찌할꼬가 첫번째. 학문의 세계는 끝이 없는데, 내 몸은 늙어만 가는구나 어찌할꼬가 두번째. 그렇게 반성하지 않는 자는 어찌할꼬가 세번째 여지하입니다. 그런 자는 나도 어찌할 수가 없다는 공자의 장탄식이죠.
공부하면서 하루가 너무 짧구나, 배울 학문은 끝이 없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르네 어쩌지 하고 고민한 적이 과거에 있었나 더듬어 봐도 그런 적이 없었네요. 최근에야 비로소 이런 생각을 종종 해봅니다. 여지하, 여지하. . . 더 분발해서 공부해도 좋다 싶고요. 여기서 만족하고 그친다고 해도 누가 뭐랄 사람은 없어요. 그래도 저는 7할 정도는 지금까지 노력해 온 저를 칭찬하고 나머지 3할 정도는 더 분발할 저를 위해 동기부여로 여지를 줬습니다. 항상 부족하다 느끼고 더 노력 더 노오력 노오오력해야지 하면 번아웃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 여지하라 탄식하더라도 지금까지 노력해 온 자신을 충분히 칭찬해주시고 또 흘러가는 시간을 의미있게 쓰도록 격려도 듬뿍해주면 좋겠습니다.
나를 데리고 사는 방법은 여지하도 필요하지만 셀프 우쭈쭈 궁디 팡팡도 반드시 필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