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일상

벌써 1년(꿈트리 블로그 1주년)

꿈트리숲 2019. 3. 15. 07:04

글을 쓰면 달라집니다

 

 

안녕하세요. 꿈트리 꿈틀꿈틀 블로그의 꿈트리숲입니다.

오늘은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지 딱 1년이 되는 날이에요.(와~~ 셀프 축하 좀 하고 갈께요.^^)

 

 

2018315일 첫 글을 시작으로 365일을 달려왔어요. 주말, 공휴일은 쉬고 어제까지 227개의 글을 포스팅했습니다. 그동안 책은 133권정도 소개를 했고요. 여행 소개 24번, 강의 16번, 영화는 13 그 외 전시회, 공연, 신문기사나 잡지를 보고 글을 쓰기도 했네요. 제 스스로 정말 대견하고 뿌듯해서 1년 기념 글을 쓰고자 마음먹었습니다.

 

블로그 시작은 아는 분들도 계시지만 아주 소박한 이유로 시작했어요. 어떤 강의를 듣다가 성과 발표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블로그라도 만들어서 글 한 개 썼다고 발표하자'는 심정으로 임했거든요. 그전에 김민식 피디님께 티스토리 초대장을 받고서 블로그를 한번 해볼까 마음먹었다가 컴맹인 제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인 것 같아 아예 포기하고 있었는데 매주 성과를 발표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글을 썼어요.

 

처음 마음은 '요 강의 끝날 때 까지만 하자. 매주 글 한 개 써서 발표하자' 였어요. 첫 번째 글을 발행하기까지 족히 6~7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블로그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도 너무 몰랐던거에요. 너무 힘들어서 이걸 내가 왜 한다고 했지하며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남편과 딸이 엄청 응원해주고 저희 세 사람이 하트 누르고 댓글 쓰면서 그 고통은 기쁨으로 바뀌더라구요. 그래서 또 한 개 글을 쓰고 또 쓰고.

 

 

가족 세 사람외에 모르는 사람의 댓글을 처음 보는 순간 너무 신기했어요.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도 보는구나싶어서 또 그분들이 긍정적 피드백을 주니까 더 잘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가족의 응원도 분명 큰 힘이 되지만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의 응원 또한 제가 1년 동안 글을 써온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저는 드문드문 글을 쓰다가 619일부터 매일 글쓰기 시작했어요. 발행 시간은 정해두지 않고 오전에도 썼다가 오후에도 썼다가 그랬는데, 제가 백수다 보니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자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새벽 5시에 고정적으로 글을 쓰는 걸로 바꿨습니다. 그 전에도 5시 기상은 하고 있어서 일어나는 건 어렵지 않았는 5시에서 7시까지 정해두고 글을 쓰자니 심장이 좀 쫄깃해지는 기분이에요. 기자들이 마감시간 앞두고 키보드를 불티나게 두드리는 심정이 이런건지. . . 암튼 재밌고 행복한 기억들이죠.

 

매일 글을 쓰면서 이전에 댓글을 쓰던 딸과 남편은 이제 그만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처음 몇 번은 신기하고 재밌어서 그리고 약간의 의무로 댓글을 썼는데, 이제 쓸 말도 없고 매일 쓸 수가 없다는거죠. 좀 서운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난 댓글과 상관없이 매일 쓸거니까하는 마음에서요. 이미 새벽에 글을 쓰는 건 습관이 되어서 매일 아침 일어나 물마시는 것 만큼이나 저에겐 자연스러운 행위가 되어버렸네요.

 

 

글을 쓰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글을, 공감을 불러오는 글을 쓸까 고민도 해보고요. 그러자니 책을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읽게 되었어요. 제가 쓰는 글들이 주로 책을 읽고 감상을 남기는 것들이라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는거죠. 자꾸 하다보니 늘고 또 새로운 방법으로 진화하고 하면서 저 자신의 내면도 많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느끼는 저의 변화는 글쓰기 전과 이후가 완전 다르다고 합니다. 지난 1년간 가족들에게 화를 내었던 기억이 거의 없어요. 아주 예전에는 하루걸러 한 번씩 화를 내던 사람이었고, 그 이후에는 좀 인간이 되어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정도까지 좋아질 줄은 저도 남편도 딸도 상상 못했던 일이에요.

 

글쓰기가 사람을 바꾸고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중입니다. 글을 쓰면서 저 자신과 대화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에 대해서 상대방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서로의 입장이 되어 보기도 하고요. 그러니 화가 나는 일도 가족까지 갈 새 없이 다 풀어지고요. 무엇보다 화나는 일 자체가 별로 없더라구요. 그러니 가족의 웃음이 떠날 날이 없습니다. 전 또 몸이 여기저기 많이 아픈 사람인데 지난 1년간 별로 아픈 적도 없었어요.

 

 

남편이 핸드폰에 저 이름을 '존중,감사'라고 저장해놨어요.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저를 대하겠다는 뜻에서요. 그래도 말이나 행동으로는 잘 표현하지 않는 편인데, 글을 쓰고 부터는 남편이 저에게 큰절 한 번씩 하는 날도 종종 있습니다. 딸까지 같이 합세해서요. 남편이 보기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을 제가 매일 해낸다고 진짜 존경한다고 하면서요. 딸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는 것도 같고, 남편에게 존중과 감사를 받는 아내가 되는 것도 같아서 블로그 하기를 참 잘했다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하게 되어서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 되어가고요. 글을 매일 쓰기 위해서 몸 건강도 더 챙기는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니 글 쓰면서 재밌는 일들이 정말 많았어요. 블로그 시작하고 한달만에 방문자수 1000명 되었다고 삼겹살 외식을 한 일, 블로그가 다음 메인에 처음 소개 된 날 지인들에게 커피 돌렸던 일, 방문자수 10만명 넘었다고 독서 모임에 김밥을 쏜 기억까지. 그 외에도 소소한 재미와 추억이 저를 더 즐겁게 하네요. 지금 이 순간에도 글을 쓸까말까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전 꼭 써보시라고 추천합니다. 글을 쓰면 인생이 바뀌어요.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그리고 더 좋은 나를 매일 만날 수 있어요.

 

 

꿈트리의 처음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창대?. . .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오늘도 계속 내일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1년 동안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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