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좋은 균, 나쁜 균, 이상한 균

꿈트리숲 2020. 4. 14. 06:00

 

 

코로나 때문에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균'에도 관심이 갑니다. 류충민 저자의 <좋은 균, 나쁜 균, 이상한 균>. 놈놈놈을 이을 균균균 시리즈인가요? 똑똑한 식물과 영리한 미생물의 밀고 당기는 공생 이야기에서 식물이 똑똑하다? 미생물은 영리하기까지?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가 식물을 빗대어 쓰는 말 중에 ‘식물인간’, ‘식물국회’가 있지요. 이때 식물은 힘없고, 제 역할 못 한다는 뜻으로 쓰였지 싶은데요. 저자는 달리 말을 합니다.

 

식물은 지적 생물이다. 식물도 인간처럼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고 외부 환경의 변화를 인식하여 적당히 반응하며,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다음 세대에 자신이 배운 것을 전달한다. 따라서 식물은 확실히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5쪽)

 

식물이 이렇다면 영리한 미생물의 이야기는 어떨까요?

미생물은 너무 작아서 미생물이라 이름 붙여졌습니다. 미생물은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로 나뉘는데요. 크기로 보자면 곰팡이가 제일 크고, 그다음이 세균, 바이러스가 제일 작아요. 곰팡이는 우리 눈으로 종종 확인 가능하죠.

 

빵에 핀 곰팡이, 벽에 생긴 곰팡이 등을 보면 괜스레 몸이 움츠러들고 왠지 제 몸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도 들곤 합니다. 그래서 미생물이라면 그냥 표정이 자연스럽게 구겨지는데요. 보이지 않는다고 이렇게 천덕구러기가 되어도 괜찮을까요?

 

만약 지구상에 미생물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일 먼저 각종 유기물이 썩지 않는다. 물론 냄새가 나지 않아 좋기야 하겠지만, 지구에는 유기물이 계속 쌓이게 되어 쓰레기, 특히 썩지도 않고 쌓이기만 하는 음식물 쓰레기 속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19쪽)

 

음식에 생긴 곰팡이만 생각하면 미생물이 없어졌으면 싶은데, 미생물은 우리 몸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장에서 분해가 되는데 이때 분해작용을 하는 것이 미생물이라고 합니다.

 

미생물 없으면 영양분도 얻을 수가 없는 거죠. 미생물은 또한 우리의 기분까지 꽉 쥐고 있어요. 그 이유는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세로토닌의 대부분이 장에서 분비되는데, 장내 미생물이 그 세로토닌에도 영향을 준다는 겁니다.

 

그럼, 균들은 다 좋은 아이들이었나 싶지만 얄밉게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도 많아요. 좋은 균과 나쁜 균은 익히 들어서 아실 것 같고, 저는 책에서 본 이상한 균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알쓸신잡 느낌으로 알아둔다면 너무 TMI일까요?

 

이상한 균

밤바다에서 오징어를 잡을 때 보면 오징어 눈에서 빛이 나는 거 보셨을텐데요. 이 빛을 내는 물질이 세균이라고 합니다. 이름은 비브리오 피셔리입니다. 오징어는 포식자를 피해 밤에 주로 활동을 합니다. 그러면 오징어의 먹이인 식물성 플랑크톤을 빛을 내어 유인해야 하죠. 

 

이때 활약하는 것이 오징어 체내에 있는 비브리오 피셔리입니다. 비브리오 피셔리는 빛을 내주어 플랑크톤이 몰려오고, 오징어는 이 세균에게 플랑크톤으로 영양분을 제공하는 이른바 공생관계입니다. 근데 비브리오 피셔리는 자기 동료의 수가 일정 수준이 되어야만 빛을 내고 그보다 적으면 희미한 것도 아니고 아예 빛을 내지 않는다고 해요. 

 

그 이유는 오징어와 윈윈 관계이기는 하지만 비브리오 피셔리의 본질은 세균. 많은 양이 오징어 몸속에 있게 되면 오징어에게 병원균처럼 작용해서 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군요. 그렇기에 비브리오 피셔리는 오징어의 몸 안에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있기로 계약합니다.

 

아침이 되면 오징어는 이 세균을 바다로 내뿜어 체내 세균 숫자를 줄이고, 밤이 되면 내보낸 비브리오 피셔리를 다시 모은다고 하네요. 미끼로 눈 주위에 식물성 플랑크톤을 준비하고 기다리면  알아서 유혹되는 시스템.

 

참으로 이상하고도 신기한 균의 세계에요. 

 

식물은 미생물과 공생관계를 잘 유지하며 나름의 체계를 만들어오고 있었고요. 우리 역시도 식물과 미생물에 기대어 부단히 진화해왔지요. 하지만 그들의 역사가 너무 오래되어서인지 고마움은 잘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저자는 공존을 생각한다면 다른 생명체를 사랑해주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제발 지구를 사랑하고 식물을 사랑해주길 바란다. 그 속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좋은 미생물, 나쁜 미생물, 이상한 미생물까지 함께...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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