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책

이제 몸을 챙깁니다

꿈트리숲 2020. 4. 22. 06:00

그간 자기계발은 지식과 마음의 성장이라 여기며 살아왔어요. 자기계발과 몸은 별개라고 생각했는데요. <이제 몸을 챙깁니다>를 읽고서 몸의 건강이 곧 자기계발이며 몸챙김이 자기계발의 원동력이 됨을 새로이 깨달았습니다.

 

어른은 스스로 돌볼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고통 속에 있는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이 커간다는 것을 말합니다. (101쪽)

 

자기계발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나이가 됐으니 저는 어른이라 자부했습니다. 그런데 위 문구대로라면 어른이라고 자신할 수가 없네요. 저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능력이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고통 속에 있는 자신을 돌볼 때 우리는 뭐부터 챙길까요? 괴로운 마음부터 달랜다고 술로 음식으로 몸을 괴롭히고 있지는 않나요? 우리는 감정의 변화나 마음의 상태에만 관심을 뒀지 상대적으로 몸에 대해서는 소홀한 감이 없지 않아요.

 

예쁜 몸매를 만들기 위해 굶거나 근육 빵빵한 몸짱이 되기 위해 특정 음식을 과하게 먹는 경우는 몸에 관심이 많은 거 아니야 하겠지만 이는 진정 자신의 몸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군요. 이때의 몸은 내면 외면이 일치한 진짜 몸이 아니라 단지 과시용으로 수단화된 몸이라고 합니다.

 

몸을 수단화하면서 우리는 몸을 억압하고 몸의 자유 의지를 꺾어버리고 지내왔어요. 잠을 줄인다든지, 먹는 걸 줄이거나 피곤함에도 일을 계속하는 경우가 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혹시 피곤과 피로에 대해서 구분 지어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피곤과 피로는 어떻게 다른지 저는 이 책을 보고 처음 알게 됐어요. 피로는 에너지가 일시적으로 고갈된 상태, 즉 일을 많이 해서 지친 상태이고요. 그에 비해 피곤은 지친 것을 넘어 괴로운 단계, 피로가 축적된 상태라고 합니다.

 

따라서 피곤은 피로보다 더 심하고 억압이 더해진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가 피곤 과잉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한경쟁 시대가 되면서 우리 스스로가 자신을 경쟁으로 더 내몰고 있는데요.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 아니 남들만큼이라도 해야 된다고 몸을 억압하고 혹사시키고 있지는 않나요?

 

그렇게 해서 얻은 결과는 피곤이고, 몸과 마음의 단절입니다. 몸과 마음의 단절은 곧 건강을 잃는 것이겠고요. 건강을 잃으면 삶이 무너지는 단계가 뒤에서 기다리고 있지요.

 

정신과 의사이면서 이제는 몸을 챙겨야 한다고 말하는 문요한 선생님은 일상에서 몸챙김을 강조하는데요. 몸챙김이라는 용어가 좀 생소하죠. 저자는 몸챙김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몸챙김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순간순간 따뜻한 주의를 몸에 기울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냥 주의가 아니라 따뜻한 주의라고 한 것은 몸을 수단으로 대하지 않고 삶의 동반자로 대한다는 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68쪽)

 

몸을 삶의 동반자, 그것도 내 평생의 동반자로 대하라고 합니다. 그런 귀하신 몸을 그간 너무 억압하고 수단화했다 싶어 미안해집니다. 그래서 제 몸이 여기저기 아픈가 싶기도 하고요.

 

몸챙김은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몸존중,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각을 느껴보고 말을 걸어보는 몸자각, 그리고 몸이 있는 곳에 마음을 머무르게 하는 몸돌봄으로 구성되는데요. 저는 몸돌봄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뭐 사실 몸존중도 몸자각도 그다지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몸이 있는 곳에 마음을 데려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몸은 현재를 살고 있는데, 마음은 미래에도 갔다가 과거에도 머물다가 나 아닌 타인의 삶에 가 있어서 데려오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때로는 마음에 비해 몸이 뒤처져서 조바심도 나고요.

 

결심한다고 해서 삶의 속도가 조절되는 것은 아닙니다. 분주한 마음은 이런 결심마저도 순식간에 휘발시켜 버립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몸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몸의 감각을 깨워야 합니다. 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감각이 살아나면 우리는 자기 존재감을 회복하고 ‘지금-여기’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몸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시간에 쫓기거나 앞서지 않습니다. 시간과 함께 흘러갈 뿐입니다. (270쪽)

 

마음이 앞서가서 뒤처지는 몸을 많이 나무랐습니다. 때로는 탈이 난 몸을 원망도 했었고요. 너 왜 그것밖에 안되냐고 하면서요. 제 속도대로 시간과 함께 흘러간 몸은 아무 잘못이 없었습니다. 몸은 마음의 뿌리라고 합니다. 그 뿌리가 잘 내릴 수 있도록 그래서 튼튼한 마음이 자라도록 이제 몸챙김을 시작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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