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꿈트리숲 2019. 2. 21. 07:24

강상중

 

제가 다른 책 소개에서 어떤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요. 그 작가를 또 다른 작가도 언급을 하기에 그 작가의 책을 꼭 봐야겠다 리스트에 넣어둔 책이 있어요.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강상중 선생님의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입니다. 얼마 전 김민식 피디의 “2018 독서일기 총정리강의에 참석했었어요. 거기서 김민식 피디님도 강상중 선생님의 책을 얘기하시더라구요. 저는 모르지만 책 읽는 사람들에겐 유명한 분 인가보다 생각이 들어서 얼른 보게되었습니다.

강상중 선생님은 자이니치라고 하는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교포입니다. '나가노 데쓰오'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대학생때 좋아하는 야구를 못하게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방황하던 시절 한국 여행을 통해 선생님의 뿌리를 확인하고서 본래 이름 강상중으로 이름을 바꾸고 일본에서 교수로도 작가라도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이에요.

자이니치라는 신분만으로도 일본 사회에서는 그렇게 환영받지 못했을텐데 강상중이라는 이름으로는 취업조차 안되었다고해요. 선생님의 젊은 시절은 일본이 경제적으로 고도 성장을 할 때여서 대학을 나온 젊은이들은 쉽게 취직을 할 수가 있었대요. 그런데 선생님은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와세다 대학을 졸업했음에도 일본 사회에 받아들여지지 않은거죠.
그래서 저자는 에 대한 고민, ‘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많이 했었나봐요. 젊은 시절 나와 일에 대한 고민은 지금에와서 우리와 사회에 대한 생각으로 확장되고요. 그 고민의 결과물이 우리에게 조언과 격려를 해주는 이 책이 아닐까 싶어요.

p 33 일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의 하나로 먼저 일이란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라고 정의 내리고 싶습니다. ‘당신을 이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합니다라는 증서, 혹은 여기를 출입해도 좋아요라는 프리패스와도 같은 것이라 할까요.

일을 이렇게 정의하시니까 취업을 못하고 있던 당시, 일본 사회로 들어갈 수 없는 자신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어요. 저는 일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어요. 돈을 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정도로만 여기고 깊은 고민은 해보지 못했네요. 대학 졸업 후에 모두가 취직을 하니까 저도 그에 따라 갔고, 제가 꿈꾸던 일이 아니어서 만족하면서 직장 일을 하지도 않았고요. 항상 발은 현재에 담그고 마음은 이루지 못한 꿈에 가 있었죠. 학교 다니는 동안 하나의 직업만 생각하고 살았기에, 졸업 후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제가 참 못마땅하고 선망의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비교가 되어 자신감도 바닥이었어요.

강상중 선생님은 다양한 축의 필요성을 말씀하시는데요. 학문의 세계도 그렇고 인생 또한 축이 되는 다리가 아닌 나머지 다리 하나는 가급적 다른 곳에 걸쳐두는 편이 좋다고 하세요. 한 우물만 열심히 파던 사람이 그 구멍이 닫혔을 때 더 이상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몰라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 많이 안타깝다고 하시면서요. 예전에는 한 우물만 파도 평생 먹고 살 수 있었지만 요즘은 사회가 워낙 빨리 변하기에 한 우물 전략은 이제 한물 간 전략인지도 모르겠어요. 내 안에 바꿀 수 있는 채널을 몇 개쯤 만들어두고 구멍이 닫혔을 때 다른 곳으로 어렵지 않게, 시간 허비하지 않으며 옮겨갈 수 있게 말이죠.

변화하는 시대에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선생님께서 제시한 변화하는 시대를 사는 방법은 여지없이 독서입니다. 전혀 새롭지 않은 너무 고전적인 방법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강상중 선생님이 제시하는 독서 방법은 어떤 걸까 궁금해졌어요. 선생님은 '말린 것'과 '날 것'의 조화를 강조하십니다.

p 120 ‘말린 것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그 반대편에 있는 날 것’, 그리고 말린 것날 것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해야 합니다. ‘날 것이란 지금 유행하는 현상이나 최신의 사상, 리얼 타임으로 움직이는 정보 등을 다루는 책이며 탄력적인 독서에서 말한 세 번째 그룹에 해당합니다. 오늘날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신조어가 등장하므로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날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중략) 지성의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멀리 내다본다면 기초가 되는 부분은 말린 것을 통해 견실하게 취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런 후에 필요에 따라 날 것을 받아들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탄력적인 독서는 책을 세가지 카테고리로 묶어서 각 카테고리마다 읽기 속도를 달리 하면서 읽는 적극적인 독서를 말합니다. 고전, 자기 업무 영역, 그리고 업무와 관련 없는 분야의 신간 도서, 소설 등이 그 세 그룹이에요. 고전이 선생님이 말씀하신 바로 말린 것인데요. 고전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는 방법을 취하고, 두 번째 그룹은 업무 영역에서 시작해 차츰 주변 영역까지 확장하며 집중해서 읽기를 합니다. 마지막 그룹은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읽는 것이기에 짧은 시간 대략 훑어보는 것도 좋다고 하네요.

저는 '고전이 너무 재밌다' 까지는 아니지만 고전을 공부하면서 느낀 건 세상이 급변할수록 옛것에 대한 공부가 꼭 필요하다 싶었어요. 요즘 나오는 자기계발서적의 뿌리가 다 고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에 지엽적인 것을 알려면 뿌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고전과 현대의 조화, 말린 것과 날 것의 균형. 이로써 다양한 관점을 갖게 되고 어느 하나에 매몰되어 시대를 읽어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한방에 해결되는 특효약을 찾고는 합니다. 그런데 그 특효약이라는 것이 그 상황에만 적용될 때가 많아요. 그러면 다음 단계, 다른 상황에서는 또 다른 특효약을 구해야합니다. 매번 그때그때 필요한 약을 구하지 말고 모든 상황에 쓸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어디 줄을 서면 입장권 없이 들어가는 하이패스인지 찾기 보다 나다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다보면 내가 있는 곳에서 사회로 들어가는 길이 새로 뚫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말린 것과 날 것 사이를 열심히 왔다갔다 하면서 '나'다움, 자연스러움을 만들어 봐야겠어요. 고전과 신간의 조화로 나와 세상의 공존을 이끌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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